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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지 Dec 05. 2023

다주택 투자자들의 겨울나기

하락장이 오자 사람들은 '집 안 사길 잘했다'며 안도했다.

기나긴 상승장의 끝이었다.


'벼락 거지'라는 말이 유행일 정도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의 상실감이 큰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반대로, 집을 산 사람들은

달콤하게 채워졌던 숫자들을 지켜본 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자산을 두 눈으로 지켜봐야 했다.




상승장의 끝에서 돈으로 바꾼 자산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드물게 운이 좋은 경우였고, 오래 가져가지 못할 자산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자산은 저마다의 최고가를 찍고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보통 사람들은 자산이 쪼그라드니 마음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산 가격이 변하는 것은 아무런 타격감이 없다.

자산 가격은 오르고 내리는 것이기에. 그 변동성으로 돈을 버는 게 투자이기에.


문제는 레버리지로 활용한 전세금이었다.

돌려줘야하는 전세금이 진짜 문제였다.


다주택자들은 역전세와 함께 겨울을 보냈다.


우리들이 맞이한 위기



'현금 흐름'이라는 단어가 위기 의식을 대변했고,

투자자들 사이에는 스마트스토어, 구매대행과 같은 것들이 유행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자신들의 투자에 책임을 졌다.

실제로 돈을 돌려주기도 하고, 이자를 일시불로 지급하기도 했다.

대출을 받아 공실을 막기도 하고, 수익난 집을 팔아 돈을 넣기도 했다.


위기에 처한 동료를 위해 대출 상담사를 소개하기도 하고,

위로주를 함께 하며 대책 회의를 하기도 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바짝 엎드려 현금을 모았다.

언젠가 이 현금이 나를 위기에서 지켜줄 것이기에.


그리고 그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여러 방법으로 위기들을 잘 넘어갔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파도의 파동을 줄이지 못했고, 그 물결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준비를 단단히 해 놓았지만, 아무런 흔들림이 없을 자신은 없다.

그렇다고 마음껏 서핑을 즐기기에는 아직 그릇이 부족하다.



그래도 준비한만큼 적당히는 타 봐야지



참 재밌는 것은, 나를 포함하여 아무도 투자자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역시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며 '일관성'을 유지하고 싶은 것일까?


하락장에서 배워가는 투자 또한 재밌다. 그리고 값지다.

직접 돈을 넣고 투자해봐야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이렇게 돈을 지키는 능력을 배워간다.



+ 기회가 가까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 늦게 맞이하는 위기가 독이 될 수도.

+ 내 포지션에서는 가까이 오고 있는 이 기회가, 누군가에게는 코앞에 있다고 생각한다.



No limits, Boldly go.

글쓰는 투자자 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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