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Queen - Bohemian Rhapsody
2018년 프레디 머큐리가 부활했다. 성경에서 예수의 부활을 묘사하는 구절이 이처럼 극적일까.(저도 아멘입니다) 전세계 관객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지켜보는 가운데 내가 태어난 1991년에 세상을 떠난 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라미 말렉이라는 젊은 배우의 헌신적인 연기로 되살아났다. 퀸을 몰랐던 이들도, 퀸을 사랑했던 이들도 모두 다시 퀸을 들었다. <Bohemian Rhapsody >, <Don't Stop Me Now>, <We Will Rock You> 등 이미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본 적 있는 노래들이었다. 영화의 흥행으로 SNS에서 '보랩 덕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퀸 멤버들을 연기한 배우들은 '보랩 보이즈'로 불렸다. 한국의 젊은 팬들은 7~80년대에 찍힌 퀸의 낡은 사진으로도 즐겁게 덕질을 했다.
프레디 머큐리의 부재 이후 따로 보컬 영입을 하지 않던 퀸은 2012년 공연부터 가수 아담 램버트 Adam Lambert에게 그 자리를 맡긴다.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8'의 준우승자 출신으로 2009년 데뷔해 솔로로 활동하던 아담 램버트는 화려한 비주얼과 폭발적인 가창력, 뛰어난 무대 매너로 퀸의 프론트맨 역할을 소화할 자격이 충분했다. 그리고 마침내 2020년 1월, '퀸버트'의 모습으로 퀸의 첫 단독 내한 공연이 펼쳐졌다. 무려 데뷔 47년만의 일이었다.
퀸의 음악은 실험적이고 도전적이며 극적이다. <Bohemian Rhapsody>는 동명의 영화에서 구현된 비하인드 스토리에 따르면 곡의 러닝타임이 6분으로 라디오에서 틀기에 너무 길었고, 곡 중간에 전개되는 낯선 장르 변환 등으로 레코드사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자신감 넘쳤던 젊은 퀸 멤버들은 소신있게 <Bohemian Rhapsody>로 활동을 원했고 1975년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결국 전세계에서 울려퍼지고 있다.
2018년 개봉 당시 <보헤미안 랩소디>를 극장에서 혼자 감상했다. 신나는 록 음악으로만 알았던 퀸의 이야기, 캐릭터와 음악에 흠뻑 빠져 엔딩크레딧을 끝까지 보고 영화관의 어두운 복도를 천천히 빠져나오며 들었던 옆자리 부자(父子)의 대화가 아직도 떠오른다. 40대 아빠와 초등학생 아들이었다.
"멋지지? 아빠가 좋아한 가수야. 이름이 뭐라고?"
"프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