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그리고 2011년 어느 즈음엔가.
그게 어떤 의미였는지는, 당신이 더 잘 알지 않을까요,
제 전부였고, 신앙이었고, 가물어서 바닥을 보이던 강줄기에 마치 실낱같은 부슬비였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이상하게 난 이곳에서 대학생활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좋아하는 연극과, 맛집들과 그리고 가능하다면 싱그러운 미소를 지닌 당신들과 매일매일 신나게 대학생활을 보낼 거라고, 만약 그것을 이루지 못할 바에야 그냥 '죽어' 버리겠다고.
말의 위력이 어마 무시하다는 건 스스로 단두대에 내 머리를 집어넣으며 깨달았어요.
번화가 골목골목 구석구석을 걸어봅니다.
담벼락, 지나치는 관광객들, 아기자기한 상점들 모두가 정겹습니다. 꿈에 그리던 여행지를 찾은, 당신들의 호기심 어린눈과 적당한 흥분이 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사람들의 설렘과 흥분을 머금은, 잠들지 않는 거리를 무척이나 헤매던 때가 있었습니다.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른 채, 마치 '이곳에 오면 무언의 에너지들이 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도 설렐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는' 하면서 어두운 표정으로 많이도 헤매던 날들이 생각납니다.
혹자는 내가 이곳에 의미를 두는 것이- 지난 시간 속에서 자칫 잃어버릴 뻔한 내 모습의 갈피를 잡으며 정말 좋아하는 모습이- 이해하기 힘들다고 할 거예요.
이젠 웃으면서 보내줍니다. 더운 열기도 기분 좋고, 골목을 헤매는 것조차 즐겁습니다. 나의 모든 과오들이 이제는 웃으면서 추억할 수 있는 젊은 날의 치기가 된 것 같기도 하고요. 나는 어느새 열망에 가득 차고 열정에 좌지우지되는 혈기왕성한 소년이 아닌, 한껏 여유 있고 피할 줄 아는 관조자 혹은 관찰자가 되어 어린 나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