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일본에서 입국하는 동생을 픽업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빡빡하게 일정을 짜고 캡슐호텔만 고집하는 짠돌이가 모처럼 좋은 호텔에 여유 있는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여행을 하고 왔는데, 아쉽다고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고 했다. 아마도 연인과 함께한 여행이라 그랬으리라.
동생에게 안부를 묻고 조심스레 조언을 건네본다.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었는데, 그는 차 안에서 시선은 핸드폰에 손은 타이핑하기 바쁘다. 교제를 시작한 지 두어 달 되어서 아마 눈에서 꿀이 떨어질 때다. 하긴 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꿀이 필수적이긴 하지. 어쩌면 그는 가까운 시일에 회사를 선택하고 가족을 꾸리는 중요한 문제를 결정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내가 허그 한번 해줄게, 너 앞으로 힘이 많이 필요할 거야.' 하며 등을 어루만져주는 것 밖에 없다. 나는 항상 열려있으니 도움이 필요하면 얘기하라는 말과 함께. 아마도 동생이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인 것 같다. 아니다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인 것 같다.
아버지와 나는 모두 겪어봤기에 충고와 조언(신빙성 있고 가능성 있는 개개인의 경험에 근거한)을 건네본다.
아마도 타인이라면 이렇게까지 얘기하지 않을 것 같다. 상대방의 반발과 비난을 무릅쓰고 또는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그런 말들을 조심스레 건넨다. 소중하고 사랑하니까. 어쩌면 이리떼에 던져지는 하얀 양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으로.
이상하게 목이 멘다. 중독에서 빠져나온 나는, 동생에게 말을 건네는데 목이 멘다. 여전히 나의 현실적이고 냉소적인 어투를 지적하는 동생의 투정에, 이제까지 기대한 것들이 좌절하는 경험이 많았고 그래서 더 이상 헛된 기대 없이 현실적이 되었다고 말했다. 근거 없는 무기력한 긍정도 하지 않는다고, 모두가 날 도와줬는데 기질적으로 사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해주었다.
동생이 내가 먹던 햄버거가 맛있어 보인다길래 주저 없이 건네주었다. 아주 오랜만에 방문했던 KFC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타워버거에 식탐이 많은 나는 일말의 망설임이 없다. 어쩌면 당신도 그랬을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아니 당부가 이만큼이나 많은데 그저 바라보면서 조심스레 몇 마디 건넬 수밖에 없는 그런 마음. 뭔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냥 일말의 주저함이 없는 건네주는 그런 마음. 내 동생도 분명히 후회할 때가 온다는 것을 안다. 아주 힘들 수도 있을 것이고 얼굴을 찌푸리며 얼굴을 감싸 쥐는 그런 날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부디 그 고비를 잘 넘기기를, 삶이라는 파도를 유유히 타고 넘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