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마니아가 추천하는 넷플릭스 살인 다큐 BEST 3

토요일 밤만 기다린다면...

by 배고파

그알 마니아가 추천하는 넷플릭스 살인 다큐 BEST 3


나에게는 요상한 취향이 있다. 뉴스에 나오는 굉장히 유하게 편집된 cctv 학대 영상은커녕 다양하게 고통받는 동물 및 노약자 사연은 몸서리치며 질색하지만, 살인사건은 광적으로 선호한다. 천부적인 작가가 미처 지어낼 수 없는 ‘얄딱구리한’ 인물 관계, 필연적일 수밖에 없을 법한 살인의 정황, 리얼리티가 잘 드러나는 그날의 흔적, 증거와 증언들로 짜 맞춰지는 디테일, 살인범의 논리(+ 무논리 같은 논리)는 자극적인 소재로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살인 사건에 더욱 몰입하는 이유는 내가 피해자와 범죄자 두 상황에 자유롭게 이입하며 감정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데 있고, 무엇보다도 각 국가의 시대 문화적 가치와 법률, 주술 같은 법의학 용어를 탐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언젠가는 결정적 증언이나 목격을 내가 했을지도 모른다는 묘한? 기대감과 함께..) 넷플릭스 살인 다큐는 그알 업데이트 현황만 목 빠지게 바라보던 나에게 전 세계의 레전드 급 살인자들을 소개해 주었다. 신라면만 먹던 나에게 갑자기 나시고랭, 라멘, 똠냥꿍, 마라 맛 세상이 펼쳐진 것이다.


<아직 풀어야 할 미제 사건들이 이만큼! -랜선 수사대 1인- >

나의 살인 다큐 취향을 자가진단 해 보았다:

-미제 사건일수록 플러스

-실제 현장 사진 혹은 인물이 등장할 것

-지나친 연민 혹은 과도한 감성/감동 연출이 없을 것

-살인 수법과 증거가 이상할 것

-법률 싸움 장면 나오면 플러스 요인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등장하면 플러스

-아동 및 동물 다치는 것은 절대 놉






다양한 소재와 스타일의 다큐 시리즈가 넘쳐나지만 개인적으로 레전드로 남은 3편을 정리해 보았다.

스포 주의!!!






1. 계단: 아내가 죽었다 The Staircase (2018)


KakaoTalk_20201223_035526465.jpg <묘한 자세로 사망한 아내의 현장 사진> Netflix


아내가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남편인 소설가 마이클 피터슨이 유력 용의자로 수사 선상에 오르지만 어쩐지 증거들은 명쾌하지 않다. 과연 계단에서 헛디뎌 떨어진 사람이 과다출혈로 죽을 수 있을까? 다소 선정적이지만 제작진은 실제 현장 사진을 직접 보여준다. 실족사인가 살인인가? 증거는 모을수록 혼란스러워진다.

침입의 흔적도 집 밖을 나간 외부인의 증거도 없고, 아내도 저항의 흔적이 없다.

두피의 출혈의 양은 상당한데 비해 두개골 골절이 없다. 15개의 계단을 굴러 떨어져서 사망했다고 가정하기엔 정말 피가 의아할 정도로 흥건하다.

마이클의 첫 신고에는 아내가 아직 살아있다고 말했고, 15분 후 두 번째 신고에는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피가 완전히 말라있었고, 이는 대략 사망 후 2시간쯤 지나야 가능하다고 한다.

첫째 부인의 친구도 계단에서 비슷한 방법으로? 사망했고, 마지막으로 함께 있던 사람도 마이클이었다.

AAAABYJszFc0vRaQ5KtmRD23N.jpg <마이클 피터슨 > Netflix

사건이 언론을 타면서 좋은 사람 같아 보이던 그의 삶이 주작이라는 음모론, 족보 꼬인 가족관계 (피가 안 섞인 5자녀들), 복잡한 가족관계, 동성과 외도 논란 등 사생활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인물 자체에 대한 신뢰도와 평판이 무한히 추락한다. 이제 그가 하는 모든 행동들이 살인자 같아 보이기 시작한다. 법의학 실험 보고서, 부검, 증거 채취 등은 불운하게도 허점이 넘쳐나고(미제 사건의 흔한 상습 분노 유발 포인트인 듯!) 결정적인 증거인 혈흔들이 여러 수사관과 출동한 경찰에 의해 오염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그는 배심원 만장일치로 1급 살인으로 수감된다. 어느 증거들을 유력하게 보아야 하는지 변호인단과 판사, 법의학자들의 고민들과 함께 13부작 다큐는 찜찜하게 끝난다. 그 찝찝한 여운을 잠시 음미하고 심장 쫄깃해지는 보너스 영상- 일명 ‘올빼미 가설’을 꼭 시청하길. 과연 진짜 어이없는 사고였을까? 만약 진짜 억울한 사람이 재심의 기회를 다 써버리고도 무죄라면..?

