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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민재 Apr 02. 2024

히아신스  사행시

지속가능한 취미를 찾는 중입니다 - 꽃꽂이 1

각 대학병원에는 암교육센터가 있습니다. 암에 걸린 당사자와 보호자를 위해서 정보도 제공해 주고 여러 가지 지원과 지지를 줍니다.



오늘은 암교육센터의 원예치료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매월  이틀정도 진행이 되는데 항상 제일 먼저 마감되는 수업이라고 합니다. 저도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운 좋게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꽃은 '히아신스'라는 꽃이었습니다. 향이 아주 강렬했습니다. 프리지어가 부드럽고 달콤하다면 히아신스는 세고 고집스러운 느낌이 난달까요. 비슷한듯하면서도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주인공을 먼저 가운데에 꽂습니다. 주변에 석죽과 말리기 좋은 꽃(이름을 잊어버렸네요)을 잔잔하게 꽂아줍니다. 뒤에 받침이 되는 잎사귀 줄기도 꽂아주니 완성이 되었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었는데요. 오늘은 특별히 입원치료 중인 막내딸과 함께 참여하신 아버님이 계셨습니다. 꽃꽂이 중간중간 자꾸 따님을 보시는 것 같아 궁금했다는 강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모두들 두 부녀를 응원하는 마음이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의 꽃 히아신스를 가지고 사행시를 지어보았습니다.


히. 히말라야소금을

아. 아침마다 먹으니

신. 신랑이 건강해져서

스. 스위트합니다.


듣고 있던 다른 참가자분이 다급하게 히말라야 소금은 어떻게 먹는 거냐고 물어보셔서 모두들 또 한 번 크게 웃었습니다. 사실 히말라야소금을 아침마다 먹거나 해본 적은 없고 그냥 요리에 넣어 먹어보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같고도 다른  병을 앓아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암교육센터에서는 편안하게 속내를 얘기하기도 하고 낯선 이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기도 합니다.



꽃이 주는 위로와 사람이 주는 위로를 한꺼번에 받아 들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히아신스의 향이 버스 안에서도 주위를 맴돌아 그곳에서의 온기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도와줍니다.



모두들 건강하기를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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