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WORD POWER

(Dear Basketball)
사랑하는 농구에게,

어느 농구선수의 지독한 사랑이야기

by kwahir


"Love, the greatest motivation"

가장 위대한 동기이자 목적, 사랑.


사랑은 현실적이며 헌신적이다. NBA 전설이 된 Kobe Bryant(코비 브라이언트)는 그의 '지독한' 농구 사랑으로 유명했다. 그는 농구를 잘하기 위해 자신을 세심하게 분석하고 훈련을 계획한 후 실행에 옮겼다. 훗날 인터뷰에서 그는 스스로를 최정상급 선수들의 점프력, 민첩성, 신체조건 중 어느 것도 타고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그는 'mediocre(보통)'의 조건을 갖고 있었지만 농구만 바라보며(사랑하며) 발견한 그의 재능은 고된 훈련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몸과 유연성이었다.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여 코비는 수 십, 수백 가지의 기술을 터득하며 그의 'Game*' 을 완성해 나갔다. 농구를 해본 사람이라면 코비의 대단함을 알 수 있다. 농구를 볼 줄 모르더라도 코트를 장악하는 그의 리더십은 알아볼 수 있다. Phil Jackson(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 모두를 코치해 본 NBA의 명장)은 한 인터뷰에서 기술(skill)적으론 코비가 마이클보다 낫다는 평가까지 했다. 조던 또한 코비만큼은 일대일로 맞붙었을 때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지 않았다. '최고의 농구선수'라는 꿈을 꾸기만 하는 것은 코비의 사랑 방식이 아니었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한 그의 훈련은 선수생활 20년 동안 이어졌다. 카메라 플래시 때문에 슛을 놓치자 뙤약볕 아래에서 6시간 동안 태양을 바라보며 슛을 던졌다는 일화도 있다. 그는 농구를 위해 그의 삶을 오롯이 바쳤다.


사랑은 살아갈 이유를 준다. 농구는 코비에게 살아갈 이유를 선사했다. 그리고 농구는 코비가 스스로를 면밀히 알아가도록 했다. 그의 훈련은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계획되고 이행되었다. 농구를 향한 그의 사랑은 최고를 향해 가는 모든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은퇴의 시점이 다가왔을 때 그는 그의 사랑을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기로 결정한다. 인생 선배로써 후배 선수들에게 그가 체감한 것을 전달하겠다 결심한다. 최고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헌신. 그리고 노력할 수 있는 기회는 영원히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가 다음 세대를 위하여 쓴 아래의 편지에서 그의 고뇌와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농구를 사랑했던 그의 마음은 우리에게 꿈과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운동선수들이 자신의 방식과 플레이스타일로 경기를 운영을 할 때 'my game'이라는 표현을 쓴다.


Dear Basketball,


From the moment

I started rolling my dad’s tube socks

And shooting imaginary

Game-winning shots

In the Great Western Forum

I knew one thing was real:


I fell in love with you.


A love so deep I gave you my all

From my mind & body

To my spirit & soul.


As a six-year-old boy

Deeply in love with you

I never saw the end of the tunnel.

I only saw myself

Running out of one.


And so I ran.

I ran up and down every court

After every loose ball for you.

You asked for my hustle

I gave you my heart

Because it came with so much more.


I played through the sweat and hurt

Not because challenge called me

But because YOU called me.

I did everything for YOU

Because that’s what you do

When someone makes you feel as

Alive as you’ve made me feel.


You gave a six-year-old boy his Laker dream

And I’ll always love you for it.

But I can’t love you obsessively for much longer.

This season is all I have left to give.

My heart can take the pounding

My mind can handle the grind

But my body knows it’s time to say goodbye.


And that’s OK.

I’m ready to let you go.

I want you to know now

So we both can savor every moment we have left together.

The good and the bad.

We have given each other

All that we have.


And we both know, no matter what I do next

I’ll always be that kid

With the rolled up socks

Garbage can in the corner

:05 seconds on the clock

Ball in my hands.

5 … 4 … 3 … 2 … 1

Love you always,

Kobe


사랑하는 농구에게,


처음으로

아버지의 양말을 돌돌 말아

The Great Western Forum에서

결승 슛을 던지는 상상을 하면서부터

나는 한 가지를 바로 알 수 있었어


너와 사랑에 빠졌다는 걸.


나의 삶을 다 내줄 수 있을 만큼 깊은 사랑

나의 마음과 힘

나의 영혼까지.


너와 깊게 사랑에 빠진

여섯 살 소년은

긴 터널의 끝을 궁금해하지 않고

그곳을 빠져나오는 자신의 모습만 볼 수 있었어.


그래서 나는 열심히 뛰었어.

매 경기마다 코트의 끝에서 끝까지

너를 위해서 모든 루즈볼을 쫒았어

너는 나에게 최선을 요구했지만

난 나의 온 마음을 너에게 준거야.

넌 그 이상의 것을 나에게 주었으니까


나는 땀과 고통으로 지난날을 견뎌냈지만

도전의식 때문이 아니라

네가 나를 불렀기 때문에 그랬어.

나의 모든 것은 전부 너를 위한 것이었어

내가 너로 인해 살아있음을 느낀 것 같이

다른 이에게도 똑같이 해주는 게 너니까.


너는 여섯 살 소년에게 레이커스 선수가 되는 꿈을 심어줬지

그것만으로도 나는 언제나 너를 사랑할 거야.

하지만 지금과 같은 집착적인 사랑은 더 이상 힘들 것 같아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기로 결정했거든.

나의 심장은 아직 압박을 견딜 수 있고

내 정신은 아직도 건강하지만

나의 몸이 이제 그만해야 되는 순간이라고 알려주고 있어.


근데 괜찮아.

이제 너를 놓아줄 준비가 된 거 같아.

하지만 우리가 서로의 마지막을 만끽할 수 있도록

이것만은 알아줬으면 해

좋은 시절과 힘든 시절을 함께 겪으며

우리는 서로에게

각자가 가진 모든 것을 내주었다는 걸.


그리고 서로 알다시피, 내가 이다음에 무슨 일을 이어가든

나는 언제나 아버지의 양말을 돌돌 말아서

손에 공을 들고

5초 남은 경기를 상상하며

구석에 있는 쓰레기통을 향해 공을 던지며 놀던

그 아이란 것을.

5...4...3...2...1

언제나 너를 사랑하는, 코비로부터


참 사랑은 살아갈 이유를 주고

그 크기를 실감하게 하여

나를 견주어 보게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알게 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보여주며

그를 향해 가는 과정을 견딜 수 있게 한다.


故)코비 브라이언트의 정신을 기리며.


Dear Basketbal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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