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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드 Jun 27. 2021

[힙합과 동기부여] 외적 동기의반격, 돈과 동기부여

돈에 대한 솔직한 마음


 외적 동기는 내적 동기에 비해 가치가 낮다는 말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외적 동기는 지속적이고 한계를 갖는 것일까?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배울 당시에도 의문이 들었지만 살면 살수록 더더욱 의문이 든다. 나와 주위, 그리고 힙합을 보며 외적 동기가 사람을 움직이는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우선 나 스스로 요즘 외적 동기에 의해 더 많이 움직이고 있다. 부지런하지 않은 내가 퇴근 후 책을 쓰고 있는 것이 놀랍다. 나는 최근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뚜렷한 목적이 생겼다. 돈은 벌고 싶지만 직장인 월급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요즘 유행하는 주식이나 부동산에 눈을 돌려도 봤지만 내키지 않았다. 잘할 수 있는 분야도 아닌 것 같았다. 일단 성격이 급하다.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을 알아채려면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고 하루 종일 잡고 있어야 하는데 주식과 경제 분야에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게다가 주체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주위에 휘둘리게 될 것이 눈에 선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돈은 벌고 싶었다. 조금도 아니고 많이 벌고 싶었다. 돈과 나의 연결고리에 대해 더 생각해야 했다. 전문 분야나 캐릭터를 가져서 몸값을 올리는 편이 적성에 맞을 것 같았다. 그래서 책을 쓰고 리더십 교육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그것에 재미를 느낄 때도 있다. 물론 아주 가끔이다. 외적 동기 충만에 내적 동기 약간으로 나는 퇴근 후 책을 쓰고 있다. 나를 움직인 것은 확실히 외적 동기다. 외적 동기는 과소평가된 것이 분명하다.


 누군가는 '돈'이라는 동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나를 비난을 하거나 속물로 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졸부'라는 단어의 뉘앙스에서도 그것을 느꼈지만 최근에는 힙합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래퍼들이 하는 돈 자랑, 명품 자랑, 슈퍼카 자랑을 천박하게 여겼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정말 돈에 욕심이 없을까? 현재 베스트셀러들이 진짜 사람들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다음은 2021년 2월 말 기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0위 내 도서들이다.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 질문 TOP 77

-2030 축의 전환(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8가지 거대한 물결)

-공정하다는 착각(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

-돈의 시나리오,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 하기

-돈의 심리학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



 돈에 대한 도서들이 장악했다. 돈을 그 누구보다 원하고 있는 증거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식과 부동산 열풍이다. 너도 나도 주린이가 되었고 돈에 주려있다.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재테크로 얼마를 벌었다는 것을 거리낌 없이 언급하고 자랑한다. 이를 보고 명품을 몸에 휘감은 래퍼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돈에 대한 열망을 대놓고 말한다는 이유로 래퍼들이 비난받지 않았는가.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대놓고 바라는 마음을 뒤로 숨겨왔던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돈'이라는 가치는 중요하지만 대외적으로 추구하면 체면을 깎아내리는 이중잣대가 지배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돈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자유'와 치환된다. 사고 싶은 옷, 먹고 싶은 것 앞에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나의 자유를 저버리게 하는 것이 돈이 될 수도 있다. 자취생이 되어보니 더 체감한다. 배달 음식의 배달비 앞에서, 5000원짜리 그릭요거트 한스쿱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 돈 앞에서 나의 자유를 조절하게 된다. 돈이 있었으면 제약이 없었을 자유다.


 돈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다. 우선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까, 그릭요거트를 살까 말까, 산다면 몇 개를 살까 망설이는 시간 자체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내부화해야 하는 것들을 외주화 하면서 필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다. 가령 조립형 가구를 주문할 때 조립비를 더 내면서 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얻게 된 시간으로는 더 재미있는 것을 할 수 있다. 돈 앞에서 얻는 자유는 즐겁고 소중해 꽤 중독적이다.


 외적 동기의 한계로 여겨지는 요소 중 하나는 지속성이다. 많은 도서에서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서 다룬다. 그리고 대부분 어느 정도 돈을 얻으면 그 이후는 돈에 의해 행복이 좌지우지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돈의 지속성은 한계를 가진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과연 평범한 사람이 행복이 좌우되지 않을 만큼의 돈을 얻는 것이 쉬울까? 게다가 정당한 노동만으로 그 정도 수준의 돈을 얻게 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월급쟁이 10년 차 입장에서 거의 없다고 본다. 소수라는 CEO와 임원 중에서도 소수 아닐까. 극소수다. 웬만한 사람들에게 돈은 지속 가능한 동기부여 요소가 될 것이다. 확실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외적 동기 찬양의 이면에는 내적 동기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정말 내적 동기를 찾은 사람이 세상에 몇 명이나 될까? CEO와 임원 중에서도 내적 동기로 움직이지 않는 분들이 많을 수 있다. 일 자체가 즐거워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솔직히 찾기 어렵다. 이상적인 얘기다. 내적 동기를 쉽게 찾을 수 있었으면 나는 이 책을 쓰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토록 괴로워도 일을 할 수밖에, 직장에서 존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외적 동기는 힘이 세다.


 외적 동기에 대한 찬양은 내적 동기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내적 동기를 찾기만 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고통과 인내 없이 행복에 다다를 수 있는 길임은 확실하다. 다만 그것이 희귀하다는 사실과 외적 동기 또한 강력한 동력을 가졌기에 좀 더 손에 닿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상적인 것은 이 둘이 적절하게 잘 작동하는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일을 하길 바란다. 행복하지 않은 직장인으로 9년 동안 살면서 고민한 결과 힙합에서 이 답에 근접할 수 있었다. 힙합은 평범한 나를 '저자'로 만들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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