(궁금해서 구글링 해서 찾아본 결과, Alford Plea로 재심 후 8년간 복역을 끝내고 가택연금으로 석방된다. 자신의 결혼생활과 계단 사건, 15년간의 재판에 대한 책을 출간하고 수익금은 전부 기부한다.)


관전 포인트 : ‘그럴 듯 한’ 상황에 놓일 때 나는 완전히 객관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 까? 확률적으로 희박한 상황들이 연속 발생했을 때 과연 억울하지 않은 진실이 힘을 발휘할까.

장점 : 실화인데 스토리가 굉장히 기묘하다. 실제 사진과 인터뷰, 녹화 영상 등 자료에 충실한 15년간의 진짜 리얼리티 드라마

단점 : 러닝타임이 다소 길다- 13회. 종종 찾아오는 지루하고 루즈한 에피소드의 서사를 견뎌내야 한다. 다큐 감독(Jean-Xavier de Lestrade)은 무죄라는 시선을 찍은 것 같다 중립이 아니라.

계단 : 아내가 죽었다



2.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시즌1 1화: 옥상의 미스터리 Unsolved Mysteries (2020)


2020 공개된 신상 시리즈. 미국 버전 ‘그알’... 공식 인스타그램 및 방송으로도 공개 제보도 받고 있다. 영화 제작자 레이 리베라는 지역의 랜드마크인 벨버디어 호텔의 폐쇄된 옛 건물 회의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다. 천장에는 사람 몸통 크기의 구멍이 나있었고, 현장 감시자들은 그가 옥상에서 뛰어내렸거나 11층, 혹은 난간에서 떨어져 사망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하지만 자살이거나 추락사로 종결 지으려던 경찰과 달리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진다.

KakaoTalk_20201223_032531344_01.jpg <벨버디어 호텔의 그 '구멍' 그리고 사건 현장> Netflix


그의 골절의 형태는 추락사로 나타나는 형태가 아니며, 처참한 신체와 달리 안경과 핸드폰은 멀쩡한 상태로 시체 옆에서 발견된다. 검시관이 사건을 미결로 결론짓고, 이로 인해 미제 사건, 강력범죄의 살인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회의실 천장에 뚫린 구멍은 애초에 상공에서 떨어뜨리지 않는 이상 ‘자연스럽게’ 발생할 만한 위치가 아니며, 하필 그날따라 옥상 cctv가 고장이 났고, 호텔에 그가 들어갔다는 정황과 증거, 그를 봤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건장한 미식축구 선수 출신으로 두려울 게 없었던 그가 오작동으로 울린 경보장치 소리에 공포에 질려 있었다고 아내는 진술한다. 월요일에 한번, 화요일 새벽에 한번 울리고 그다음 날 그가 사망한다.

그의 모니터 뒤편에 비닐로 포장된 채 붙여있던 편지가 하나 발견되는데, 횡설수설 해 보이는 특이한 구절을 구글에 그대로 검색하자 프리메이슨이 검색된다(여기서 완전 핵 소름).

죽기 전 전화를 받고 급히 집을 떠났다는 이웃의 증언에 따라, 전화번호를 추적하자 리베라의 직장에서 걸려온 번호로 드러나지만, 내선번호를 추적할 수 없었다. 경찰 조사가 들어가자 전 직원 정보 누설 금지 명령이 내려진다.

영화 제작자를 꿈꾸던 그는 여러 가지 노트에 늘 낙서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파편화된 문장들과 작문된 짧은 줄글, 그의 '영감 노트'는 별거 아닌 것에서 '소름 끼치는 복선'으로 변한다.

KakaoTalk_20201223_032531344.jpg <프리메이슨 구절이 적힌 리베라의 숨겨 둔 편지> Netflix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2000건 넘게 제보와 팁들이 쏟아졌다고 한다.(빨리 후속 편 찍어줘요!! 제발) 납치설, 프리메이슨 설, 범죄 집단 연루설 등 시청자가 접해본 모든 장르의 집합체라고 할 만큼 기괴하다.


