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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드 Jun 30. 2021

[힙합과 동기부여] 래퍼들이 부자되는 매커니즘

힙합적 동기부여, 게토 키즈의 자수성가 뒷 이야기


 최근 힙합씬의 떠오르는 신예는 누가 뭐라 해도 호미들이다. 호미들은 2000년생 3명으로 이루어진 남자 힙합 그룹이다. 이들은 2020년 한국힙합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았고 국내 대표 힙합 레이블 중 하나인 '영앤리치'에 소속돼 있다.


 호미들의 대표곡 '사이렌'은 2020년 5월에 발매됐다. 그리고 2021년 6월 현재 멜론 차트 국내 종합 19위, 랩/힙합차트에서 1위를 아직까지 지키고 있다. 50위 안에 이들의 노래는 5곡이나 있으며 급식들(급식을 먹는 학생들)의 숨구멍인 코인 노래방 인기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호미들'이라는 가수를 처음 들어본 분도 많을 것 같다. 이들은 지상파 방송에 얼굴을 한 번도 비추지 않았다. 오로지 유튜브 등 SNS 입소문으로 힙합씬과 멜론 차트를 장악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순수하게 그들의 팬층인 1020의 지지로 이를 이루어냈음을 뜻한다.


 많은 1020이 이들에 열광하는 이유중 하나는 이들이 스스로 '게토 키즈'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대표곡 '사이렌'의 가사에서 이를 느낄 수 있다. 노래의 가사는 굉장히 직설적이다. 가난한 동네, 돈이 없는 고통을 날것의 언어로 뱉는다. 이는 생생하고 진실하며 절실하다.


<사이렌> - 호미들


울려댔어 사이렌

텅 빈 길거리엔

도망치다 흘린 칼자루와 피가 흥건해


(중략)


그래 우린 살아 나왔어 지옥

이제 어딜 가든 다 비옥

수도 없이 맛본 치욕

어릴 때부터 입에 붙은 쌍욕


절대 할 수 없었지 신고

할 수 있는 게 오직 기도

어떻게 느끼겠어 피곤

붉게 물들지 않으려 내 흰옷


아무 방법이 없어 no way

돈만 준다면 해 노예


(중략)


일을 해도 don't payback

가난한 게 make me 죄인

닥쳐 you know ma pain

편히자 now we safe


 현재 호미들은 이 음악의 성공으로 게토를 벗어나는 중이다. 으레 성공한 래퍼들이 그렇듯 호미들도 루이비통 벨트와 가방을, 5만 원권 현금 다발을 SNS에 올리고 있다. 이런 행동들은 새롭지는 않다. 호미들 이전에 더콰이엇이나 도끼 같은 다수의 래퍼들을 통해 이런 과정을 겪었다. 그리고 이를 보고 호미들은 게토에서 탈출을 도모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호미들은 한 인터뷰에서 다른 음악이 아닌 힙합에 빠진 이유를 힙합이 희망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이렌 가사나 뮤직비디오의 배경은 영등포 산동네다. 이곳에서 이들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유일한 희망은 힙합이었다. 힙합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는 희망을 찾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힙합을 알았던 호미들은 돈을 보고 음악을 시작했고, 열심히 했고 결국 돈을 쥐었다. 도대체 힙합이 이들에게 어떤 희망을 줬길래 이들을 움직인 것일까.


 힙합에서는 호미들의 케이스처럼 게토 키즈가 가난을 딛고 부를 이루어 내는 자수성가 스토리가 고전적이다. 그만큼 힙합으로 인해 삶이 바뀐 래퍼들이 많다. 힙합 문화와 음악 자체가 동기부여적 요소로 가득하다는 점을 이를 통해 알 수 있다. 힙합에서 작용하는 '동기' 역시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로 나눌 수 있다. 그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돈을 대표로 하는 외적 동기다. 힙합은 외적 동기가 두드러지고 그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음악이라는 점에서 독특하고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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