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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며늘희 Feb 03. 2022

카톡 에피소드

격식없는 시모ㅣ뒷담화 하는 글

메시지 : 카톡 에피소드







                     episode



냉큼 숨겨 냈지만 어쩐지 나는 그 메시지를 보았다. 아마 내 눈이 칼같이 낚아챈 것 같았다. 시어머니가 아들에게만 보낸 메시지였다.  한 가지 부탁 좀 한다며_ 제발이라며 보내온 그녀의 톡에는 둘이 있을 때야 어떻든 어른들 다 계실 때는 시키지 말라고 앞뒤 그 어떤 대화의 흐름도 없이 다짜고짜 적혀있었다. 남편은 무슨 말씀이냐 되물었고 답변으로는 "며늘희가 우리 아들 너무 시켜 ~" 라고 적혀 있었다.



아들 닿아 없어질까 봐 조바심 나서 어찌 장가보냈나 싶다. 그래, 내가 애를 안고 이것저것 다 가져다 날랐어야 했다. 물티슈가 필요해도, 아기 손수건이 저 멀리 있었어도, 내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남편을 시켜먹는 게 아니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그 아들이 며늘희에게 휘둘리는 모습이 얼마나 마음에 쓰였을까, 그래서 곰곰이 생각하다 아니 되겠다 싶어 집에 다녀가신 지 이틀 뒤에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가 얼마나 뜨거우셨으면 그렇게 메시지를 보내셨을까.







아끼고 아끼시는 당신 아들 다시 도로 가져가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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