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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광 Apr 08. 2022

직업의 professionalism과 autonomy

2022.03.14.

오늘도 역시도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다르게 나의 생각 기록장으로 활용된다. 메타라는 기업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은 그것을 다른 목적과 방법으로 활용하라는 뜻이라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인스타그램은 얕고 넓게, 페이스북은 깊고 좁게 활용 중이다. 그렇기에 두 곳의 가상공간에서 나의 ego는 상당히 다른 편이다.


문득, 어떠한 강연의 주제를 생각하다가 저떠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중 하나가 직업의 전문성과 자율성이다. 여담으로 예전에는 왜 교수님들을 필두로 한 글을 많이 읽고 많이 배우신 분들이 좋은 우리말을 두고 영어 단어를 섞어서 이야기할까라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나도 배움을 더해가고 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그 영어 단어'가 표현하는 의미가 우리말의 어떠한 단어와도 정확하게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물론 그 관계는 반대로 적용해도 같을 것이다.


서론은 이쯤 하고,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직업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와 같은 수의사, 내 주변의 전문직, 공무원 또는 정치인, 회사원, 연구원 등 참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그중 '전문직'이라는 범주가 요즘 나에게는 고민의 대상이다. 가령 국가에서 '면허증'을 발급해 운전면허가 없으면 운전을 못하는 것처럼 해당 직업의 면허증이 없으면 특정 행위를 못하도록 막혀있는 직업들만 전문직인 것일까.


occupation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정확히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차지'한다라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결국 모든 직업은 특정 행위에 대해서는 전문직이라고 할 수는 없을 수 있지만 professionalism, 즉 전문성은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여기에서 정말 그러한 professionalism을 진정으로 발현시켜 주는 것이 autonomy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해당 직업의 만족도나 성취감 등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령 제일 쉬운 예를 들자면, 의사들이 수술실 CCTV를 그토록 반대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차적으로는 본인들의 autonomy가 침해된다고 여긴 것이고, 더 나아가자면 professionalism까지도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테다. 


결국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대부분의 직업이 사회에서 본연의 역할을 occupy하며 구성되고 있다. 그렇기에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어느 정도는 성립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이 본인의 적성에 맞는 occupation을 선택하여 경제 활동뿐 아니라 자아실현까지 할 수 있다면 그곳은 더 좋은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을 다시 정리하자면, 아마도 이때까지 대한민국은 직업의 professionalism을 높이는 정책과 교육, 수련 등에 집중했고 결국 그것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단순히 그들의 근로 환경뿐 아니라 국가를 운영함에 있어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수많은 직업들에게 autonomy를 부여하는 것은 어떨까.


정치인이나 행정가, 법률가들로만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기엔 이미 우리나라는 너무 큰 대국이 되어버렸다. 부디 그들이 수많은 직업군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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