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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드 Aug 28. 2023

23년 상반기 좋아했던 국내 힙합 (1) 실키보이즈

요즘 노래도 듣습니다,,,


최근 몇 달간 브런치에 음악 얘기를 많이 올렸다. 모두 옛날 음악이었다. 시티팝, 비기, 투팍, 너바나 등.. 하지만 나는 옛날 음악만 고집하는 사람은 아니다.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최신 노래도 많다. 그럼에도 옛날 노래에 글이 한정된 이유는 글을 쓸 정도로 아티스트의 삶을 디깅하지 않았고 그저 좋아서 듣는 노래도 많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 다 의미를 찾지 않는다. ㅎㅎ 너무 옛날 노래만 듣는 사람으로 비칠 것 같다. 그래서 상반기 좋게 들었던 앨범을 올려보고자 한다.


힙합 장르 중에서 붐뱁(드럼비트 기반)을 좋아한다. 트랩(전자음악비트 기반)은 쉽게 손이 가지 않는 나인데 드릴(트랩 기반 갱스터 음악)은 또 좋아한다. 처음 드릴 장르에 애정을 싹트게 해 준 아티스트가 '실키보이즈'다. 실키보이즈는 한국에서 선구적으로 드릴 장르를 시도했다. 한국적으로 현지화해 소화했다고는 보지는 않지만 해외 감성을 퀄리티있게 잘 들여온 것 같다. 특히 'BOMAYE'를 잘 보고 잘 들었다. 흑백의 뮤직비디오까지 내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잘 봤다는 표현을 써봤다.


(좌) 블랙넛, (우) 지미 페이지


실키보이즈는 지미 페이지와 블랙넛 두 명의 래퍼로 구성됐다. 스타일리시하다. 블랙넛은 실력이 뛰어나긴 하지만 혼자 있을 때에는 스타일리시 범주에 들어가는 래퍼도 아니고 내 취향도 아니다. 그런데 실키보이즈는 내 취향이다. 신기하다. 세계 랭킹 27위 톱모델 출신 지미 페이지(구 고어텍스)가 멱살 잡고 멋을 끌어올렸다. 평범한 블랙넛까지 멋있게 보이게 하는 그의 감각은 대단하다. 비주얼부터 사운드까지 한 사람의 감각이 이렇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미 페이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평소 무언가를 좋아할 때 멋이 없으면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나치게 멋을 부리거나 멋있어 보이는 척하는 것은 기피하는 편이다. 그런 관점에서 실키보이즈는 멋은 있지만 멋을 지나치게 부린 것 같기도 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멋을 부렸는데 멋지지 않은 것을 싫어했던 것일까? 진짜 멋이 무엇인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지만 실키보이즈, 지미 페이지, 박성진은 내가 생각하는 멋에 가까운 것 같다. 외적인 모습도 그렇지만 인터뷰를 봤을 때 그는 주관도 뚜렷했다. 트렌드에 반하는 음악,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려는 태도를 갖고 있었다. 그 또한 내가 생각하는 멋이겠다.


멋의 근본,, 모델 출신 지미 페이지, 박성진


실키보이즈의 음악은 사운드와 비주얼적으로만 즐기는 편이다. 가사는 잘 모르겠다. 나는 평소 모든 힙합 음악을 라임, 펀치라인, 워드플레이 해석하면서 듣는 리스너는 아니다.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일개 리스너인데 머리로 말고 귀로만 듣는 음악도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아티스트의 음악은 가사까지 즐기지만 이들의 음악은 가사보다 사운드와 비주얼에 집중하고 싶다. 사운드와 비주얼이 워낙 훌륭하기 때문에 이들의 가사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타격감만 좋다면 가사는 눈감는 편이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세상 복잡하게 살고 싶지 않다,,,



실키보이즈는 2021년을 끝으로 한동안 앨범을 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올해 2월 오랜만에 싱글을 냈다. 역시 이번에도 스타일리시하게 잘 뽑아냈다. 앨범에는 세 곡이 있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Plain Jane>을 가장 좋아한다. 드릴도 아니고 싱잉랩이다. 평소 그루브 있는 노래를 좋아해서 그런지 내 취향이었다. 실키보이즈의 R&B도 좋아한다. 들으면 세련됨이 마구 뿜어져 나온다. 나머지 노래도 정말 좋다. 흑백빨을 받아서 뭘 해도 멋있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한데 ㅎㅎ 그래도 기본적으로 워낙 감각이 있어 보인다. 아무튼 실키보이즈 이번 앨범도 음악을 하이엔드 패션처럼 만들어버리는 그런 노래들이었던 것 같다. '스타일리시란 이런 것이다!'를 잘 보여준 음악이었다.




https://youtu.be/gGvnnXF9wco?si=7ckS9pVam5VfWq5y

실키보이즈 <Plain Jane>



https://youtu.be/phBW7BjMcqY?si=B9CKaGrK6MV9HDWp

드릴을 즐길 수 있는 <BOMA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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