관전 포인트: 범죄현장의 기이한 모습. 드론 샷으로 조망하는 구멍의 위치와 거대 호텔이 주는 경외심과 공포.

장점: 수사물 쇼비즈니스에 적합한 굴고 짧은 넷플스러운 다큐. 과학적 실험과 주변 인물들의 묘한 증언, 그의 마지막 행적을 쫓다 보면 미스터리함이 극대화된다.

단점: 1화가 너무 강력해서 그런지 다른 에피소드는 안타깝게도 흥미롭지 않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3. 아무도 모르게 그녀가 죽었다 Carmel: Who Killed Maria Marta? (2020)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아르헨티나 국민들을 흥분케 한 미제 사건. 2002년 상류층 사회학자인 마리아 마르타 벨순세가 욕조에서 피를 흘리고 사망한 채 발견되고 남편이 곧바로 119에 신고한다. 신고 내용은 ‘아내가 사고로 욕실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다쳤다’였다. 아르헨티나 상류층의 ‘컨트리 하우스’(부자들의 별장들이 모여 있는 프라이빗한 타운하우스 촌? 같은 개념)에서 발견된 마리아 마르타 벨 순세. 얼핏 밀실 살인 같지만 사건은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용의자는 남편, 오빠, 형부, 주치의, 마사지사, 이웃집 불량청년, 분홍 옷을 입은 가정부, 등등 좀처럼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 가족은 사고를 주장하고 명백한 살인의 증거들이 발견되지만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다.

screen-shot-2020-11-10-at-114702-1024x492.png <카멜 컨트리 : 테니스장, 승마장, 골프장 마사지 스파 등 상류층의 별장 > Netflix

구급차 두 대가 도착하는데 한 구급요원은 분명히 사고였다고 증언하고 다른 요원은 분명히 살인 같은데 왜 신고를 안 하는지 의아해했다고 증언한다.

부검 결과 머리에 총상 5발과 함께 구멍을 메꾼 접착제 성분이 검출되고 탄환은 집 하수구에서 발견된다. 발견한 가족들의 증언 그 어디에도 총알의 내용은 없었다.

가족들은 사망한 마리아를 깨끗이 목욕시키고 헤어와 메이크업을 시켰다고 증언한다. 피투성이 된 욕실 현장을 부모님의 보면 충격받을까 청소했다고 한다.

새벽 4시, 장례업체를 찾아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가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는다.

집에 발견된 소량의 혈흔에서 2개의 DNA, 신원 미상 여성 1명, 남성 1명, 최소 2명의 공범의 것이 검출된다.

절친 1은 분명히 남편이 범죄 카르텔과 관련되었다는 걸 절친 2가 했다고 한다. 절친 2는 절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컨트리의 몇 아이들은 분명히 옆집 전과자가 그 시간에 나왔다고 했다.


왜 사고로 단언하고 현장을 싹 치웠을까? 머리에 총상을 정말 발견하지 못했는가? 경찰청장, 검사, 판사의 인맥을 동원한 벨 순세 가족들, 엽기적 사건을 시청률 장사로 이용 해 먹은 선정적인 언론들, 마약 카르텔에 연루된 남편을 폭로하겠다고 해서 살인되었다는 음모론과 상류층의 별장인 ‘컨트리 하우스’의 폐쇄성이 난잡하게 얽힌 희대의 사건이다. 남편은 살인죄로 5년간 수감 후, 2016년 DNA 검사기법이 발전하면서 무죄로 풀려난다. 네티즌들은 가족들의 살인 공모로 열렬히 의심하고 있다.


KakaoTalk_20201223_164023268_03.jpg <남편 Carrascosa의 논란의 무죄!> Netflix

관전 포인트: '나는 그렇게 분명히 믿었다'가 가져오는 후폭풍. 과학 증거는 명백한데 정황과 증언이 불명확한 사건. 쉽게 풀릴 듯 보였으나 여전히 미스터리.

장점: 아르헨티나의 상류층 문화와 혼란한 국내외 정세가 엮인 사건으로써의 특수성. 과학수사 기법이 발전함에 따라 발굴된 새로운 증거들, 그럼에도 더 미궁으로 빠지는 점진과 후퇴의 밀당.

단점: 기획과 연출이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에서 다양한 증언과 자료를 제시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아 정리가 안된 듯 혼란스럽다.

마리아 마르타




신상 꿀잼 살인 다큐 올라오면 또 정리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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