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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은자 Aug 05. 2020

인생의 전환점이 된 아버지의 부도

나는 6남매의 큰딸이다



나는 6남매의 큰딸이다.

아버지는 독과점 사업을 하셔서 사업이 잘 되었고  경제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었다.

아버지는 200평 주택에서 큰딸의 가든 결혼식을 꿈꾸고 계셨다.

 

우리 집은 명절이 가까워지면 은행 직원들을 초대해서 가든파티로 접대를 하고 승용차에 선물을 싣고 며칠 동안 인사를 다녀야 하는데, 긴 골목 끝, 언덕 위에 있는 친구 집은 명절이 되면 바리바리 선물들이 쌓였다. 친구 아버지가 경찰서장 이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생각을 했다

명예가 있는 직업을 갖겠다고.

그런데 돈도 항상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대학을 졸업할 때쯤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났다.

경험이 없는 수산업에 많은 투자를 했으니 어쩌면 예견된 부도일 수도 있었다. 그즈음 나는 교사로 임용이 되어 교직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월요일 새벽 4시쯤 집을 나서서 일주일 동안 엄마가 싸준 반찬만을 먹고 학교와 집을 오 가면서 살다가 토요일 3시쯤 집에 돌아오면 유일하게 나를 위해 투자를 하는데 ···

그것은 목욕탕에 다녀오는 일이다.


아버지가 항상 하신 말씀은

"변은자는 육 남매의 기수다"

"기수가 잘못되면 안 된다"

늘 책임감을 강조하셨다.


결혼은 생각도 못했지만, 만약에 결혼 조건이 나를 희생하는 결혼일지라도 우리 집에 경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결혼을 하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만큼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그때 동생들 5명 모두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초등부터 대학교까지.


명예욕이 많은 나는 교장 선생님을 꼭 하겠다 생각하며 교직생활을 했다. 열정을 가지고 300명이 넘는 학생들 이름을 외워서 불러주고, 관내에서 시험을 보면 다른 학교보다 성적이 잘 나오게 해서 교육청에서 상도 받았다.


결혼을 하면서 집안 걱정을 많이 안 하고 살았다.

눈으로 안 보기 때문이다.

집안 사정을 짐작만 할 뿐이지 마음에서 멀어져 살고 있었다.



'성공' 이란 한 마디로 교직생활 청산


96년 겨울방학 김장을 하는 날인데, 남편이 가 볼 때가 있다고 데려간 곳이 교육장이었다. 립스틱이 묻었을 때 세탁하는 방법,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은 세제라고 가르치면서도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오염 제거가 네트워크 사업에서 나온 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고 신기했었다.

겨울방학 동안 교육장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꿈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알고, 부자로 살아본 사람이 누려 봤기 때문에 부자로 살기를 더 원한다는 것을.

교사 월급으로 먹고살 수는 있지만, 친정을 도울 수가 없었다.

 

만약에···

" 광화문 사거리에서 3년간 똥지게를 지고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 " 한다. 나는 힘들어도 내 가족들이 잘 된다고 하면, 친정아버지의 성공을 내가 대리 성공해줄 수 있다면,

마음이 급해졌다. 자랑스럽게? 교무실에서 이임 인사를 끝으로 교직 생활을 떠났다.


15년 동안 네트워크 사업 진행

나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혼자 하는 사업이 아니고 누군가를 도와서 함께 성공하는 사업은 파트너들이 내 마음처럼 잘 되는 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남편 직장이 금융 파동으로 사라졌다. 앞도 뒤도 보지 않고 오로지 사업만을 생각했다. 제품을 사서 써보고 감동을 전해야 하니 투자는 계속되고 수입은 적고 수입이 적다 보니 자존감도 팍팍 떨어졌다.


성공할 수 있다는 마음 하나로 세상이 돌아가는 데는 관심도 없었다. 언젠가 답답해서 사주를 보러 갔다. 사주를 보시는 분 말씀이 내가 바닷속 깊이 있는 잠수함과 같단다. 옆에서 100억을 벌고 있어도 관심 없는 분야는 신경도 안 쓰는 고집쟁이라는 것이다.

 

같이 성공하자고 해왔던 공동 사업자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사업을 그만 둘 수가 없었다. 성공이라는 꿈만 꾸다가 많은 것을 놓쳤다. 이제 와서 털어놓는 얘기지만··· 네트워크 사업 안에 속해 있을 때는, 세상에는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모른다는 사실!

자존심 때문에 단 한 번도 내가 선택한 일을 후회한다고 얘기를 해 본 적이 없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인생 이모작 준비


나는 이제야 자신을 알아 가는 중이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뭘까? 교사로 있을 때도 학생들과 교감하는 수업을 진행하면 즐거웠다. 사업을 할 때도 사업설명을 하거나 제품 강의를 하고 나면 어느 순간 자존감이 쑥쑥 올라가고 환희를 느끼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강의를 했다는 자부심이 가슴 뛰게 한다.  강의를 위해서 관련된 교육을 계속 받으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준비된 자가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 1막은 세상의 눈으로 보고 살았으나

인생 2막은 내 눈으로 보고 내 인생을 살아보자.

뭔가를 이루기 위한 인생이 아니라

내 인생! 말이다.

뭔가 되려고 달렸으나 되지 못했고

아등바등 애썼으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찢기고 부서진 너덜너덜한 내 인생.

망가졌음 고쳐 쓰면 된다.

어차피 내가 쓰는 거

예쁠 필요도 멋질 필요도 없다.

그래 뭐 1막은 실패했다.

인정하자.

세상의 눈으로 보고 살았으나

인생 2막은

내 눈으로 보고 내 인생을 살아보자.

뭔가를 이루기 위한 인생이 아니라

내 인생! 말이다.

뭔가 되려고 달렸으나 되지 못했고

아등바등 애썼으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찢기고 부서진 너덜너덜한 내 인생

망가졌음 고쳐 쓰면 된다.

어차피 내가 쓰는 거

예쁠 필요도 멋질 필요도 없다.

그래 뭐 1막은 실패했다...

인정하자.

포기하자.

나한테 인생 2막이 있으니까.

(사 풀인 풀 중 라디오 내레이션)

누구나 만족한 인생살이는 없겠지만
 그만 괜찮은 척하고 ,
고쳐서 다시 써봅시다.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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