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모티콘 출시 해보고 생긴 세 가지 관점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은 달랐다
출시 한 달도 안 됐는데 하루에 1-2개 팔리는 이모티콘의 현실!! 이 마저도 카카오랑 분배,,힘들게 만들어 몇 년 만에 겨우 출시한 이모티콘인데 하루에 1-2개 팔리고 있다. 그간 고생했기에 왜 이만큼밖에 안 팔리는지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이런 경험은 12년간 인사/교육 업무만 한 직장인이었던 내게 무척이나 새롭다. 이모티콘을 출시하고 팔아 돈을 벌어본 경험 자체도 처음이었지만 안 팔리는 상품에 대한 고민은 더 생경하다. 그럼에도 매우 소중한 경험이다. 이 과정에서 더 소중한 세 가지의 관점이 생겼고, 이에 따라 앞으로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먼저 고객 관점이라는 게 무엇인지 체감했다. 고객들이 내 이모티콘을 살 이유가 있어야 했다. 그들에게 필요한 상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모티콘의 경우, 귀엽거나 활용도가 높거나 둘 중 하나는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 이유는 잘 팔리는 상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인기순위 이모티콘 메뉴에 들어가서 보고 연구하게 됐다. (10위 안에 드는 이모티콘은 몇 개나 팔리는지 궁금하다,,)
물론 인기 이모티콘을 분석해야 한다는 것은 그전에도 알고 있었고 이미 해야 했던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은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출시하고 현실을 겪은 뒤에는 이모티콘을 만든 내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절실해졌다. 만드는 데 한 달 이상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데 하루에 한 개 겨우 팔리니 억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팔리는 이모티콘을 찾아보고 분석하는 일, 꼭 해야 하지만 하지 않았던 일을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다. 역시 상상보다는 부딪쳐보는 것이 답이었다. 나란 인간,, 왜 겪어야만 아는지...?
두 번째로는 영업 마케팅 관점이 탑재됐다. 이모티콘은 팔려야 수익이 된다. 가만히 있으니 하루 1개도 겨우 팔렸다. 이모티콘샵에 업로드되면 자동으로 팔리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영업하고 마케팅해야 팔린다는 것을 알았다. 평생 스탭부서에만 일했던 내가 영업과 마케팅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았다. 왜 그렇게 조직에서 영업의 영향력이 큰지, 마케팅 부서 채용은 왜 많은지 머리로는 알았지만 가슴으로는 몰랐던 것 같다. 실제 상황에 처해보니 와닿는 것이 많이 달랐다. 그리고 애초에 상품을 기획할 때 팔릴 수 있는 포인트, 팔아야 할 대상이 명확해야 영업과 마케팅할 수 있음을 파악했다.
세 번째로는 사업가 마인드의 탑재다. 창업교육을 수강할 때부터 숱하게 들어왔던 사업가 마인드가 무엇인지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는 도대체 알 길이 없었는데 이모티콘을 출시해 보니 알겠다. 이전에 없던 가치를 만들어 돈과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해 내는 게 사업가 마인드 같다. 이를 이모티콘에 접목시키면 고객이 구매했을 때 이득이 되거나 감성을 저격할 만한 제품을(고객 관점) 살 이유를 명확하게 타겟팅한(영업, 마케팅 관점) 이모티콘을 구상해야 하고, 시리즈로 만드는 등 팔고 구매할 이유를 내가 스스로 만들어야 했다.
다음 이모티콘은 이런 깨달음이 버무려진 이모티콘을 출시하고 싶다. 이런 과정에서의 생각들은 평생 스탭부서에서 관리하는 일만 했던 내가 스스로를 먹여 살릴 돈을 버는 데 정말 도움이 되는 필요한 고민이었다. 이런 과정이 ‘미니 창업’과 비슷하다고 느낀다. 투자 비용 없이 창업의 효과를 누리다니.. 팔리지 않아 속은 쓰리지만 럭키비키였다…! ㅎㅎㅎ 상품의 자격을 갖춘 이모티콘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내 자립 역량도 성장할 것 같다. 이모티콘은 금전적으로도, 사업가 역량향상 측면에서도 좋은 밥벌이&부업 아이템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좋다는 방법이나 팁을 글로 읽는 것과 실제로 해보고 느끼는 점은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요즘 글로 세상의 모든 것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한계가 있는지 절실히 느끼고 있는데 이번 경험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남이 쓴 것을 읽으면 이론뿐인 교과서고 내가 직접 해보고 읽는 것은 꿀팁인 것 같다. 그럼에도 앞으로 깨닫는 점이 있으면 정리해서 브런치에 공유할 예정이다. 누군가에게는 꿀팁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 퇴사하고 카카오 이모티콘을 만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구매와 많은 사용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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