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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브라운 Sep 20. 2017

나와 다른 직원을 육성해라...

그래야 나도 살고 팀도 산다


Question


오늘 채용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중 한 분은 경력도 좋고 업무역량도 뛰어난 것으로 판단되는데, 팀장인 저랑 성향이 너무 달라서 고민이 됩니다. 저랑 호흡 맞춰 일을 잘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되는데요. 이처럼 팀장과 성향이 다른 팀원을 뽑는 게 맞을까요?




Answer


고민이 많이 되시겠어요. 팀장으로서는 성격이나 가치관이 본인과 비슷한 팀원이 아무래도 함께 일하기에는 더 좋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 부장님 한분이 제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엄마 아빠가 왜 자기 자식을 예뻐하는지 아느냐”라고. 정답은 “바로 자신을 닮았기 때문”이랍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을 닮은 사람을 더 좋아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팀장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예뻐하는 것과 일을 잘하는 것과는 다르죠. 팀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예뻐할 만한 팀원들'로 팀을 구성하는 것보다는 '일을 잘할 수 있는 팀원들'로 팀을 구성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예뻐할 만한 팀원들'이 아닌 '일을 잘할 수 있는 팀원들'로 팀을 구성해라






어떻게 하면 '일 잘하는 팀'을 구성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제 51%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다양한 성향의 팀원들로 구성해라


먼저 팀을 구성할 때에는 비슷한 성향의 팀원들로만 하기보다는 다양한 성향의 팀원들로 구성하는 게 더 좋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 같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잘 지켜지고 있지 않죠.


가령 어떤 팀장은 자기 말을 잘 듣는 팀원들로만 팀을 짭니다. 무슨 일을 시켜도 토 달지 않고 그대로 따르는 사람들로만 팀을 구성하죠. 미팅 때에도 팀장님께서 한 말씀하시면 질문하지 않고 절대복종하는 사람들. 실제로 많은 팀장들이 이런 팀 구성을 희망합니다.


또 어떤 팀장은 논리적이고 수학적 사고력이 뛰어난 팀원들로만 팀을 구성합니다. 톡톡 튀는 창의성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많지만, '꼼꼼성'이 떨어지고 수리력이 부족한 팀원은 기피하죠. 그러다 보니 팀이 CFA나 CPA스러운 사람들로만 가득하죠.


제 경험상 굉장히 좁은 범위의 특수한 태스크에 집중해서 일을 하지 않는 이상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로 팀을 꾸리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러고 나서 각 팀원 별로 그에게 가장 적합한 업무를 뿐빠이 하면 됩니다.


그게 어렵다면 팀장과 성향이 다른 팀원을 최소한 한 명쯤은 확보하는 게 좋습니다. '팀장과 성향이 다르다'는 건 '팀장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팀원은 인간적으로 끌리지는 않더라도 업무적으로는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팀장과 성향이 다르다는 건 팀장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다는 의미


저는 상대적으로 사교성이 좀 부족한 편입니다. 따라서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팀원은 팀 내 반드시 한 명 포함시킵니다. 또한 저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잘하지만 실행력은 좀 떨어지기 때문에 세부적인 항목까지 꼼꼼히 챙겨서 업무를 완수하는 팀원을 선호합니다. 그런 분들이 제 팀원으로 있으면 든든하죠.


팀장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다양한 성향의 팀원들로 팀을 구성하세요.



2. 팀장과 성향이 다른 팀원을 더욱 육성해라


다음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팀장과 성향이 다른 팀원' 즉, '팀장이 없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팀원'을 육성하는데 더욱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팀장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과 성향이 다른 팀원을 불편해할 수 있습니다. 팀장이 이럴진대 팀원은 어떻겠어요. 팀장과 성향이 다른 팀원은 팀장을 더 어렵게 생각하겠죠. 따라서 이러한 팀원은 자칫 잘못하면 팀 내 '미운 오리 새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장이라면 응당 '자신과 다른 팀원'을 한 번 더 살펴주고 챙겨주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팀원은 팀 내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는 '론 레인저'가 되겠죠.


잭 웰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성공한 CEO들은 대부분 자신과 다른 성향을 보유한 2인자를 양성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창의적이고 비전 있는 리더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잡스는 기업관리 및 운영에 있어서는 자신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알고 이 분야에서는 자기보다 훨씬 뛰어난 팀 쿡을 다음 리더로 키웠죠.


팀장들도 자신의 단점을 보안해줄, 그리고 자신이 없는 장점을 보유한 팀원을 더욱 육성함으로써 팀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오리보다 예쁜 백조이지만 '다르다'는 이유로 천덕꾸러기 취급 받은 미운 오리 새끼 [사진 출처: Studioplayhouse.org]



3. 팀원들 각자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해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양한 성향의 팀원들로 하여금 각자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최고의 '어벤저스 팀'을 구성하면 뭐합니까. 모든 팀원들을 똑같은 방식으로 관리하고 획일적인 잣대로 평가하면 그들의 장점을 살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모든 팀원들을 하향평준화시킬 수 있습니다.


글로벌 펌을 지향하는 국내 기업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가 있죠. 다양한 백그라운드의 우수한 경력직을 어렵게 선발한 뒤 그들의 경험은 깡그리 무시한 채 기존의 경직된 기업문화에 맞춰서 일할 것을 강요합니다. 그러면 그러한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경력직은 기업문화에 적응하는 데에만 수개월, 업무방식에 적응하는 데에 또 수개월. 결국 회사는 "우수한 경력직 뽑아도 별 것 아니네. 공채보다 못한데" 하면서 경력직 채용을 줄이게 되죠.


