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렁이

by 밤호랑이

제목을 쓰고 나니 어감이 약간 그렇다 (나만 그런가?)

대표적으로 덜렁대다가 바보짓한 케이스들을 나누고 싶다.


1.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이것저것 - 먼지. 분리수거 불가의 음식물 종류 + 여타 곤란한 것들 - 을 출근길에 버리려고 신발장에 슬쩍 기대 두었다. 이 봉투는 혹여나 쓰러뜨리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옆으로 쓱 넘어지면서 곤란한 내용물들이 인사하며 나왔고, 하마터면 내 신발하나를 보내버릴 뻔했다.


2. 오래전에 사두었던 매우 비싼 향의 저렴한 카피 향수를 사서 부모님 댁에 고이 두었었다. 너무 진한향이라 오랫동안 안 쓰다가 이참에 다시 가져오려고 마음먹고 분명히 집어 들어서 어디다가 잘 집어넣었다. 왠지 잊어버리거나 깜빡할 것 같아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다음 날 자취를 감추었다. 내가 어디다가 넣어 두었는지, 그것을 꺼냈는지.. 행방이 묘연하다. 생각과 기억은 위조될 수 있으므로 사실 잘 믿지는 않는다.

3. 사무실에 워크스테이션을 꾸며 놨는데 스마트폰 거치용 무거운 알루미늄 패드 위치를 여기저기 바꿔보다가 모니터 앞까지 올려놓아 보았다. 왠지 불안정하니까 조심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자마자 굴러 떨어져 모니터 커버가 미세하게 파였다. 그는 예리하고 무거운 거치대였으므로.


4. '실패에 대한 고백 혹은 간증'에 대한 소회를 주제로 꽤 길게 브런치 글을 쓰다가 동일 앱의 알림이 떴길래 무심코 클릭을 했더니 내가 쓴 글은 온데간데없고, 해당 페이지로 이동했다. 약 15분 넘게 쓰던 글인데. 음 얼마의 가치가 있을까 이 글을 되살리는데. 만원?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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