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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ingbelle Mar 18. 2022

저마다의 신세계를 꿈꾸며

017. A Whole New World (알라딘 OST)

완전히 새로운 세계(A Whole New World)는 2019년 <알라딘> 4DX 영화 상영관에 있었다. 1992년 2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알라딘>은 실사 영화로 리메이크 개봉하며 국내에서도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뮤지컬 영화의 특성을 살린 '싱얼롱(OST를 따라부르는 등 자유로운 리액션 관람이 가능한 회차)' 상영과 4DX 버전 등 하나의 영화를 여러 각도로 즐길 수 있는 마케팅 시도가 돋보였다. 집시 소년 알라딘과 궁 안에 살던 공주 자스민이 마법 양탄자를 타고 더 넓은 세상을 상상하는 노래가 흐를 때 4DX 상영관의 관객들도 마치 양탄자 뒷좌석에 앉은 듯 신세계를 경험했다. 과장을 조금 보태 양탄자 멀미(?)가 났다는 사람까지 있었다.  


사실 이전에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모든 인물이 영어를 하는게 어색하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중세 중국이 배경인 <뮬란>에서 뮬란과 동료 군인들은 "Yes, Sir!" 을 외치고, <미녀와 야수>의 프랑스인들 또한 자존심도 없이 영어로 대화한다. (이 와중에 'bonjour' 같은 짧은 인삿말은 또 불어를 구사한다. 이게 더 이상하다.) 칠레 이스터섬 인근의 가상 배경인 모투누이의 원주민 <모아나>는 유학도 안 다녀왔을텐데 영어가 꽤나 유창하다. 비단 미국 회사인 디즈니에서 만든 콘텐츠니까, 하고 넘어가기엔 영 찜찜했다. 영어로 전달되지 않더라도 더 멋지고 아름다운 이야기와 노래가 있을 텐데 왜 똑같이 알파벳으로만 쓰여야 했을까. 


어쨌든 이번에도 영어를 쓰긴 하지만 이집트 출신의 메나 마수드(알라딘 역)와 인도계 영국인 나오미 스콧(자스민 역)이 캐스팅 되었다는 것에서 변화를 느꼈다. 누가 봐도 아랍권 국가 배경인 <알라딘>의 정체성을 살리려고 노력한 것이다. 영화에 삽입된 <A Whole New World>는 주연 배우들이 직접 부르지만 엔딩 테마곡의 가창은 그룹 원디렉션 출신 제인 말리크와 (그는 파키스탄계 영국인이기도 하다) 당시 미국의 인기 오디션프로그램 준우승자였던 신인 싱어송라이터 자비아 워드가 불렀다. 이국적인 아랍풍의 편곡이 인상적인 곡이라 개인적으로 영화 삽입 버전보다 더 즐겨 들었다. 


영화 <알라딘>의 OST는 총 세 종류의 공식 디지털 앨범을 출시했는데 그 중 하나는 'Hindi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힌디어 영화 음악)' 이다. 윌 스미스의 지니가 완벽히 소화한 노래들도 좋았지만, 힌디어로 부르는 버전이 해당 언어권 관객에게는 훨씬 자연스럽고 가깝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렇게 저마다의 언어로, 다양한 이들에게 전하는 온기가 닿아 펼쳐질 새로운 세계를 기대해본다.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짜릿했던 자스민의 불호령, <Speechless>도 물론 인상적이었다. 그렇지만 앞에서 다룬 Let it go와 유사한 서사라는 점에서 이번 편에서는 <A Whole New World>를 골랐다. 

<Speechless>는 2019년 실사 영화버전에서 처음 선보인 OST였으며, 전세계 수많은 여성 가수들의 커버 영상으로 유튜브를 풍미했다. 한국에서는 AKMU의 이수현이 개인 채널에 올린 커버영상이 700만 뷰를 돌파하며 가장 인기를 끌었다. 이수현은 이후 2020년 디즈니의 새로운 실사 영화 <뮬란>의 메인 테마곡 <Reflection>의 한국어 버전 가창을 맡는다.



#임진모비켜 #MZ세대한국인의팝송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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