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중학교 때로 시간여행
자고 일어나먼 새로운 과학기술을 주제로 유튜브 영상이 수두룩하게 쏟아지는 세상이다. 내 계정에는 슈퍼컴퓨터로 10억년 걸리는 문제를 단 1분 만에 풀어버린다는 양자컴퓨터소식이 알고리즘을 탔다. 이 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지구상에서 '암호'라는 단어가 사라질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기술이라고 했다. 심지어 시공간의 두 지점을 잇는 터널, '웜홀'도 가능할 수 있다는 영상을 보면서 40년 전 자동차에 타임머신을 탑재하고 과거와 미래로 시간 여행을 하는 영화 '백 투더 퓨처'가 생각난다.
마이클 j 폭스가 출연했던 영화 '백 투 더퓨처'는 지금도 친구들 사이에서 시간 여행을 주제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 중에서 최고로 뽑는 걸작이다. 이 영화는 시리즈로 3편까지 만들 졌는데 특히 2편에서 미래 도시와 사람들의 일상을 담았던 영상은 이미 우리 일상이 됐거나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시대라고 한다. 시간 단위로 날씨를 알려주는 기상예보, (영화에서는 비가 쏟아지고 있는 날 '5초만 더 기다리면 돼'라는 내용이 나온다.) 화상 통화와 같은 기술은 이미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 도로 위를 떠다니는 '호버보드' 등 상상 속 기술까지 가능한 시대가 온 것이다. 다만, 타임머신은 신의 영역으로 사람이 건드리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게 될 수도 있다니 혀를 내두를 일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외계인이 나를 UFO로 데리고 간 다음 완벽한 인간으로 바꿔서 내려보내줬으면'과 같은 되지도 않은 상상을 많이 했다. 때문에 '누가 나에게 3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어떤 소원을 빌어야 할지 완벽히 준비된 사람이다. 첫 번째 소원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는 건강한 사람이고, 두 번째 소원은 전 세계 언어를 말하고 쓸 줄 아는 사람이다. 세 번째 소원은 다시 세 가지 소원을 들어달라는 소원으로 이어진 완벽한 세 가지 소원을 만들어 상상하면서 격동의 10대를 흐뭇하게 버텨냈다.
성인이 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상상 증세는 수그러들었다가 불혹이 지나면서 상상은 업그레이드됐다. 타임머신과 타임슬립(시대가 다른 타임라인이 서로 연결된)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오늘은 현재를 살고, 자고 일어나면 중학교 2학년부터 살고, 다시 자고 일어나면 현재를 사는 것인데 시대가 서로 연결되지 않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에서 얻은 지혜, 되살아나는 과거의 기억은 오늘의 삶과 내일의 삶끼리 동기화되는 방식이다.
가령 오늘 이 글을 마치고 난 뒤 중학교 2학년 때 쓴 일기장을 숙지하고 침대에 눕고 나면 나의 내일은 질풍노도, 중학교 2학년 삶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날 벌어질 일은 일기장만큼만 알고 가기 때문에 식상하지 않을뿐더러 잊고 살았던 과거의 기억과 간직했던 추억이 교차하는 재미를 만끽하게 되는 것이다. 더 통쾌한 상상은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당시의 중학교 영어쯤은 지금 갖고 있는 서툰 영어실력만으로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나를 괴롭혔던 영어선생님의 일본식 발음에 버터를 듬뿍 발라 버릴 수 있는 상상은 나를 짜릿하게 만든다.
자 어떤가? 당신도 가고 싶은 과거가 있다면 상상나래를 마음껏 펼쳐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