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해도 너무 조용했다. 우리 동네에 새로운 지하철역이 생겼다는 걸 뉴스에서 보다니. 저녁을 먹고 산책 삼아 새로 생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같이 가던 남편이 지하역사를 통해서 옆동네로 바로 넘어갈 수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아닐 것 같다고 대꾸하면서도 미지의 공간으로 가는 설렘을 한껏 즐긴다.
생각보다 아담한 출입구를 지나 지하로 내려갔다가 옆동네의 다른 출입구로 나가보았다. 역의 출입구가 우리 동네는 딱 1개인데 옆동네에는 4개였다. 갑자기 머릿속에 의문부호가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무슨 이유로 이런 이상한 결과물이 남게 되었을까?
역이름도 왠지 어색하다. 다른 도시의 역명과 달리 도시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다. 다음날 시청에 전화해서 문의하니 출입구 불균형 문제는 비용을 최소화하려고 기존 선로를 이용하느라 그랬을 것 같다고 한다. 역이름도 설문조사등을 거쳐 철도공단에서 확정했기에 시청에서 해줄 말은 없다고.
어찌 됐든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좋은 소식은 따로 있다.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새로운 지하철을 타고 동탄역에 가면 내린 자리에서 바로 SRT를 갈아탈 수 있단다. 벌써 경주에 당일치기로 다녀왔다는 사람이 있다. 새로 생긴 지하철역으로 들어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마음먹으면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다. 생각만 해도 자유롭고 신이 난다.
새로운 지하철역이 동네에 생긴다는 것은 같은 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의 확장을 의미한다. 줄어든 시간만큼의 자유가 우리에게 주어진다. 언제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두근거림이 일상에도 찾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