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온 지 18년 된 올드카를 운용 중인데, 여기저기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깜빡이를 비롯 브레이크등이 순차적으로 꺼져버렸다. 알리에서 급하게 부품을 공수해서 장착해 봤지만 여전히 깜빡이 고장으로 인해 에러팝업이 뜨고 비정상적으로 동작하였다. 우리 동네 어느 곳을 가도 내 차는 봐줄 수 없다고 한다. 왠지 모르게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어디도 나를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니. 그리고 공식 서비스센터에 문의를 하는 것이 제일 낫다길래 문의해 봤더니 일주일 후에나 빈자리가 있고, '아무 문제'가 없어도 시간당 공임비만 14만 원 돈이라고 했다.
하여 자동차 수리 '성지'로 불리는 김포외곽 카센터를 찾았다. 이런 성지는 일주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성지는 성지인가 보다. 허름하고 무심한듯한 가게 외관에 푸근해 보이는 사장님이 역시나 무심하지만 꼼꼼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마치 있는 듯 없는 듯한 가게가 소문난 맛집인 것처럼, 여러 대의 내 차의 형제뻘 되는 친구들이 정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오랜 질문을 무덤덤하게 하지만 정확하게 답변해 주시는 사장님.
"분명 호환되는 램프를 사서 교체했는데도 왜 깜빡이 에러 알람이 뜰까요?"
-'이 모델'은 LED램프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규격은 맞지만 호환이 되지 않아요.
"아니 인터넷에서는 공인연비가 9km /L인데, 연비가 너무 안 나옵니다"
-그건 새 차인 경우예요. 연비가 안 나오는 게 당연합니다. 이 차가 워낙 무겁거든요. 그래도 이 모델은 고속에서도 안정감 있고 단단하고 좋은 차량이에요.
"사장님 같은 가게가 영종도 근처에 있으면 참 좋을 텐데요. 저도 거기서 꽤 걸려서 왔거든요~!" (영종도-김포 30km)
-그래도 그나마 참 가까우신 편이에요, 행운입니다. 강원도에서도 견인되어 차량이 옵니다. 그리고 서비스센터에서는 새 차 봐주기도 바빠서 오래된 차는 안 봐주려고 해요.
"차가 오래되어 점검을 받고 싶습니다"
-구동계 쪽에 부츠-등속조인트 부분이 찢어졌어요.
24만 원. 20만 km 운행 시 타이밍벨트를 교환하셔야 하고 발전기플리 교체 요망합니다. 100만 원 미션오일 및 연료필터 교체 필요합니다 40만 원. 엔진오일교체는 18만 원입니다.
가끔 현실적이지 않을 때가 있다. 자동차 정비샵을 방문하는 여정조차, 사장님이 나의 오랜 궁금증등을 한 큐에 해결해 준 시간들이. 평균 외제차 부품 가격과 정비금액들이, 그리고 내 앞에 달리고 있는 차가 아파트 한 채 값 훌쩍이라는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