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다시 안 태어나도 전혀 괜찮습니다.
그리고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내가 왜 그래야만 하냐고 반문할 것입니다. 전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단 한순간도 없는 사람입니다. 다만 저는 회의론자도 염세주의자도 아님을 밝힙니다.
그저 이 세상에 불만이나 억한 감정도 없지만 그렇다고 빛나거나 환희에 찬 애정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근래 들어서야 밝은 햇빛과 싱그러운 꽃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환생 혹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에는 퀘스쳔 마크 백만 개는 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있습니다. 이건 후회되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꼭 고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서로 마음과 소중한 생각들을 주고받거나 메마른 세상에서 서로의 목을 축여주는 시원한 생수 같은 사이로 지낼 수도 있었을 소중한 인연들을 흘려보낸 것입니다. 너무 어렵게 만나서 너무 쉽게 헤어지고 깨지고 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만나지 못하게 되고 서로를 비난하게 되는 일들을 '그냥 그런 일'로 너무 쉽게 치부해 버렸습니다.
게다가 저는 개차반처럼 살았기에 나를 개로 여기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람들의 인생이라는 책 속에서 나의 모습은 지우고 찢고 싶은 페이지 일 것입니다. 그들의 기억 속에 나는 언제까지 그런 모습으로 남아있거나 잊히겠지요. 내가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없습니다.
이제라도 잘살아야지. 잘살아봐야지 하는 다짐으로 힘을 내보지만 인상을 찌푸리고 이를 악물어야지만 삼켜지는 어떤 쓴 약 같은 기억들이 이따금씩 떠오릅니다.
지금 삿포로에
눈이 1미터 넘게 내렸다던데.
설경이 보이는 아늑한 그곳에서
친구와 양꼬치와 맥주 곁들여서
두런두런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가 상처만 주고 용서를 구하지 않은
모든 사람을 초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아마 그리 멋진 곳이라면
그들의 마음이 좀 더 너그러워지지 않을까 하는
겁쟁이 같은 생각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