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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민재 Mar 30. 2018

중요한 건 남이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다

박명수딸 민서의 '인정!'



일요일 오전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박명수의 라디오쇼’를 듣다가 박명수의 딸 민서의 이야기에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야, 너네 아빠 못 생겼어. ”

     

“인정!”

     

박명수는 딸 민서가 인정할 건 인정한다며 아빠의 외모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딸이 ‘우리 아빠 못 생긴 거 인정!’ 이란 말을 친구들 사이에 해서 싸움도 나지 않고 더 훈훈해졌다는 이야기를 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보통의 어린 아이들이었다면 그 말을 자신에 대한 놀림으로 생각해서 말다툼을 하거나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박명수의 딸 민서는 어떻게 그렇게 지혜롭게 친구의 놀림에 대처해서 갈등 없이 쿨하게 넘어갈 수 있었을까?

     

그냥 있는 그대로 깔끔하게 인정했기 때문이다. 못생겼다는 말을 뱉은 친구 입장에서는 더 이상 물고 늘어질 빌미가 없어져 버려 머쓱했을 것이다. 멀리서 날아든 화살에 찢어지거나 뚫리지 않고 잠깐 안쪽으로 받아들이는 듯 하다가 이내 무심하게 화살을 튕겨내는 고무공이 떠오른다.

     

내 약점을 스스로가 인정하면 아무렇지 않다.  내 안에 취약한 부분이 있고 그 취약함이 있어도 괜찮다고 받아들일 수 있으면 그게 더 이상 내게 상처가 되지 않는다. 상대방이 그 약점을 가지고 공격을 해와도 잠깐은 흔들리고 출렁거릴 수 있지만 그다지 큰 충격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렇다. 문제는 남이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고 있느냐다.

     

내가 나를 충분히 신뢰하고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인정과 관심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다. 타인의 비판적인 평가나 무시하는 말들이 상처가 되고 비수가 되는 기저에는 나를 비판적이고 무시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면서 상처를 덧나게 하고 크게 만드는 내가 자리하고 있다.

     

TED 최고의 강연중 하나로 유명한 브레네 브라운은 '취약하다는 것(vulnerability)의 힘'이라는 강연에서 ‘스스로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과 ’나는 충분히 훌륭하지 않다고 계속 의심하는 사람들‘을 비교하여 이야기한다. 이 중 스스로가 가치 있다는 깊은 믿음 속에서 온 마음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whole hearted) 의 경우 첫째,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버리고 불완전한 자아를 드러낼 용기가 있고 둘째,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약점에 대해 편안해하지도 수치심을 쉽게 이야기하지도 못하지만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남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나의 취약하고 연약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비록 편안하게 받아들이지는 못할지라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럴 수 있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 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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