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better입니다.
여기 글 들은 프리랜서의 활동을 찬미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부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프리랜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공감으로 위안을 주고 작은 방향성을 공유하고자 하는 글입니다.
20대, 그리고 30대의 직장의 선택은 모두가 고민하는 일입니다. 첫 번째의 선택이 두 번째의 선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첫 번째 직장의 경험에 영향을 받아 두 번째 직장을 선택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모두가 힘이 들어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의 강도와는 다르게 대우를 받지 못하고, 꿈과 열정이라는 허울 아래에서 청춘을 조금씩 갉히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회사에 다닐 때, 그리고 그 회사가 만약 너무나도 바쁘고 힘들 때, 그 회사에 몰입해야만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우리의 시야는 회사가 정해준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고 그 안에서 잃어버리는 것들은 조금씩 축척이 되어 우리의 시야가 울타리 밖으로 돌려졌을 때 한 번에 찾아오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그 순간에 무너지기도 하고, 누군가는 깊은 회의감을, 누군가는 그 순간을 디딤돌 삼아 새로운 선택을, 혹은 조금 더 단단하게 성장을 하는 계기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전 아주 작은 회사들을 다녔었습니다. 직장인 연봉 중윗값에 미치지 못하는 연봉과, 평균적인 복지를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것들이 성장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회사들을 전전하게 되면서 작은 회사가 주는 것들에 대해서 회의감을 깊게 느꼈고, 결국 전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둘 때, 많은 사람이 회사 밖은 지옥이라고 했지만, 그런 말을 한 사람 중에서 왜, 그리고 어떻게 회사 밖이 지옥인지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들도 밖의 세상을 보기만, 듣기만 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전 회사 안이 지옥 같아서 밖도 별반 다를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보니, 회사보다 회사 밖이 더 좋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들이 얼마나 풍부한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내가 속해 있던 작은 사회가 얼마나 작았는지 그때야 알게 되었습니다.
몇몇 동기들, 그리고 후배들의 직장생활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지금의 제 생활보다 더 풍족하고 좋은 환경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힘든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힘듬을 버티는 근육을 계속해서 키워나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버티는 근육이 버티지 못하는 순간이 올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고된 하루하루를 공동체 의식으로 보내며 사무실이 넓어지는 것을 보고 대표의 집이, 그리고 차가 바뀌고 회식의 메뉴가 돼지고기에서 소고기로 바뀌는 것을 경험하면서 회식비, 접대비의 항목으로 나가는 돈의 단위가 바뀌어도, 그렇게 노력하던 사람들의 것은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연봉, 남들보다 늦은 퇴근, 과로와 주말 없는 일상 등 노력하던 사람들의 손에 쥐어지는 것은 없는 채로 똑같은 일을 같은 사람들이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좋은 회사에 다닐 수 없습니다. 만약 오늘 하루가 너무도 힘들고 괴로울 때, 나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봤을 때 내년의 내가, 그리고 내 후년의 내가 크게 변함이 없음을 생각하게 된다면 그분들에게는 조심스럽게 프리랜서의 삶을 추천을 드립니다. 더 좋은 회사로, 더 높은 연봉으로, 더 풍족한 삶으로 가는 길이 막혔다고 생각했을 때, 프리랜서는 특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프리랜서의 삶은 유튜브나 다른 매체들에서 이야기하는 꿈같은 이야기만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손에 집적 쥘 수 있는 나의 것들을 나의 삶에서 하나씩 모아갈 수 있습니다. 작은 곳들에서 힘들게 일하는, 그리고 평균적인 직장생활에 못 미치는 환경에서 숨죽여 노력하는 사람들의 청춘이 소모되는 값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힘든 하루를 이겨내는 어려운 여러분을 항상 응원하면서,
작은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시작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