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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드 May 16. 2023

면접 준비하기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일까?


나는 면접을 잘 보는 타입은 아닌 것 같다.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4개의 회사 면접을 봤으나 최종합격을 하지 못했다. 회사들은 합격을 시켜줄 것 같다가도 탈락시켰다. 이유라도 알면 좋겠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그래서 면접이 어렵다. 그럼에도 나는 언제 있을지 모를 다음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면접은 답답하다. 두렵다.


그렇다고 내가 실력이 없는 편은 아닌 것 같다. 면접을 봤다는 것은 서류는 모두 통과했다는 뜻이다. 면접을 본 4개의 회사는 모두가 선망할만한 국내 최고 연봉의 대기업부터 소위 ‘네카라쿠배’까지 있었다. 그러나 서류 통과는 합격으로 가는 시작일 뿐이다. 자랑할만한 거리가 못된다. 그럼에도 브런치에 이렇게 글 쓰는 이유는 있다. 내가 이직을 준비하고 면접을 보는 과정이 개인적으로 의미 있었기 때문이다.


내 면접 경험이 의미있다고 믿었기에 창업준비팀에서 면접 특강을 진행하게 됐다. 첫 이직 이후 계속 탈락을 하고 있는 내가 면접 특강을 진행해도 되나 싶었지만 멋모르고 합격했던 지난날보다 왜 떨어졌는지, 왜 붙었는지 알게 된 지금의 내가 더 특강을 진행할 자격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떨어져본 사람이 떨어진 사람들의 답답함을 더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다.


강의 준비를 하며 내가 탈락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증명하고 싶었다. 100만 원 내고 면접 과외도 받은 글도 증거고(brunch.co.kr/@beibringen/35)몇 년 전 대학 선배에게 조언을 구한 카톡 메시지도 증거였다. 지금 다니는 회사로 이직하기 전, 계속되는 광탈로 너무 답답한 마음에 최근 이직에 성공했다는 선배에게 졸업 이후 처음으로 연락하게 됐다. 그 당시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메시지가 이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선배와의 카톡


선배의 말처럼 면접을 봐야 부족한 점이 보인다. 면접을 보는 동안, 나는 면접 실력이 레벨업 됐음을 느꼈다. 초반에 면접을 본 많은 회사에서 1차 면접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이후 진행한 카카오 계열사와 재지원한 다른 한곳에서는 최종면접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1차 면접에서 탈락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2년 후 또 지원해 1차 면접에 통과한 점이 신기하다. 결국 최종에서 탈락하기는 했지만 이 과정은 우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을 인지해가며 철저히 자기반성과 성찰을 한 결과였다. 그 어떤 것도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그 과정을 공유해 본다.


두 군데 회사의 1차 면접에서 떨어진 이후에도 이직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JD를 늘 눈여겨보다 보니 데이터 분석 경험자를 우대하는 내용이 많았다. 확실히 HR에서 데이터 분석이 새로운 트렌드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사내에서 진행하는 데이터 분석 스터디에 참여하게 됐다. 점심시간도 반납하고 주 1회 참여했다. 만약 JD를 꾸준히 보지 않았다면 하지 않을 선택이었다.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점심시간을 포기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 밥을 포기했다.  


이후 SK면접을 볼 기회를 얻게 됐을 때 빛을 발했다. 점심시간 데이터 스터디 경험이 있어 한 마디라도 할 수 있었다. JD에는 직접적으로 데이터 분석이 있지는 않았지만 HR 관련 진단 내용이 있었다. 역시 면접에서 데이터 분석 경험을 물어봤다. 파이썬 같은 것들을 얼마나 준비했는 지였다. 나는 점심시간에 파이썬 스터디에 참여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반응이 시원찮았다. 데이터 분석에 관심이 있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업무에 반영하고 있는 활동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차 싶었다.


어쩌면 당연했다. 단순히 스터디를 했다는 것은 공허한 외침이었다. 이는 남들이 봤을 때에는 말할 것도 없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 알아차리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어떻게 업무를 하고 있는지 메타인지 할 기회가 없었다. 면접 탈락을 쓰라렸지만 확실히 얻는 것은 있었다. 탈락하지 않고 아는 방법은 없었을까. 아쉬웠다.


이후 나는 연말 리더십 진단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데이터분석에 협업요청을 했다. 내가 데이터 분석을 바로 배우기는 시간이 부족했지만 급한 대로 데이터 전문가의 시각을 빌려 프로젝트의 퀄리티를 높이는 방법이었다. 약식으로 진행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생각했던 것 이상 다각적으로 고민할 수 있었다. 그렇게 프로젝트의 퀄리티는 높아졌다.


그 외 더 얻게 된 점도 있다. 객관식 설문 분석도 중요하지만 내가 하는 업무에서는 주관식 텍스트 분석을 하면 더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텍스트 분석을 하기 위해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데이터 전처리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은 내가 데이터 분석을 할 때에 어떤 것들이 필요하고 어떤 부분을 우선적으로 공부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하는 시간이었다. 지금까지의 나 자신을 칭찬한다.


이런 과정을 거쳤기에 나는 2년 전 1차 면접에서 탈락했던 곳에서 1차 면접을 통과했다고 믿는다. 그곳 역시 JD에 데이터 분석이 있었다. 1차 면접에서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에 대해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으며, 프로젝트에 데이터 분석을 적용한 경험 덕분에 이전보다 구체적인 언어로 대답할 수 있었다. 비록 2차 임원면접에서 탈락하고 말았지만 2년 전 1차 면접에서 탈락했던 회사의 면접을 통과한 이유는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사이 여러 번 면접을 보며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보완했던 과정 덕분이다.


면접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면접의 의미만은 아닌 것 같다. 면접은 나의 부족한 점을 객관화해 준다. 합격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탈락해도 배우는 것이 있다. 면접을 통해 나의 커리어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기회가 되고 앞으로 가져갈 커리어도 점검해 보게 된다. 면접은 면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직 프로들의 눈으로 내 수준을 메타인지 하는 기회다. 나의 이력은 이직하기에 경쟁력이 있는지, 어떤 커리어를 더 쌓아야 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면접 직전에 면접을 준비하는 것은 너무 늦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누군가 내게 면접을 준비하기 좋은 때를 묻는다면 나는 늘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결국 면접을 준비하기에 가장 좋은 때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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