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감정을 소모하는 시간이 아까워!
요즘 나를 화나게 하는 한사람. 내 상사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본인이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일을 잘 할 순 있겠지만 상사로써는 영 꽝이다. 세상 삐뚤어진 내 성격 때문인줄 알았는데 나만 그런게 아니었다. 답정너식의 명령과 지시에 다들 지쳐서 대꾸를 하지 않을 뿐.
오늘 참다 못해 나와 성격이 비슷한 친구에게 나의 요즘의 빡치는 상황에 대해 털어놓았다. 이 친구도 한 성격 하는데, 나보다 사회생활을 오래 해서인지 이미 조금은 누그러진? 포기한? 상태인 친구이다. 뭔가 그 친구가 생각나는 걸 보니 조언아닌 조언이 듣고싶었나보다. 친구와 열불을 내며 얘기하다보니 마음은 조금 가라앉았는데 또 그 상태가 뭔가 현타가 오는 것이다. 왜 내가 바꿀 수 없는 사람에 대해 이렇게 화내야하지?
내 감정을 소모하는 이 시간이 아까운 것이다. 욕을 한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는 건 없고, 잠시 후련한 감정이 생길 뿐이었다. 나도 성격이 바뀌지 않을거고 그도 성격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꼬우면 떠나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해서 뭐 당장 회사를 그만둘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 하나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다는건 또 괜히 자존심 상한다. 그리고 애초에 그럴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나에게 뜬금없이 일을 시키는 사람에게 아주 크게 쏘아붙였다.
“저 지금 그런 일 할 시간 없다고요!!”
오늘도 떨어지는 희안한 업무지시에 들이받기를 여러번. 나도 이제 좀 지치긴 한다. 친구의 말대로 그냥 그렇게 ‘불편해지는 상황’들을 여러번 마주하다보면 조금은 참게 되는 순간이 생기는 것일까. 친구의 표현에 따르면 ‘성격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상황에서 조금 더 참는 순간이 많아질 뿐’이라고 했다. 정말이지 나란 사람은 회사라는 구조와는 정말 맞지 않는 사람인걸까
첫 회사를 때려치고 나만의 이유를 만들어서 대기업에 입사를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대기업에 들어왔는데, 아주 지금은 현실이 시궁창이다. 월급때문에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사실 그 월급때문에 화가나는게 사실이다. 왜냐면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과장님처럼 10년을 넘게 일해도 지금 내 월급에서 고작 100만원~150만원정도 더 받을 뿐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나의 길을 찾으면 떠날 회사인데, 왜 이렇게 감정소모를 하고 있는지 나도 내 자신이 또 짜증날 때가 있다. 화가 밖으로 나다못해 안으로까지 나는 것 같다. 분명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회사에 에너지를 많이 쏟지 않아야 하는데 어느순간 또 감정이입하고 있는 내 자신도 화가난다.
정말 요즘은 빡치지 않으면 하루가 지나가지 않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