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로 돌아간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을 것들

후회와 후회는 후회를 낳고 후회형인간

by 콩새

30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나의 20대를 돌아보며 다시 돌아간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을 ‘후회의 순간’들이 떠오른다. 성인이 되고 난 후 10년이라는 자유와 젊음의 시간 동안 지금이라면 하지 않을 것들을 되짚어보아야겠다. 40살에는 나의 30대를 덜 후회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첫 번째. 시간을 흘려보낸 것.

나의 20대는 꽤나 길었다. 뭔가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하고 살았던 것 같긴 한데, 과연 그 시간을 정말로 가득 채워서 부지런하게 산 건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뭔가에 몰입하고 살았던 건 취업기간 정도라고 생각될 정도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한다'라는 만족감으로 시간을 흘려보낸 것 같다.


대학교 생활에서 과대표, 여러 동아리 활동, 대외활동, 아르바이트 등등 꽤나 바쁜 생활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던 나였다. 유럽여행도 다녀왔고 교환학생도 다녀왔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많은 활동들을 함에 있어서 '무엇을 느꼈느냐'라고 물어본다면 사실 기억에 많이 남지 않는다. 그만큼 몰입하지 않았던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더욱 헛헛함을 느꼈고, 그 헛헛함을 새로움으로 채우려고 했던 것 같다. 새로운 걸 시작하면 그전에 했던 일들을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아도 내가 열심히 사는 것처럼 느꼈기 때문이다. 학생이었던 기간에 조금 더 나에게 몰입할 만한 일들을 뿌듯하게 남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두 번째. 작은 돈을 아낀 것

그다지 어렵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평범 혹은 그 이상? 정도의 집에서 자랐다. 부족함 없이 모든 걸 다 하고 살았던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하는 걸 못해본 적은 크게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시절 배움에 대한 돈을 아낀 것이 너무 아깝다. 사실 돈을 아꼈다기보단 '제대로 쓰지 못함' 쪽에 더 가깝다.


교환학생 4개월을 가려고 토플학원을 몇백만 원어치 끊어서 다녔고(결국 시험성적은 학교에서 보는 시험성적이 더 잘 나와서 토플학원은 쓸모가 없었다), 자취방을 뜬금없이 옮겨 다니느라 이사비용에 이동비용에 만만치 않은 돈을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다닐 적에 내가 원하는 공부를 위해서 책 한 권 사는 걸 아까워했고, 기껏 멀리 간 유럽여행에서 새로운 곳을 가는 것, 먹는 것에 1~2유로를 아까워했다. 그렇다고 그걸 다 저축했느냐? 그것도 아닌 것이 술 먹고 놀고 옷사입고 이런 거에는 또 돈을 엄청 썼다. 북유럽으로 떠난 교환학생 시절에는 학교도 제대로 안 가고 집에서 한국 영화와 TV만 주야장천 봤었다.


아낄 데는 제대로 안 아끼고 쓸 때는 제대로 못쓴 것이 너무 아쉽다. 특히 유럽을 갔을 때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것, 그 문화를 배우는 것에 아낌없이 시간과 돈을 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세 번째. 기록하지 않은 것

20대 시절에도 블로그가 유행이었었다. 특히 블로거로 선정되어 대외활동을 하는 것들이 많아서 끼적끼적 나도 해보곤 했었다. 글을 하나 쓰면 즐겁게 쓰던 나인데, 그 잠시가 너무 귀찮아서 나의 20대의 기록을 날려버리곤 했다.


어찌 보면 위의 시간/돈에 대한 후회는 제대로 기록하지 않은 탓이 클지도 모른다. 그 시절의 내가 조금씩이라도 뭔가 기록해두었더라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해외 정보를 기록해두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옥 같았던 취준생 시절 결국 대기업에 입사했는데, 그 노하우를 남겨놓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결혼과 육아 그 혼돈의 시기를 글로 남겨놓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육아휴직 기간 동안 아이가 자는 동안 느꼈던 우울함과 질풍노도의 시기를 글로라도 남겨놓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에서 그때의 감정을 쓰려고 시도도 해보았긴 했다만 어느 꼰대의 영웅담 정도로밖에 안보였다.



30대가 몇 달 안 남은 지금. 이렇게라도 느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다. 후회만 할 뿐 아직 움직인 건 별로 없다. 여전히 나는 육아에 지쳐 금방 잠들고, 오늘은 1일 2포 스팅 해야지 하는 다짐도 잊어버리는 아직 덜 완성된 '후회형 인간'이다. 후회와 반성을 하고 실행을 하면 내일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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