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3

by 밤호랑이

월급이 9프로 정도 올랐다. 회사로부터 7년 만의 공식적 인상이다. 농담반 섞어서 최저시급을 받고 근무를 하고 있는데, 이제 연봉에 대한 기대를 많이 놓아서 그런지 큰 감흥은 없지만 이제라도 회사에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감사한 일이다.


부모님은 식사를 하면서, 내게 고맙다고 하셨다.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회복하고 있는 내 모습에 고맙다는 그런 말씀이셨다. 중증 우울증과 조증으로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아프게 했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니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20대 초에 대학동기가 나보고 '넌 부모님이 없었다면 아마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아마 스스로 세상을 마감하지 않았겠냐고. 지금도 100% 동의한다. 나를 끝까지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더 이상 삶을 지속하고 싶지도, 지속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 이 시간까지.




아기천사 그리가 망중한.

두 딸의 아장아장 걷던 아가 때의 사진과 동영상을 한참 보았다. 보석처럼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이들에게 나는 무슨 짓을 저지른 걸까. 모든 시간들이 귀하고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산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살지 않았는데, 자녀들이 성장해 가는 걸 지켜보고 있으니 문득 나도 '잘 살고 싶다'라는 소망을 갖는다. 사실 예전에는 기대하며 살지 않았다. 상처는 회복되지 않고,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오는 내 모습에 더 이상 소망하지 않고 기대하지 않게 된 것이다. 큰 기대에는 큰 실망이 뒤따르는 법이니까- 애써 부정적으로 살았던 것 같기도 하다. 문득 다시는 깨지 않을 깊은 잠을 갈구하며 매일 아침 눈을 뜨는 나를 원망하고 어김없이 떠오르는 아침 해를 원망하던, 지난하고 잔인한 하루가 시작되는 게 너무 힘들었던 중고등학생 시절 한 페이지가 떠오른다.



불혹이 된 지금에서야 사람답게 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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