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도 알림 하는, 호흡의 힘
"호흡하세요, 길-게 마시고 숨을 비워내세요"
요가 수련을 하며 가장 많이 듣는 말인 동시에 나에겐 가장 어려운 일이다. 나도 모르게 동작에만 집중하다 보면 호흡을 놓치고 있고, 마시고 내쉼을 의식하다 보면 또 동작이 어설퍼진다. 고르게 호흡하며 바르게 동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수행인지 요가를 하면서 깨닫는다.
부르는 이름엔, 그렇게 불리는 본연의 이유가 존재한다. 사과가 올려진 파이기에 우리는 사과파이라 부른다. 그리고 호흡이 있기에 요가를 심신 수행이라 말할 수 있다. 호흡과 함께 하지 않는 요가는 사과 없는 퍽퍽한 파이일 뿐. 호흡은 모든 요가 수행의 기초가 된다.
호흡이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하길래
요가에서는 신체의 좌우를 달과 태양의 에너지로 구분하여, 호흡을 통해 이 두 에너지의 밸런스를 맞춘다. 신체의 오른쪽이 태양, 핑갈라 에너지를 나타내고 신체 왼쪽은 달, 이다 에너지를 나타낸다. 두 에너지는 신체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그리고 두 에너지의 균형이 왜 중요할까?
우리 몸에는 자율신경계가 있다. 자율신경이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무의식적일 때도 자동으로 조절되는 자율신경계에는 두 가지 줄기가 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혈압 조절, 호르몬 분비, 소화 촉진 등에 관여한다.
-교감신경: 동공확장, 심장박동 촉진, 소화액 분비 억제, 대장 운동 억제 - 흥분성 조절
누가 나를 깜짝 놀라게 했을 때 혹은 무서운 일을 목격했을 때 등의 상황에서 활발해진다.
-부교감신경: 부교감신경은 동공축소, 심장박동 억제, 소화액 분비 촉진, 대장 운동 촉진 - 억제성 조절
숙면이나 안정을 푹 취했을 때 또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등의 상황에서 활성화된다.
교감신경은 요가에서 신체의 오른쪽, 태양을 나타내는 핑갈라 에너지이고 부교감신경은 신체의 왼쪽, 달을 나타내는 이다 에너지다. 두 에너지를 호흡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호흡과 직결된 신체부위 코는 왼쪽, 오른쪽 구멍 2개로 나뉘어 있어 교대 호흡을 한다. 오른쪽 콧구멍으로만 호흡하게 되면 핑갈라 에너지가 활성화되어 교감신경계가 활발해지는 반면, 왼쪽 콧구멍으로만 호흡하게 되면 이다 에너지가 활성화되어 반대로 교감신경이 억제되는 것이다.
인체의 생리적 상태를 결정하는 두 줄기는 조화로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르몬 변화, 혈액순환 문제, 만성적 우울감, 감정조절의 어려움을 겪는다. 두통, 현기증, 변비, 수족냉증 등의 눈에 보이는 문제도 생기게 된다. 흥분해서 지나치게 교감신경이 활발해지면 혈압이 높아지고 또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으면 저혈압이 생길 수 있다. 우리 몸의 컨트롤타워인 두 줄기를, 일상에 스트레스를 달고 불규칙적인 습관을 가진 우리의 몸은 균형을 이루지 못한 채 살아간다.
애플워치도 알림 하는, 호흡의 힘
두 신경 즉 두 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유지될 수 있을까?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자율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억제시킬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호흡이다. 호흡을 통해 신체의 두 에너지를 균형 있게 조절하며, 아사나를 이어가는 것이 요가다.
호흡에는 ‘안정화' 시키는 힘이 있다. 일에 파묻혀 책상 앞에 장시간 앉아있으면 울리는 애플워치 심호흡 알림은 균형이 무너져 있는 나에게 ‘안정’이 필요하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그럴 때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주의'를 내 몸으로 가져와 머물다 보면, 우리 몸에 자연스러운 호흡이 발생한다. 호흡은 충동적인 감정과 우울감을 제어하고 지금 몸에 필요한 것을 찾아줌으로써, 우리가 다시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충전해준다.
안정의 힘을 가진 호흡은 요가에서 기본이자 필수요소다. 자신의 몸 안으로 '주의'를 가져와 호흡의 속도와 깊이를 맞춰가다 보면, 어느새 고요하게 내려앉은 몸에 안정감이 깃들게 된다. 안정된 몸을 통해 자신의 육체를 훈련하고 마음 상태를 살피어 스스로 성찰하고 자각하는 것이 요가의 본질이다.
파이에 핵심인 애플이 있어야 애플파이로 완성되듯,
아사나와 명상에 호흡이 있어야 비로소 요가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