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스레드를 보면 불편한 지점이 많다. 가짜가 너무 많다. 유튜브 유료 구독을 끊은 이후 광고를 자주 보게 되는데, AI로 만들어진 ‘가짜 의사’가 S대 출신이라며, 살 안 빠지면 전 재산을 드리겠다는 둥 확신에 찬 목소리로 약을 광고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진다. 나처럼 AI임을 알아보고 지나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 광고를 믿고 의지해버릴 누군가를 떠올리면 화까지 난다. 사실 이런 종류의 사기는 하루이틀의 일도 아니다.
그 이전에는 ‘가짜 인플루언서’가 있었다. 유튜버 ‘사망여우’의 고발을 통해 몇 년 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신뢰하는 소비 심리를 악용한 방식이었다. 일부 중소 화장품 브랜드가 인지도 낮은 배우나 연기 지망생에게 유튜버 역할을 맡겨 채널을 키운 뒤, 그 인플루언서를 통해 자사 제품을 마음껏 홍보하도록 만든 것이다. 당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방식보다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더 정교하게, 더 진짜처럼 보이는 새로운 형태의 ‘가짜’가 계속 등장한다.
최근에는 ‘전문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며 더욱 혼란을 느낀다. 부동산을 공부하며 이런 사례를 많이 목격했다. ‘부동산 전문가’라고 소개하지만, 글을 읽어보면 2020년부터 투자를 시작했다는 이들도 있다. (글을 본 게 2024년..ㅎ) 10년의 경험도 채 되지 않았는데 전문가라 불릴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청약 전문가’라는 영역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들이 주로 도움을 준다는 것은 청약 경쟁률을 예측해 당첨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것인데, 본질적으로 운의 요소가 큰 청약 분야에서 어떻게 ‘전문성’이 성립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웠다. 물론 평형, 특별공급, 자격요건 등 복잡한 요소들로 조금이나마 당첨 확률을 높일 수는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변수는 공고문과 데이터만 꼼꼼히 확인하면 되는 정보들이다. 처음이면 그것마저 서툴고 두려울 수 있지만 이를 노리고 마치 대학 입시 전문가처럼 활동하며,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이 나로선 이해되지 않았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도 비슷하다. 스레드는 좀 더 많은 것 같다. 처음에는 일상을 공유하던 계정이 결국은 무엇인가를 판매하는 종착지로 귀결된다. 제품이든, 강의든, 무엇이든 판다. 물론 그것이 소비자인 나에게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대체로 판매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우가 더 많다고 느낀다. 그렇게 느끼게 된 이유는 실제로 구매하고, 몇 번 데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가 입었다는 옷을 샀다가 후회한 적도 있고, ‘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공허하기만 했던 적도 많았다. 요즘은 전문가라는 사람의 글을 클릭했다가 시간만 허비하는 경우도 잦다. 시간이 아깝다.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당신에게 무언가를 주겠다”라고 말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들이 주는 목적은 소비자가 아니라 본인을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세옷을 팔아 샤넬백을 들고 다닌다는 말이 이 경우에 해당될 테다. 특히 요즘 내가 미니멀을 지향하며 웬만하면 소비를 줄이려는 태도를 가지게 되면서 더 민감하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모든 정보가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도움을 받은 경험도 있다. 부동산을 10년 이상 경험해 온 투자자, 경제나 부동산을 석사나 박사 그 이상 공부하며 연구와 데이터로 말하는 교수 등. 이분들 덕에 나도 부동산을 샀다. 내가 전문가로 믿은 분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경험을 실제 사례와 역사, 데이터로 증명하고, 그것이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납득할만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나도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최소한 이런 정도의 전문성이 있어야 인터넷에서 접하는 정보를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요즘 나는 어떤 게시물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배경’을 먼저 본다. 자체적으로 ‘당신은 누구십니까?’ 하고 묻는 것이다. 그 주제에 얼마나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지, 실제로 지식을 삶과 연결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그 정보가 내 기준에서 유용함과 적용 가능성을 지니는지 좀 더 꼼꼼하게 따져본다. 그러다 보니 예전보다 훨씬 적은 콘텐츠만 선택해서 보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된다. 내가 콘텐츠를 만든다면, 어떻게 해야 진실되게 다가갈 수 있을까. 어떤 유용함을 제공해야 누가 보아도 ‘가짜 목소리’가 아니고 또 ‘나만을 위한 콘텐츠’가 아닐까. 반대로 내 콘텐츠가 ‘내 고유의 목소리’이자 ‘받는 사람을 위한 콘텐츠‘로 읽히려면 어때야 할까. 그런 고민들이 매일 이어진다. 나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내가 학부 때부터 공부해 온 교육, 그리고 12년 넘게 몸담고 있는 기업 교육 분야, 그리고 브런치에 기록하는 내가 배우고 실천하며 살아낸 삶들. 결국 내 콘텐츠가 가짜가 아니면서 이기적인 않으면서 또 타인에게까지 그렇게 보이게끔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회사로부터 자립하기 위한 첫걸음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