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글 그 자체보다 해석이 중요할 때가 있다.
책 '경험의 종말'을 읽고.
인내와 기다림이 인간 성장의 밑거름, 미덕이자,
지금까지의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능력임을 깨닫는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인간다움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
또한 가지게 된다.
그런데 또 반대로,
저자는 너무 과거 지향적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된 인간의 진화 방식이 당연히도 '인간적'임을
가정하고 있다는 생각이랄까.
그냥 어떻게 보면 그렇게 오래 살았을 뿐일 텐데.
지금의 발전이 너무 빠를 뿐인 건데 말이다.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보는 인간과 세상,
과거를 살아왔던 우리가 보는 인간과 세상의 차이를
단전으로부터 찾아내려고 노력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빈 곳을 참아내는 인식의 차이,
인내와 기다림을 바라보는 과거와 현재의 눈빛의 차이를 극명하게 밝혀낸 책으로
과거와 지금을 살아가는 중년인 나에게
꽤 즐거운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영문본으로 이 책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구와 절을 구분하며 선을 그으면서,
해석했던 직독직해 방식의 번역이 떠올랐던 것은
나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