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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드 Jan 16. 2022

4시간만 일하려면?

9 to 6, 행복하신가요?

요즘 통 글을 쓰지 못한다. 대신 유튜브 보는 시간이 늘었다. 그렇다고 예능을 많이 보는 것은 아니다. 자기 계발 유튜브를 매일 찾아본다. '어떻게 하면 글을 쓰기 위해 앉아 있을 수 있을까'가 내 고민이다. 글을 쓰려는 동기부여가 부족해진 탓이다. 분명 글을 쓰기 싫어진 것은 아니다. 늘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있다. 없어진 건 체력과 마음의 여유다.


열정은 체력과 비례한다고 들었다. 내게 글쓰기는 수월한 일은 아니어서 하려면 인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요즘 회사 일이 많아졌다. 일 잘하는 팀장님을 만나니 나도 바빠졌다. 퇴근 후에 녹초가 된다. 저녁을 겨우 포장해서 집에 들어오면 먹고 누워있기 바쁘다. 집안일도 미루고 미루다 몰아서 한다. 책상 앞에 앉을 힘도 떨어졌다. 열정도 실종됐다. 특단의 조치로 유튜브 동기부여를 스스로 처방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귀신같았다. 이런 나의 상황에 딱 맞는 유튜브가 추천됐다. 40만 유튜브의 주인은 나와 비슷한 처지였다. 나이는 동갑에 똑같은 직무에 경력도 비슷했다. 그러나 다른 점은 그는 8년 차 대리일 때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유튜버가 됐다는 점이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하면서 그가 올린 영상들을 몇 개 찾아보기 시작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영상이 하나 있었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를 찾아가 대화하는 콘텐츠였다. 과거의 나의 옷차림과 겉모습을 한 영상과 현재의 나의 옷차림과 겉모습을 영상 두 개를 찍어 대화하듯 합쳐놓았다. 17분간의 영상을 쭉 보다가 눈길을 끄는 것은 마지막 부분이었다. 유튜버는 과거의 그에게 울면서 말했다.


너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놀고 싶고 더 자고 싶고 더 하고 싶은 일이 많았을 텐데 그거 다 참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줘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아. 정말 수고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sJG5z7AYXA


30대 가장이 된 그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그가 회사를 다니며 얼마나 힘들게 유튜브를 제작해 왔을지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그는 매일 9~10시까지 야근했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우수 사원이었다고 한다. 그 시간에 집에 와서는 새벽까지 유튜브 기획하고 만들기를 1년 넘게 했나 보다. 듣기만 해도 대단하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는 이제 그가 부럽다기보다는 안타까웠다. '저렇게 눈물을 흘릴 정도여야 되니까 내가 못하고 있지.'라고 오히려 내가 축 쳐진 이유가 또렷해졌다. 자신을 채근하며 현재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것, 미래를 담보하며 현재를 희생해야 되는 현실이 가혹했다. 그가 퇴근 후에 했던 일은 미래에 대해, 자신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에 대한 고민 외에도 살면서 꼭 필요한 행위들이 많다. 밥을 차려 먹는 것, 장을 보는 것, 빨래, 청소, 옷을 사려고 찾아보는 것, 연애 등 친목 활동, 이 생활을 유지할 체력을 위한 운동 등 많은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회사(일)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일과 병행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필수적인 것들을 하는 데에도 시간을 쪼개야 하는데 여기에 취미라도 곁들이면 더 답이 없다. 하루 24시간 중 씻고 밥 먹고 살림하고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8시부터 10시까지만 나를 위한 시간이다. 그것도 부지런한 싱글에게만 해당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면서 일을 해내는 내 친구들은 정말 대단하다. 나를 돌보기에도 부족한데 가족을 돌본다. 지금보다 더 일을 많이 하셨던 부모님 세대는 더 존경스럽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분들을 존경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내가 기존에 누리던 것을 누릴 시간이 없음을 너무나도 잘 안다. 주 52시간 제도도 도입됐고 8시간 주 5일 근무제에서 칼퇴를 한다고 해도 녹록지않다. 이렇게 길게 말해왔지만 결론은 현재의 노동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봤을 때에는 내게 욕심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다 누리고 사냐는 말이 벌써부터 귀에 들리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필수적이라고 나열한 것들이 포기할 것들인가? 나에게는 아니다. 저런 것들을 차분히 하지 않을 때 나는 그냥 삶에 실려가듯 떠내려 갔음을 최근 경험했다. 자취 초보라 요리는커녕 장을 볼 여유도 없어 잘 챙겨 먹지 못했다. 배달음식, 외식에 의존한 탓에 살도 5kg이나 찌고 매일이 피곤하다. 운동도 못 가고 글도 못쓰고 새 옷을 산지는 6개월이 된 것 같다. 아, 정말 나는 일하려고 태어나지 않았다.


 외에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그것을 내가 가진 체력 한도 내에서   있는 환경이 내게는 필요하다. 그리고 운동을   있는 체력, 운동으로  강해진 체력으로 요리, 취미  건강한 생활을   있는 시간적 여유도 필요하다. 이것은 사람으로서 누려야  최소한의 것들이라 믿는다. 이미 유럽에서는 저출생의 원인을  노동 시간에서 찾고 근로시간을 줄이려는 중이다. 현재와 같은 노동 시간에서는 답이 없다. 나는 8시간이나 일하기 싫다.


지금까지가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책을 발견한 뒤 생각한 것들이다. 여기서 4시간은 일주일에 4시간을 의미한다. 자기 계발의 끝판왕 저자 팀 페리스는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한다고 한다. 삶은 원래 가혹한 것이고, 느긋한 주말과 짧은 휴가를 보내는 대가로 회사에 하루 종일 붙박여 고된 일을 감수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4시간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 여정을 기록하고 차차 실천하는 것이 2022년의 목표다. 하루에 4시간만 일하는 삶,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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