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육과 성교육.
내가 받은 것과는 꼭 다르게 알려주고 싶은 두 가지다.
아직 어리긴 하지만 조금씩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수 개념이 생기기 시작한 5살 때는 쿠폰을 만들어서 용돈처럼 주기 시작했고,
쿠폰이 조금 익숙해진 6살이 되어서는 실제 돈을 매주 받아서 직접 사용한다.
처음에는 받는 날 돈을 다 써버렸다.
마치 내가 스무살 때 과외비를 받는 날 다 써버렸던 것처럼.
각종 편의점과 문방구를 돌아다니며
'엄마, 이건 쿠폰 몇 개야?'를 통해 원하는 것들을 실컷 샀다.
친구가 먹어본 것, 유튜브에서 본 것, 유치원에서 맛있었던 것.
용돈 받은 날 다 쓰고 나서 그 후 일주일을 손가락 빨며 보냈다.
돈이 없는데 사고 싶은 게 있으면 다음 주 용돈에서 이자를 빼고 미리 줬다.
용돈 중 일부를 저축하면 다음 주 용돈에 이자를 더해서 줬다.
어느 정도 욕구가 충족되었는지 이번에는 모으기 시작했다.
모아서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는 기쁨을 맛보기 시작한 것이다.
사고 싶은 티니핑 피규어를 사기 위해 군것질을 참는다.
군것질을 실컷 하지 않고 조금만 하면, 나머지를 모아서 피규어를 살 수 있다.
그렇게 하나 둘 피규어를 모으게 되자 돈을 더 아낀다.
'만족 지연'을 조금씩 배우게 된 것이다.
신발 정리를 하고 용돈을 받기 시작했다.
몸을 움직여 절대적인 '소득'을 늘리는 경험을 하자, 신발 정리를 열심히 했다.
그렇게 부족한 돈을 신발 정리를 통해 채웠다.
하지만, 먹는 걸 너어어무 좋아하는 딸에게는 아직 부족하다.
크고 작은 부작용(?)은 이런 것들이 있다.
장을 볼 때 따라와서 용돈 없이 살 수 있는 뻥튀기, 치즈, 요거트 같은 간식을 잔뜩 고른다.
용돈 받는 요일을 자꾸 당겨 달라고 한다(처음에는 목요일이었는데 최근에는 일요일이 되었다).
본인 돈을 안 쓰려고 한다(최대한 엄마 돈으로 사려는 노력).
용돈을 쓸 때면 하츄핑 지갑에서 당당하게 현금을 꺼내 결제하고, 물건을 챙긴다.
들썩이는 어깨가 돈 쓰는 즐거움을 말해주고, 사장님께 받는 칭찬은 덤이다.
경제교육 정책(?)을 실시할 때면 유아교육을 전공한 친구에게 조언을 구한다.
친구가 어떤 것은 더 쉽게, 어떤 것은 더 재밌게 고쳐 준다.
돈과 물건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이걸 아는 게 6세 수준에서의 경제교육 목표라고 한다.
돈과 물건을 바꿔가며 배워가는 경제의 세계 :)
나는 아이가 돈과 친하게 지내고, 적은 돈부터 스스로 운용하는 경험을 주고 싶다.
돈을 쓸 때 만족스러우면서도 살짝 부족한 느낌이 들면 좋겠다.
돈에는 시간의 개념이 더해진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
돈을 잘 운용하면 더 큰 만족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
아이는 크면서 어떤 세계를 만나고 어떤 경험들을 하게 될까.
기대가 된다.
No limits, Boldly go.
글쓰는 투자자 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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