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by 밤호랑이

당신에게 감동을 받은 적이 언제인지 아시나요.


2005년, 내가 정말 좋아하던 친구가 자기도 내가 생각했던 만큼이나 친해지고 알아가고 싶었다며 수줍게 마음을 표현했을 때, 마음을 받아줬을 때.


2011년 말, 잘하는 건 인사하는 것 하나밖에 없는 대학 졸업 예정자를 채용해 준 상사들을 처음 마주했을 때.

2016년, 아내의 사업이 잘되어 돈 걱정 안 하는 유럽여행의 여정 속에 풍족함을 느꼈을 때.


2019년, 나를 꼭 닮은 아이를 품에 안게 되었을 때,


2025년, 어쩌면 투자했던 무언가의 결실을 맺기 직전일 때.


맞아요. 그때도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표현이 안될 정도였는데요, 제일 감동받은 적은 요즘이에요.

매일 봤던 풍경 속에 서있는 당신을 봅니다.


약속을 틀림없이 지키겠다는 그 말에.

시간 지나 나는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내 자녀들을 나 대신 틀림없이 지키겠다는 그 말에. 그 자녀들의 자녀들까지 책임지겠다는 그 말에.

내 눈에는 안 보이고 또 잘 모르지만, 나를 위해서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는 그 말에.


정말 오랜만에 눈물이 가득 차 올랐습니다.

매일매일 듣던 감흥 없던 이야기 속에서 숨 쉬고 있던 당신이 내 마음에 와닿습니다.

매일매일 지나치던 풍경 속에 서있는, 거기서 나를 바라보던 당신을 이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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