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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ingbelle Mar 02. 2021

섹시백은 돌아오는거야

003. 저스틴 팀버레이크 - Sexy Back




2000년대에 댄스 가수를 꿈꾸던 전 세계 밀레니얼 소년들의 롤모델은 단연 "I'm bringing sexy back"을 읊조리던 저스틴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보이그룹 엔싱크의 소프트한 이미지를 어느 정도 차용했던 데뷔 싱글 <Like I Love you>보다는, 솔로 아티스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Sexy Back>을 골랐다. 이 노래의 유행 이후 어쩐지 2000년대 후반 한국에서는 '섹시백'이 '매력적인 뒷모습'을 대체하는 고유명사가 되어 버렸다. (사실 초반 가사 'I'm bringing sexy back' 은 sexy한 back을 뜻하는 게 아니라 '이제부터 내가 섹시가 뭔지 보여주지' 에 더 가깝다고 한다.) 이 시절 우리는 각종 인터넷 신문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여성 셀럽들의 뒷모습을 찍어 '숨막히는 뒷태'라고 우르르 업로드하던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이런 류의 기사에 꼭 함께 붙던 공장식 워딩 중에는 '누구누구의 섹시 백'이 있었다. 지금은 명성을 잃었지만 2G폰 시장의 강자였던 팬텍의 SKY라는 브랜드에서 출시한 '섹시백' 이라는 핸드폰 기종도 2009년 출시되어 인기를 끌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너무 기억나죠?


다시 노래로 돌아오자면, <Sexy Back>은 스타일적으로도 확실한 존재감이 있었다. 엔싱크 막내 시절 귀여운 곱슬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쓰리피스 수트 업에 스니커즈를 매치해 무대를 신나게 휘젓는 저스틴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가만히 있다가도 웬지 모델 포즈를 취해야만 할 것 같은 강렬한 비트로 시작하는 이 곡을 들으면 '잘 놀면서 실력도 있는 다 가진 슈퍼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에 빙의하게 된다. 이렇게 밀레니얼의 추억팔이로 잊혀질 뻔 했던 섹시백은 2020년 역주행의 기회를 맞는다. 영국의 팝미디어 POPBUZZ가 꼽은 <Best TikTok songs 2020>에 따르면, 틱톡이 섹시백을 다시 불러온 것이다(TikTok is truly bringing 'Sexy Back'). 많은 틱톡커들이 <Sexy Back>을 bgm으로 클럽에 놀러온 듯한 연출을 하는 영상을 올렸고, 이 노래를 몰랐던 Z세대들에게까지 자연스럽게 바이럴되었다고 한다.


이 글을 보고 당장 <Sexy Back> 추억팔이를 위한 유튜브 영상이 필요해졌다면, 혹은 틱톡에서 들은 그 노래의 원곡자 Live 풀버전이 궁금하다면  2006년 촌스러운 연출의 뮤직비디오보다는 같은 해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런웨이에서 공연한 무대 영상을 훨씬 추천한다.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글로벌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자사의 전속 모델을 세워 주최하는 패션쇼로 미국의 TV 방송국에서 중계하던 연례 최대 미디어 행사였으나, 시청률 부진과 성상품화 논란 등의 사유로 2019년 전격 페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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