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집을 살걸!
1년 전 여윳돈으로 들었던 적금이 만기가 되었다. 예적금 금리가 1프로도 안 되는 시대에 나름 이벤트로 고금리라는 5프로를 받는 통장이었고, 월 30만 원씩 넣는 적금이었다. 그게 오늘 만기가 되어 입금이 되었다.
30만 원*12개월=360만 원 이자는 69,300원
적금 가입할 땐 5프로 이율이 실제 입금되고 나니 2프로 정도 되는 것 같다. 고작 7만 원도 안 되는 내 하루 일급도 안 되는 수준의 돈이 추가로 들어왔다. 물론 작년의 7만 원과 올해의 7만 원의 가치도 매우 다르다. 나는 작년보다 열심히 산 것 같은데, 30만 원씩 추가로 적금을 넣기 위해서 조금 더 아낀 것 같은데 막상 돌아오는 금액은 초라하다.
돈을 모으긴 하는데 초라하다. 내가 뭔가 해낼 수 있을까 라는 피해의식이 자꾸 스멀스멀 올라온다.
부동산의 황금기를 놓쳤네
사실 나는 2019년 부동산의 황금기라는 시절에 결혼을 했다. 하지만 조금 더 편하고 좋은 지역에 살고 싶어서 전세계약을 했다. 우리 동네에서 10분만 떨어진 거리에 미분양이 넘쳐났고 사실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았다. 그때도 집값이 비싸다고만 생각했다.
분명 부동산에 전셋집을 알아보러 갔을 때, 잠깐 들렀던 어떤 30대 청년은 부동산 갭 투자로 10채 넘는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도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부동산 투자'라는 말이 너무도 무섭게 다가와서 '내 집 마련'이라는 핵심을 놓쳐버렸다. 우리 집 근처의 10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들은 2021년 현재 2배 넘게 가격이 올랐고, 이제는 영 끌 해도 살 수 없는 가격이 되어버렸다.
고작 2년인데 벼락 거지가 되어버렸다
결혼 후 2년. 더 열심히 살았으면 살았을 뿐인데 나는 벼락 거지가 되어버렸다. 싱글이면 뭐 철없는 싱글라이프라 변명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난 가정을 꾸렸고 아이도 있다. 벌써부터 유치원 학군을 생각해야 할 때가 왔단 말이다.
20살 이후로 계속 서울에서 살아온 탓에 이제 경기도권만 내려가도 불편함을 느낀다. 지나고 보면 정말 기회는 많았다. 내가 몰랐던 것뿐이었다. 이제 와서 내 집 마련의 목표를 세우기엔 금액이 넘사벽이 되어버렸다.
또다시 후회
나는 왜 사회초년생부터 공부하지 않았던 걸까. 더 후회스럽게 느껴지는 건 나는 계속 경제와 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있는 척 정도는 했단 말이었다. 심지어 공인중개사 공부도 2년 정도 했었다. 하지만 내가 이 흐름을 보지 못했고, 행동하지 못했던 것은 정말 '아는 척'만 했지 '제대로 알지는 못하는 상태'라는 걸 증명했다. 차라리 몰랐다는 핑계도 댈 수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회사 선배가 얘기했다. "콩 새씨가 결혼할 19년도가 진짜 마지막 찬스였던 것 같아. 난 지금 결혼 준비하려니까 서울에선 원룸 전세도 못 구하겠어"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저도 2년 후에 전세 만료되면 갈 데가 없는데요.
우리 부모님은 분명 삼십 대 초반에 아빠의 외벌이 월급 만으로도 대출 좀 끼고 집을 살 수 있었다. 부산에서 시작한 신혼생활이 천안으로 수원으로 그리고 지금 사는 동탄 신도시로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었다. 그 과정을 고스란히 보고 배운 나였다. 나도 엄마 아빠처럼 그렇게 열심히만 살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좋은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주식과 코인에 몰빵한 동기가 자산가가 되었을 뿐이다.
내 집 마련 이 생 안에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