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by 벨지

설핏 잠에서 깬 아이가 눈을 감은 채로 팔을 뻗어 여기 저기 더듬는다.

무언가 팔에 걸리자 손가락 끝으로 촉감을 확인한다.


마침내 엄마의 존재를 확인한 딸은

손끝으로 엄마 살을 만져가며 다시 잠의 세계로 빠져든다.


alexander-possingham-CeWNEEsHPbA-unsplash.jpg?type=w1 아 포근해...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주는 안도감이 있다.

손을 뻗었을 때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느끼는 편안함.




한 사람이 우주선을 타고 여행을 떠나기 전에 친구와 작별인사를 했어.
우주의 시간은 달라서 돌아오면 2백 년이 훌쩍 지나버려.
지구 시간으로는 마지막 만남이니, 그게 결국 죽음인 거라.
그런데 이를 어째. 그 우주선이 출발하다가 중간에 폭발을 해버린 거야.

TV 중계로 그걸 지켜보던 친구가 깜짝 놀랐겠지.
‘아이고, 내 친구가 죽어버렸네.’ 그제야 울고불고 난리가 났어.

아이러니하지 않나? 그럼 아까 죽음은 뭐고, 지금 죽음은 또 뭔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김지수, 이어령



아이러니하지만 어딘가에 잘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인생의 한 조각을 함께 했다는 사실 자체가 삶에 동력을 주는 그런 사람들.


image.png?type=w1
image.png?type=w1 이런 관계를 포함해서..ㅎ



사람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 어느 하나도 똑같은 관계는 없다.

여러 모습의 관계들을 받아들이는 것도 어른이 되어간다는 뜻일테다.






그런데 참 신기하고도 무서운 것은

이 다양한 관계의 출발이 어린 시절 주양육자와 맺는 '애착'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부모와의 유대관계가

타인에 대한 믿음, 세상에 대한 믿음을 형성하는 바탕이 된다.




아이가 커가면서 맺게 될 수많은 관계들이 기대된다.

기쁘고, 슬프고, 웃고, 울고, 화나고, 아픈 관계들 속에서 성장하면 좋겠다.


그리고 그 출발이 지금 나와의 관계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 예쁜 눈을 오늘은 한 번 더 마주치고, 한 번 더 활짝 웃어야지.

작은 시간들이 쌓여 위대한 유산이 되어주길 바라며.



No limits, Boldly go.

글쓰는 투자자 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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