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절대 저것이 아니다.
이 당연한 말을 브랜드명으로 내세운 브랜드가 있다. 최근 팬층을 확보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스트릿패션 브랜드 'thisisneverthat'이다. 브랜드 이름을 듣는 순간 궁금해졌다. 3음절 내로(ex. 나. 이. 키) 끝내야 기억되기 쉽다는 보편적 지식과 동떨어진 이름이다. 그래서 보통 브랜드명은 한 단어로 한다. 그런데 be 동사가 포함된 문장 형태의 브랜드명이라니.. 감탄스럽기까지 했다. 브랜드로써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현시대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마저 느껴지기도 했다.
현시대는 정체성과 존재에 대한 인식과 존중이 희미해졌다. 필자는 '이것'을 '저것'으로 바꾸려면 오직 신의 능력으로만 가능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반발할 것이다. 타고난 정체성에 대한 고민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정체성을 '취사선택'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thisisneverthat은 그들의 브랜드명으로써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듯하다. 그들의 캠페인 광고를 찾아보았다. 감각적이면서도 무던하다. 브랜드의 제품을 살펴보았다. 광고와 비슷하다. 저마다 담백하게 분류에 알맞게 디자인한 인상이다. 'straightforward'한 디자인이다. 룩북이나 제품 이미지를 보면 각 제품의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야말로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다. 이쯤 되면 그들의 디자인 철학이 궁금해진다. thisisneverthat의 최종규 디자이너에 따르면 처음 생각과 최종 결과물이 다를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추상적인 생각을 구체화하며 손을 움직이다 보면 정반대의 최종 결과물이 나올 때가 있다. 하지만 이는 동일한 주체의 아이디어가 형상을 달리 한 것뿐 그의 의도는 유지된다. 그리고 이것과 저것으로 구분되는 옷 덕분에 디스이즈네버댓의 정체성은 뚜렷해진다. 스트릿패션을 즐겨 입는 사람들 역시 뚜렷한 개성이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누군가에겐 '여긴 내가 입고 싶은 옷은 없다'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thisisneverthat Gore-Tex Collaboration | 이미지출처: thisisneverthat.com
디스이즈네버댓은 애매한 모두가 아닌 그들의 팬들이 있을 곳에 브랜드를 소개했다. 브랜드가 되고 싶다면 '우리는 당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당당하지만 겸손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마케팅 대가 세스 고딘의 저서 '마케팅이다(This is Marketing)'에서 그는 브랜드라면 '찐팬'을 보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소통 방법 중 하나로 브랜드 정체성의 명확한 전달을 얘기한다. 모두가 아닌 단 1명이라도 깊은 인격적 관계를 형성하라는 말이다. 스트릿컬처를 이해하고 그들의 패션을 존중하는 사람을 위한 thisisneverthat. 스트릿패션이 뭔지 모르겠다고? 그럼 이건(this) 절대 아닙니다(is never) 당신을 위한 것이(that).
세스 고딘, <마케팅이다>나와 맞는 브랜드의 발견은 잘 맞는 친구가 한 명 생기는 것과 같다. '이토록 나를 알아주는 제품이라니.' 우리는 그 감정에 아낌없이 소비한다. thisisneverthat 은 스트릿패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저런(that) 개성 없는 옷들은 절대 당신을 만족시킬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저런 패션보단 스트릿패션(this)이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우린 저들이 아니다. 우리가 당신이 원하던 옷을 만들어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