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 정신 차리세요!!"
삐뽀 삐뽀 ~~~~~에~~ 엥 삐뽀~~~ 엥 구급차 안에서
시어머니를 흔들면서"어머니! 정신 차리세요!!"
만약에....... 안돼!...
엉엉 울면서 어머니를 깨웠다.
머릿속에 파노라마처럼 어머니와 함께 한 시간들이 스쳐간다. 응급실에서 집에 돌아와 기운을 차리고 어머니가 처음 하시는 말씀이" 내가 죽으면 같이 사는 큰며느리는 울어 줄 것 같아" 구급차 안에서 내가 통곡하며 우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렸다 하신다
10살 차이 나는 시 이모는 서울에서 살다 망해서 어머니 집 이층으로 이사를 왔다. 큰 시누이가 학원비를 타서 나가면 이모가 문 앞에서 기다리다 돈을 빌려주라 했다 한다. 어머니가 이모를 잘 살게 하려고 많이 도와주었단다. 그런데 어머니 1200평 논을 이모부가 시아버님에게 인감도장 용도를 다르게 말해서 팔아버린 거다. 아버님은 돈이 오죽 없으면 팔았겠는가 싶어 알고 있었지만 말씀을 안 하셨다 한다. 시이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논을 팔아버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논이 1200평이라 하고 이모는 600평이라 우겨서 인정을 안 하는 이모 말에 기가 막혀서 악을 쓰다가 정신을 잃게 되었다. 언니를 외치는 큰소리에 놀라서 내려와 보니 어머니는 쓰러져 있었다.
어머니가 목숨보다 귀하게 생각하는 큰아들이 주식으로 재산을 날려버렸을 때 이모집에 다녀오면 매일 저녁 눈물을 흘리셨다. 워낙이 듣는 사람 생각하지 않고 자랑 잘하는 이모 말을 들으며 어머니 처지와 비교되어 상처를 받았다. 어머니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이모 말을 듣고 기가 죽은 당신이 억울해서 우셨다. 어머니는 하루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우리에게 하신다. 자식이 잘못해서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했으니 우리 부부는 듣고 있어야 했다. 어머니가 잘 살아버리면 그런 일도 없을 텐데.
어머니는 이모가 도와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면서 서운함이 커졌다. 어머니는 항상 이모와 이모 자식들의 경제력이 우리보다 낫다 생각한다. 어머니는 하루에도 몇 번씩 돈을 굴려서 자식을 줄 생각을 했을 거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1200평 논 이야기를 했을 거고. 어머니가 기대를 가지고 말을 꺼냈을 거라는 걸 아는 이모는 여지를 안 주려고 잘라 얘기를 했을 거다. 어머니의 희망은 큰 돈이 아니어도 논판 것을 현금으로 해결했으면 하지만 이모는 그러지 않을 거다.
응급실 사건 이후 이모는 논을 팔아 버린 불편한 마음에 80kg 쌀 5 가마니를 팔아서 주고 있다. 우리는 해마다 여름이 가까워지면 묵은쌀을 먹게 된다. 지금은 3.5 가마니를 사준다. 쌀을 사줄 때마다 불편한 마음을 표현한다. 우리는 어머니가 살아계실 동안만 쌀을 받을 수 있다 생각한다.
두 분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른다. 오랜 세월 같은 동네에 살면서 부딪히는데 어머니가 주도권을 잡고 따르라는 식의 관계이다. 형제는 선의의 경쟁자라 했던가? 남들보다 잘 살고자 하는 욕심이 많고 자식사랑이 끔찍해서 만나면 서로 자랑을 한다. 두 분의 가치 기준은 돈의 많고 적음이다.
어머니는 며느리에게는 야단을 함부로 못 하는데 이모는 자식 대하듯 나무라신다. 아직도 어머니는 이모를 꼼짝 못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이모는 참견받는 자체가 싫고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을 거다. 아마도 어머니의 강함에서 오는 반발심? 어머니는 이모가 아프면 걱정은 늘어지게 하면서 어머니가 자랑하면 동조를 안 하는 이모를 어머니는 이해 못 한다. 愛憎 애증의 관계가 지속되는 느낌이다.
자매 사이는 오랜 시간 살아온 정 때문에 사랑하기도 하지만 서로가 저지른 잘못과 실수 때문에 상처가 되고 미울 때가 있다. 잘못된 말이나 행동 때문에 상처 받지만 자매라서 끊을 수도 없고 좋아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 놓일 때가 있다. 애정의 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좋아하는 감정도 있고 미워하는 감정도 있는 바로 그 상황이 애증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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