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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브라운 Jun 26. 2018

80년대 주옥같은 Synth-Pop 송 탑 10

찰리브라운의 내 맘대로 음악 랭킹

[사진 출처: 'Go West' by Pet Shop Boys]



Disclaimer : '찰리브라운의 내 맘대로 음악 랭킹'은 말 그대로 찰리브라운이 마음대로 정한 랭킹입니다. 물론 '롤링스톤'이나 '빌보드 차트' 등 유수한 자료를 참조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참조에 불과했고, 음악적 소양이 상당히 부족한 '순전한 아마추어 음악 청취자'인 찰리브라운의 다소 독특한 취향이 매우 편향되게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요즘 EDM(Electronic Dance Music)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저 또한 EDM을 즐겨 듣는데요.


이번 차례에는 EDM의 전신 또는 초기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신스팝(Synth-pop), 그중에서도 신스팝이 전 세계 팝 음악의 메인스트림으로 떠오른 80년대 신스팝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신스팝 장르란 무엇인지 한 번 살펴보죠.



신스팝(Synth-Pop)이란 무엇인가?


신스팝(Synth-pop)은 신서사이저가 주된 악기로 활용되는 팝 음악의 한 장르로 신서사이저 팝(Synthesizer-pop)의 준말입니다. 일렉트로 팝(Electro-pop) 또는 테크노 팝(Techno-pop)이라고도 하는데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에 걸쳐서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습니다.


신스팝 이전에 유행하던 록이나 펑크 음악은 주된 악기가 일렉트릭 기타였던 데 반해 신스팝은 악기의 중심이 신서사이저였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신서사이저는 기타가 표현하지 못하는 세밀한 음까지 정밀하게 구사할 수 있어 뮤지션 입장에서는 다양한 음악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신스팝은 경우에 따라 뉴웨이브(New Wave)의 서브 장르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신스팝은 이후 출현한 하우스 또는 테크노 장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 번 들어볼까요? 신스팝은 2000년대 들어 완전히 죽은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오늘날에도 신스팝은 존재합니다. 전성기 때인 80년대보다는 훨씬 못해도 그럭저럭 명맥은 유지하고 있죠.


2000년대 신스팝 중에서 잘 알려진 노래로 College의 'A Real Hero'가 있습니다. 영화 'Drive'의  OST에 실린 곡이죠.


'Drive'는 2011년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감독상에 빛나는 수작입니다. 주인공 롸이언 고슬링이 사랑하는 옆집 유부녀 캐리 멀리건의 남편을 돕다가 범죄에 얽히게 된다는 내용의 다소 어둡고 폭력적인 누아르 영화죠. '사랑하는 옆집 유부녀의 남편을 돕는다'는 설정이 조금 이상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그만큼 우리 주인공이 순수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주제곡인 'A Real Hero'를 한번 감상해볼까요?


[사진 출처: 영화 'Drive' OST 앨범 커버]


'A Real Hero' by College (feat. Electric Youth) (2011년)


어떠세요? 감이 좀 오시나요?


그럼 이제 긴 서론을 마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1980년대 주옥같은 Synth-Pop 송 탑 10


10위. 'You Spin Me Round' by Dead or Alive (1985년)


[사진 출처: Dead or Alive 앨범 커버]


요즘은 'Dead or Alive' 하면 변태성 미소녀 격투 게임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처음 팝 음악을 접했던 80년대 초반만 해도 Dead or Alive는 영국의 신스팝 밴드였습니다.


처음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많은 분들이 리드 보컬의 현란한 의상과 메이크업을 손가락질하며 "Boy George 흉내 내느냐"라고 비아냥거렸지만 이들의 선풍적인 인기는 이러한 비난을 금방 잠재웠죠.


Dead or Alive는 'Lover Come Back To Me', 'My Heart Goes Bang' 등 여러 히트곡들을 남겼지만 대표곡은 뭐니 뭐니 해도 'You Spin Me Round'입니다. Dead or Alive를 모르시는 분도 이 노래는 아실 겁니다.