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성향과 장점을 보유한 팀원들로 팀을 구성해도 이들이 최대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팀장이 '오케스트레이트'(orchestrate) 해주지 않으면 아무도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팀원의 단점이 아닌 장점에 맞춰 업무를 주는 겁니다. '이 친구에게 이 일을 맡기면 이런 리스크가 있으니 피해야겠군'이 아니라 '이 친구는 이런 장점이 있으니 내가 이 점만 좀 보완해주면 이 일을 맡겨도 되겠군'이라는 기준으로 업무를 배분하는 거죠. 그리고 팀장은 그 팀원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는 겁니다.


팀장 입장에서는 이렇게 하면 일도 늘고 신경 쓸 일도 많아서 심신이 피곤하겠죠. 단기적으로 보면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팀원들이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팀에 기여할 수 있으니까요. 팀원의 부족한 점은 초반에는 팀장이 커버쳐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팀장이 커버치는 양은 줄어들겠죠. 반면 팀원들이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 이뤄내는 성과는 팀장의 커버치는 수고를 상쇄할 만큼 클 것이고요.


팀원의 단점이 아닌 장점에 맞춰 업무를 배분해라

 

다양한 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악기마다 고유의 소리를 살려내는 지휘자처럼, 팀장도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로 팀을 구성하고 팀원 개개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내야 합니다.


팀장님, '나랑 잘 통하는 팀'을 원하시나요, 아니면 '일을 잘하는 팀'을 원하시나요? 물론 '나랑 잘 통하고 일도 잘 하는 팀'이 금상첨화겠죠. 하지만 잘 아시잖아요. 팀장님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는 걸. 팀장님이 원하시는 대로 추진한다고 해서 프로젝트가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잖아요? 아니, 팀장님이 원하시는 대로만 추진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겠죠. 왜? 다시 한번, 팀장님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답은 명확하지 않나요? 팀장님과 다른 성향의 팀원을 팀 내에 두고 육성하십시오.


팀은 팀장님이 자신의 입맛대로 구성하는 개인 소유물이 아닙니다.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Key Takeaways


(1) 팀을 구성할 때에는 비슷한 성향의 팀원들로만 하기보다는 다양한 성향의 팀원들로 구성해라.

(2) '팀장과 성향이 다른 팀원'은 '팀장이 없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팀원'이다. 이러한 팀원을 육성하는데 더욱 노력해라.

(3) 마지막으로 다양한 성향의 팀원이 각자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라.




           

추신


팀장일 때에는 포용력이 있으시고 다양한 의견을 귀담아들으셨던 분들이 고위 임원이나 대표가 된 뒤부터는 독선적이거나 외골수가 되는 경우를 종종 봤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주변에서 이런 분들을 심심치 않게 봐왔을 텐데요. 왜 그럴까요?


그분이 원래 그런 분이셨을 수도 있죠. 누구보다도 자기중심적이고 고집이 강한 분이지만 임원 자리까지 오르기 위해서 노력했을 수도, 아니 노력하는 척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처음에는 겸손하고 훌륭한 분이었는데 조금씩 성공의 열매를 맛보면서 자기 확신이 점점 강해져서 '내가 제일 잘 나가'로 발전했을 수도 있고요. '내가 제일 잘 나가니까 내 판단이 항상 옳아!' 


아니면, 원래 그런 분은 아니었는데 '인의 장막'에 가리어져서 그렇게 됐을 수도 있습니다.


고위 임원이나 대표이사가 되면 최고의 채찍이자 당근인 인사권이 주어지죠. 그러면 어느 누구도 함부로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도나도 잘 보이려고 "네, 맞습니다"를 연발하죠. 그런 말을 한참 듣다 보면 자기 판단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게 되고 점차 독선적인 리더로 변하게 되죠.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그냥 아부하기 위해서 "네, 맞습니다"를 외치는 게 아니라 정말 맞다고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고위 임원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분들은 아무래도 사고방식이나 경험이 비슷하기 때문에 특정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그것에 대한 판단이 비슷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만 만나다 보면 특정 사안에 대한 시각이나 판단이 한쪽으로 굳어지겠죠.


한 마디로 주변에 '아부 킹'이나 '간신배'들로만 넘쳐나는 경우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꼭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리더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고 반경이 점차 좁아지고 나랑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나와 다른 직원'을 육성하는 것입니다. 나와 걸어온 길이 다르고 사고 체계도 약간은 다른 분들을 주변에 두고 그런 분들의 의견을 귀담아듣는 것이 좋은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나와 다른' 직원이 '나와 다른' 행동이나 판단을 할 때 '얘는 왜 이렇게 행동할까?'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것이 우리 고객의 생각이 아닐까? 아니면 적어도 일부 고객들의 시각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나와 다른' 직원의 제안도 경청하고 반영하는 포용력 있는 리더로 변해야 하지 않을까요?


'나와 다른' 의견을 낸 직원은 로열티가 없는 불충한 직원이 아닙니다. 어쩌면 불이익을 무릅쓰고 바른말을 하는 '진정한 보배'일 수도 있습니다. 


나와 다른 직원을 육성하십시오. 그리고 그런 분의 의견을 잘 새겨들으십시오. 그것이 진정한 리더이고 회사를 대표하는 대표이사입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공감하시면 다른 분들도 공감하실 수 있도록 공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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