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스파이크와 운동 그 어딘가

일상의 영감 기록

by MOIC

1. '실력으로 진 사람에게는 언제고 기회가 주어진다. 인성으로 패배한 사람에게는 절대로 주어지지 패자부활전이 주어지지 않는다.' - 손웅정 -

아이를 어떤 교육관으로 키워야 할지 문득문득 생각이 든다.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건 덤).

시니컬함이 우월 전략이라고 여겨지고, 혐오가 낭자한 세상을 산다. 항상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하고 싶은 것 하기, 책 많이 읽기를 강조했다. 인성으로 패배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2. 먹을 때의 나는 다소 파괴적이고, 본능에 충실하며 인생의 마지막 끼니처럼 간절하게 먹을 때가 있다. 단식원에 삼일 정도 갇혀있다가 나온 사람 마냥 앉은자리에서 음식을 욱여넣는데, 금방 후회할 걸 알면서도 같은 선택을 반복한다는 게 제법 진절머리가 난다. 과식하는 나도 싫지만, 후회할 짓을 내 손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게, 그러니까, 후회할 걸 알면서도 기어이 그렇게 한다는 게 더 싫다.

반면, 운동할 때의 나는 자의식 충만하고, 들뜨는 심박과 부들거리는 근육에 충실하며, 비 오듯 쏟아내는 땀을 즐기며 경쾌하게 질주한다. 덥고 습하고 숨차고 트레드밀은 끊임없이 몰려오지만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하는 내가 좋다. 운동 뒤 보상처럼 다가올 성취와 쾌감을 알고 있기에 힘들어도 이 악물고 마저 뛰게 된다. (필자는 헬스, 러닝(유산소), 농구를 즐겨하고,, 그리고 복싱을 최근에 그만뒀다.)

금요일 저녁이다. 퇴근하자마자 아내와 양념치킨에 맥주, 쭈꾸미볶음에 소면 추가해서 해치운다. 그리곤 아내가 항상 말하는 '혈당 스파이크'가 선물해 준 흐릿한 잠을 즐기니 토요일 오전이다. 운동 간다.

죽어라 당기고 뛴다. 오늘은 딱 5km를 채우는 게 목표다. 4분 빨리 걷기, 1분 스프린트. 오르막 설정은 덤.

이렇게 하면 단숨에 기분 좋아질 걸 아니까, 이런 쾌감을 얻으려면 이 정도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것 같다.

음식에 눈이 멀어버릴 때의 난 프로이트의 구강기로 퇴보하는 기분이 든다. 단순 명료한 식탐에 프로이트를 운운하는 것도 우습긴 한데 스스로 과식에 대한 고찰을 해보자면 그렇게 느껴진다.

반면, 뛸 때의 나는 이데아로 나아가는 기분이다. 속세에서 벗어나 어떤 무형의 지향점을 향해 다가가는.. 쉽게 말해, 뭐라도 된 듯한 고양감에 사로잡힌다.

많이 먹고 운동하는 얘기 하면서 프로이트와 이데아를 들이미는 게 스스로 민망하지만 그냥.. 행위의 본질을 되짚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두 자아가 모두 내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두 자아 모두 나의 단면이다. 내 안에는 구강기 어린아이와 이데아를 쫓는 성인 모두가 살고 있다.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내 모순적인 순간들을 이해하고 잘 다스릴 수 있지 않을까.


3. 한 성악가가 유학시절 식당에서 접시 닦던 경험을 말하며, 같은 유학생들 중 한 부류는 지금 비록 접시를 닦지만 나중에 꼭 성공할 거라 생각하고, 다른 부류는 어떻게 접시를 깨끗이 닦을까만 생각하더란다. 놀랍게도 성공한 사람들은 후자다.

일을 바라보는 시각을 단순하게 할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의 일은 당연하거니와, 집에서 필요한 일들도 마찬가지다. 그냥 그것 자체로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어느 글에서 쓴 사람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건강한 습관인 것처럼, 일을 바라보는 것도 그렇다. 플레인 하게 생각하자. 눈앞에 있는 것을 잘하자. 미래는 나도, 너도 모른다.


4. 주언규가 한 말이다. 좋아서 남겨놓는다.


단점 예시를 들 때는 내 얘기를 하고, 장점 예시를 들 때는 남 얘기를 하면 된다.

주의점은 나의 약점이 아니고.. 단점의 예를 들 때 말하는 거다.

이러면 아무리 세게 말해도 좋은 사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비난받는 이유는 정확하게 반대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 얘기하기 어려운 단점은, 남 얘기도 하면 안 되는 거다.


작가의 이전글고난은 한 번에 옵니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