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에선 감사일기를 쓰자
몸과 마음이 모두 무너져 내려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을 때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것 말고는 딱히 해볼 수 있는 게 없었기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어색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딱히 감사할 일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와 아침을 함께 맞이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남편에게 무사히 아침밥을 차려줄 수 있어 감사합니다.’ 와 같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 것들로 적어나갔다. 정말 감사의 마음이 우러나와서라기보다는 감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의지를 갖고 쓴 것이었다고 하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자꾸 쓰다 보니 감사할 일들이 점점 많아지고 또 그 내용에 있어서도 섬세해지고 깊어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제 감정과 생각을 전보다 더 빨리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어 감사합니다.’, ‘청소하기 싫을 때 하지 않을 여유와 자유를 제게 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이 내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나를 좀 더 깊이 스스로 관찰하고 느끼고 행동을 선택하게 되고 그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었다.
또한 감사 일기를 쓰거나 이야기를 할 때면 내 표정도 밝아지고 뭔가 따뜻한 에너지가 내 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기도 했다. 매일 숨 쉬는 공기, 항상 옆에 있는 가족, 쉴 수 있는 집, 나무와 꽃 등 당연하던 모든 것들이 감사할 대상이 되면서 나에게 안도감을 주었던 것도 같다. 그렇게 매달리듯 감사 일기에 의지해서 내게 찾아온 위기 상황을 넘긴 경험을 했기에 나는 지금도 뭔가 잘 안 풀리는 일이 생긴 날이면 잘 때 누워서 말로나마 감사 일기를 중얼거려본다. 그러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힘들었던 하루를 긍정적인 기운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감사하기‘의 신비로운 작용에 대해 경험적으로만 알고 있다가 최근에 본 창업관련 책에서 우연히 감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책의 저자는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의 마인드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다 가진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보통은 더 가지고 싶으면 간절히 바라라고 하면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다 가진 사람은 어떨까?‘ 하고 그 사람들의 마음을 공감하려고 해보았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들은 이미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가지고 싶어서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갖는 게 아니라 이미 가진 것들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 시작하면 주위의 좋은 에너지가 함께하며 실제로 다 가지는 사람으로 천천히 만들어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감사의 마음은 바로 풍요의 마음이고 많이 가졌기 때문에 감사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비로소 ’감사하기‘의 신비가 풀리는 것 같았다. ’감사일기‘가 주었던 안도감과 편안함은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감사함으로써 서서히 나를 ’없어서 더 가지고 싶은 사람‘에서 ’다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삶의 어느 지점에서는 막다른 골목에 있는 것 같은 위기를 경험하게 될 수 있다. 그 때는 내가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하되,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 그때는 감사 일기를 떠올려보자. 긍정적인 기운과 에너지로 당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 다음날 다시 한걸음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