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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결 Jan 07. 2019

오늘은 외식할까, 요리 할까?

주방에서 우리가 마주치면



오늘은 외식할까? 요리할까?


항상 냉장고에는 식재료가 없고 집에는 먹을 것이 없다.

외식할 명분은 충분하고 음식 만들어 먹을 여유는 별로 없다.


한 끼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메뉴를 정하고,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를 하고 뒷정리까지 해야 하는 번거롭고 힘든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외식을 하면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무엇이든 고르며 된다. 

하지만 외식의 가장 큰 단점은 중독성과 의존성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먹는 일은 끼니를 때우는 단순한 일과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는 편의점, 분식집, 중국집에서 쉽게 한 끼를 해결한다. 

하지만 외식을 할수록 더 맛있는 음식에 대한 집착이 커지고 일상적인 음식에 대한 불만족이 생긴다. 그래서 더 외식이 반복되고 새로운 음식을 찾게 된다. 먹는 일이 소중한 이유는 고된 노동과 감정 소모에 대한 보상이자 위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식을 먹는 일보다 음식을 대하는 내 마음을 살펴야 한다. 


                                                                                            출처: 픽사베이


 음식을 만들 때 메뉴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 요리 과정이 복잡해지고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음식은 내 몸에 적당한 영양분과 열량을 제공하면 된다. 혼자서 음식을 만들 때는 메뉴는 간단할수록 좋다. 나는 아침에 콩나물국이나 미역국을 주로 먹는다. 예전에 고시원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주인아주머니는 아침 여섯시면 어김없이 식당에 아침을 차렸다. 아침 메뉴는 항상 콩나물국과 계란 프라이이가 전부였다. 하지만 나는 그 메뉴가 좋았다. 늦은 밤까지 공부하고 입맛이 없을 때 공복을 따뜻하게 채워주던 콩나물국은 지금도 나의 일상적인 아침메뉴이다. 


 점심은 주로 직장의 점심 급식을 이용한다. 메뉴 선택에 대한 고민이 없고 영양의 균형이 맞는 부담없는 적당한 한 끼이다. 가까운 사람들과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밥은 직장생활의 빠질 수 없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먹는 음식은 더 맛있고 의미가 있다.


 저녁은 간단한 찌개를 선호한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에 생두부나 채소 샐러드를 곁들이면 맛도 있고 부담 없는 저녁이 된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으면 시간의 여유가 생겨 저녁시간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


  매일 일정한 메뉴를 정해 놓으면 요리를 하는 일은 힘든 일이 아니라 습관이 된다. 퇴근길에 감자, 두부와 계란, 제철 채소 등을 간단하게 장을 보고 집에 와서 요리를 하는 과정은 하루 종일 애쓴 나를 위한 작은 배려이다.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 몸을 위한 적당한 먹거리를 생각하고 식재료들이 내 손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고 환경에 대해 생각한다. 


 일상에서 만드는 한 끼의 음식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솔직하고 분명한 답변이다. 그래서 밥상은 하루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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