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을 '부업'이라고 말한 이유를 알게 되다
카카오 이모티콘은 직장인 부업으로 유명하다. 나 또한 이모티콘 쓰는 것을 좋아하고 유료 구매(현질ㅎㅎ)도 많이 했기에 자연스레 이모티콘에 관심이 갔다. 그래서 2021년부터 1년에 1개 꼴로 꾸준히 도전해 왔다. 그러나 매번 떨어졌고 떨어진 횟수는 총 네 번이 됐다. 그래도 아이디어는 이따금씩 계속 떠올랐다. 그래서 퇴사 후에도 바로 이모티콘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이모티콘으로 5수 만에 ㅎㅎ 승인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그러나 첫 출시의 벅찬 마음이 가시기도 전에 실망감이 엄습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전개였다. 이제야 직장인 부업 최강인 이모티콘의 실체를 조금씩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이모티콘 출시 전에 너무 궁금했었던 내용이기에 나 같은 분들을 위해 최대한 솔직하게 공유해보고자 한다.
‘승인되면 현타 온다’는 말의 뜻을 알게 되다
‘이모티콘 수익의 현실’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서 둘러보면 이모티콘 출시하면 더 현타 온다는 말이 많다. 기대보다 소득이 적기 때문이란다. 그런 이야기들을 보며 솔직히 어느 정도인지 실감도 되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다르겠지’ 오만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직접 출시해 보니 이 말이 무슨 뜻인지 한 번에 이해되었다.
수익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은 판매량이 적다는 말이었다. 사실 이모티콘의 수익분배는 다른 유료 창작물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가령, 책 출판의 경우 인세를 책 판매 금액의 10%를 받는다고 하는데 이모티콘은 이보다 높은 비율을 받을 수 있다. 계약 조항상 직접 밝힐 수는 없지만 구글에 ‘카카오 이모티콘 수익 배분’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문제는 판매 개수에 있다. 나 같은 무명작가가 만든 평범한 이모티콘은 판매량이 너무 적다. 더 적나라하게 내 치부를 드러내 보자면 내 이모티콘은 첫날 36개가 팔린 뒤로 점점 판매량이 줄더니 일주일이 지나자 한 자릿수로 판매되고 있다. 어제는 2개가 팔렸다. ㅎㅎㅎ 이제는 0개 팔릴 날도 머지않았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니 투자한 시간대비 돌아오는 보상이 실망스러운 것이다. 출시 전에는 승인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승인 돼도 팔리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인기 작가의 히트 상품만이 억대 수익을 올린다. 다만 내 이모티콘은 새로 출시된 미니 이모티콘이라 구독 모델이 아니기에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이모티콘 플러스 구독모델로 바뀐 뒤, 좀 더 적은 수익이 다달이 꽂히는 잔잔하면서도 안정된 수익의 형태로 바뀌었다고 한다.
출시와 입금까지 걸리는 기간도 예상과 달랐다
출시도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빠르면 2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도 걸린다고 한다. 나는 운이 좋게 미니 이모티콘 신규 출시 버프를 받아 '패스트 트랙'상품으로 선정돼 빠르게 출시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제안부터 출시까지 3개월 정도 걸렸다. 보통은 승인에 소요되는 시간 열흘, 작가 계약과 내부 스튜디오 시스템 열람 승인 허가에 일주일, 이모티콘을 수정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상품화 과정 1주일~수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일반 트랙은 출시까지 넉넉잡아 6개월 잡는다.
여기에 판매액 입금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 판매량 집계는 감사하게도 출시 다음날부터 가능하지만 수수료를 제한 금액 정산은 한 달 뒤(월단위), 입금은 그다음 달이다. 출시부터 입금까지 넉넉잡아 8개월이 걸린다. 물론 이것도 승인이 됐을 때 이야기고 승인이 되는 기간은 개인 역량 따라 천차만별이다. 출시 전에는 이런 것까지 고려해야 되는 줄 몰랐다. 이모티콘 부업을 한다고 말하려면 거의 1년 이상은 잡아야 했다. 퇴사 이후에 빠른 시일 내 입금되는 캐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모티콘은 기회라고 생각하는 이유
그럼에도 나는 이모티콘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무자본으로 확실한 캐시를 벌어들이는 몇 안 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아이패드와 애플펜슬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으며 입금에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확실한 캐시로 돌아온다. 유튜브도 조회수나 구독자를 채워야 수익으로 돌아오는데 이모티콘은 승인만 되면 수익이 1원이라도 발생한다.
또한 승인/미승인 시스템으로 은근한 진입장벽이 있는 점도 승인된 사람에게는 장점이다. 무명인 내 입장에서는 하루에 업로드되는 전 세계 몇백만 개의 유튜브보다는 1일 두 자릿수 출시되는 이모티콘이 수익적으로는 확실해서 좋은 것 같다. 더 주목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내가 처한 상황에서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것보다 이모티콘 출시하는 편이 더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다.
자고 일어나면 돈이 쌓여있다 점도 좋다. 물론 그 돈이 소액일지라도.. ^_ㅠ 요즘 아침 인사는 2모닝, 5모닝,,, 등 팔린 개수로 하는 중이다 ㅎㅎ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면 이런 소소한 수익도 없었을 것이다. 출시하고 추가 노동이 없다는 점도 좋다. 초반에 만들어 놓으면 수정할 수도 없고 수정할 필요도 없다. 신규 출시의 선택지만 있을 뿐.. 그리고 카카오의 플랫폼을 이용하니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고정비도 없다.
또한 돈을 벌면서 따라오는 스트레스와도 거리가 멀다. 판매자인데 CS 활동도 필요 없고 악플도 없으니 감정적으로 소모할 일도 없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악플에 시달리는 인플루언서들이 많다. 그런데 이모티콘은 내 이모티콘을 보고 악감정을 가지고 별로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표출할 공간이 없다. 그래서 정신건강에도 좋은 것 같다.
영업과 홍보 활동에 부담이 덜하다. 이모티콘을 만들면 주위 지인들에게 사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 장사든, 보험이든, 수입 자동차든 초기에는 주위 지인에게 홍보를 해야 하는데 특히 보험 같은 경우는 지인들이 피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모티콘은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2000원밖에 안 하니 사달라고 하기에 부담이 덜한 것 같다. 메가커피 아메리카노 한 잔 정도 가격이니까 보통 좋은 마음으로 사주신다. 나 또한 대가로 이모티콘을 제공할 수 있으니 마음이 덜 불편하다. 누군가에겐 다소 쓸모없어 보이기도 하겠지만 ㅎㅎㅎ 귀여운 수준으로 봐줄 만한 아이템인 것 같다.
어쨌든 이모티콘에 도전하고 싶다면 승인과 출시와 입금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지금, 당장, 빠르게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도대체 어떤 이모티콘을 만들었길래?
전체 이모티콘 보러 가기
https://e.kakao.com/t/cafe-moment?t_ch=share_link_web
평소에 커피에 관심이 많았고, 픽셀아트 형식이면 친숙하고 두루두루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아 만들어본 이모티콘이다. '카카오 이모티콘 트렌드' 브런치 게시물에 소개도 되었다. 아래처럼 조합하는 형식으로 쓸 수 있다.
제 첫 이모티콘 ‘카페 모먼트’ 구매 부탁드리고 많이 사용 부탁드려요!
이모티콘으로 자립을 도모하는 퇴사자 응원 부탁드립니다..! ^^
아직 헤매고 있지만 제가 먼저 가시밭길을 가보고 자립할 수 있는 꿀팁 공유드릴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