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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의 유화

삶은 거대한 캔버스 위의 여정

by 배바꿈

행복이란 무엇일까?

끊임없이 탐구하고 정의 내려야 하는, 인생의 가장 큰 화두를 나에게 던져본다. 큰돈, 명성, 사회적 지위, 잘생기고 예쁜 외모를 갖는 것이 행복이라 여기며 과대포장돤 세상이지만, 정작 행복은 정답이 없는 주관적인 감정이라는 사실을 우리는알고 있다.


태어난 지 624개월! 이제야 조금씩 철들고 있는 나에게 '행복의 정의를 내려 보라' 한다면 '거대한 캔버스에 매일매일 새로운 색을 덧칠하며 내속에 나를 그려나가는 과정 그 자체'라 생각한다.


화가가 빈 캔버스에 붓을 대고 첫 획을 긋듯, 태어나 나의 삶을 시작한다. 캔버스는 삶이고, 붓은 선택이며, 물감은 경험이다. 매일매일 다양한 경험과 실패에서 터득한 색을 캔버스에 덧칠한다. 때로는 밝고 화려한 색으로 기쁨을 칠하고, 어둡고 깊은 색으로 슬픔을 표현한다. 친구, 연인, 직업, 학교, 결혼, 자녀 그리고 점차 나만의 그림, 행복한 삶의 유화가 시나브로 완성되어 간다.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행복한 삶의 조건에는 가족의 행복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다만, 내가 행복해야 가족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고, 가족의 행복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마치 하나의 그림 속에 다양한 색깔이 조화를 이루듯, 가족 모두가 각자의 색깔을 가지면서도 서로에게 보탬이 되는 삶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지금까지 상대방의 얼굴을 살피고 표정이 구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썼다. 조직이름이 늘 내 이름 앞에 불어있었고 그곳에서 마련해 준 직함이 내 이름뒤에 따라다녔다. 한때는, 남편, 아빠를 뒤로하고, 직함을 앞에 세우는 것이 당연하다는 착각 속에 빠진 적도 있다. 다행히 나는 그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마치 조물주가 내 삶의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을 살아내면 1살씩 나이를 내어주면서 '이 나이 먹었으면 이 정도 철은 들어야 한다'라고 하는 것 같다.


나의 철분 함량이 50세를 넘어갈 즈음 철들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업을 찾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나만의 가치관을 지키며 살아갈 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삶은 단순히 즐거운 일만 가득한 삶이 아니라, 나다움을 온전히 표현하며 살아가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거대한 캔버스에 내 삶의 여정을 그린다.

행복은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새로운 선택을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먼 훗날, 가족들이 미소를 지으며 나의 마지막 길을 바라보면 좋겠다. 아빠는 후회 없이 살았다고, 우리와 충분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아빠답게 아빠의 삶을 충실히 살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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