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는 준비로 시작된다.
프리랜서가 일을 받는 것은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이력서를 여기저기 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회사 울타리 밖에서는 날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고, 나와 같은 프리랜서들은 백사장에 뿌려진 모래처럼 참 많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를 알리고 업체들에서 날 선택할 수 있게 이곳저곳에 나라는 프리랜서를 알리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프리랜서 활동 초기에 일을 받지 못하거나, 중간에 일이 없는 보릿고개와 같은 구간을 만났을 때, 그 기간을 버틸 힘이 없다면 불안함에 좁은 시야로 효과적인 선택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즐거운 일이나 포트폴리오에 도움이 되는 일보다는 그저 생활비를 벌기 위한 낮은 단가의 일, 클라이언트의 강제성이 높은 일을 강제적으로 선택하게 되고, 빠른 체력 고갈 혹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일상이 반복됨에 따라 체력이 줄어들고 정신적으로 큰 힘듬을 겪게 된다. 나는 이 초기 프리랜서 시작 지점에서 이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프리랜서 생활이 마치 목적지 없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수평선만 보고 헤엄치는 기분을 느꼈었다.
프리랜서가 경제적으로 힘들어질수록 그저 먹고살기 위한 1인 기업으로 변화하거나, 혹은 재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어려운 생활이 지속되면서 마음이 조급해지고, 대안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짐에 따라 퇴사 전에 생각했던 본인의 프리랜서의 길을 얼마 걷지도 못하고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 6개월에서 1년 안에 생각보다 낮은 수익, 그리고 낮은 단가의 업무의 지속으로 인하여 디자인 작업을 하는데 흥미를 잃는 이유로 많은 프리랜서가 활동을 중단하고 직장인의 삶으로 회귀한다. 주변에서 이렇게 프리랜서를 포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포기하는 것에 많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분명 좋은 디자인 실력과 스케줄 운영 능력이 좋아서 한번 시작만 되면, 좋은 성과를 거둘 것 같은 사람들도 쉽게 떠나가기도 한다.
그래서 프리랜서의 시작은 퇴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프리랜서의 시작을 하기 전에 자신만의 길을 만들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시작하는 프리랜서가 되었을 때, 바로 일이 들어오지 않을 수 있는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리랜서를 시작하기 전에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의 생활비를 미리 확보한 후에 프리랜서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초반에 일이 없는 기간,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의 자신을 홍보할 채널을 만드는 기간, 클라이언트를 모집할 수 있는 기간을 보다 여유 있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만들 브랜드의 수익모델, 비전은 만나는 클라이언트, 지속적으로 생기는 수익의 창구에 따라서 변화하고 발전된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일을 해낼 수 있는 나를 발견할 수도, 내가 더 잘하는 분야의 일을 찾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프리랜서의 시작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버틸 수 있는 힘을 우선적으로 준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