사실 이 노래는 원곡보다는 샘플링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09년에 Flo Rida가 부른 'Right Round'의 후렴구가 바로 'You Spin Me Round'를 샘플링한 것이죠. 사실 리메이크라고 해도 될 만큼 샘플링을 심하게 했는데요. 이 노래로 Flo Rida는 'Low'(2008년)에 이어 두 번째 빌보드 1위 곡을 갖게 되었고, 피처링을 한 Kesha는 무명 가수에서 단박에 라이징 스타로 떠오릅니다.  


M/V Link: 'You Spin Me Round' by Dead or Alive (1985년)


M/V Link: 'Right Round' by Flo Rida (featuring Kesha, 2009년)



9. 'The Reflex' by Duran Duran (1983년)


[사진 출처:  Duran Duran 앨범 커버]


1980년대는 신스팝이 만개한 시기였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신스팝이 글로벌 주류 음악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80년대 초반은 '2차 브리티시 인베이전'(The Second British Invasion)과 그 시점이 맞물린다는 것이죠.


'2차 브리티시 인베이전'(The Second British Invasion): 영국 출신 밴드들이 미국 차트를 석권했던 1982년 중반부터 1986년 후반까지를 가리키는 용어. The Beatles, The Rolling Stones, The Who 등 영국의 록밴드들이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1960년대 중반의 상황을 지칭하는 '1차 브리티시 인베이전'(The British Invasion)에서 그 용어가 유래함.


2차 브리티시 인베이전 당시 미국 팝 차트를 점령했던 영국 출신 밴드 증 상당수는 신스팝 밴드였습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80년대 신스팝 밴드 중에는 영국 출신들이 유독 많았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중 대표적인 밴드가 바로 Duran Duran입니다.  


밴드에서는 보통 리드 보컬이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Queen 하면 Freddie Mercury, The Police 하면 Sting, 뭐 이런 식이죠. Led Zeppelin처럼 리드 보컬(Robert Plant)보다 기타리스트(Jimmy Page)가 더 인기가 많았던 밴드도 간혹 있기는 하지만 그닥 많지는 않습니다. 아, The Who 역시 리드 보컬(Roger Daltrey)보다 기타리스트(Pete Townshend)가 더 유명한 몇 안 되는 밴드 중 하나죠.


하지만 리드 보컬도 아닌, 심지어 기타리스트도 아닌 베이시스트가 가장 인기 있는 밴드는 가뭄에 콩 나듯 아주 아주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베이시스트(John Taylor)의 인기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Duran Duran은 매우 특이한 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Duran Duran 팬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죠. "누가 감히 John Taylor를  Simon Le Bon(리드 보컬) 따위에 비교할 수 있느냐"라고 하겠죠. Simon Le Bon도 한 외모 했지만... John Taylor에 비할 바는 아니었습니다.


John Taylor [사진 출처: 'The Reflex' by Duran Duran]


Duran Duran의 곡 중에서 가장 세련되고 또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곡 중 하나가 'The Reflex'입니다. Duran Duran의 노래가 보통 '1절 + 후렴 + 2절 + 후렴 + 반주 + 후렴 (Fade out)'의 형식으로 이뤄져 있는데 'The Reflex'는 그런 의미에서 전통적인 Duran Duran의 곡들과는 그 구성에서 확연히 구별된다고 할 수 있죠.


이 노래는 여성분들의 입장에서는 뮤직비디오를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꽃미남의 향연이라고나 할까요.


남성분들의 입장에서는... 뭐, 어차피 비교가 안 되니까...


M/V Link: 'The Reflex' by Duran Duran (1983년)



8. 'It's a Sin' by Pet Shop Boys (1987년)


[사진 출처: Pet Shop Boys 앨범 커버]


신스팝 하면 Pet Shop Boys를 빼놓고 얘기하기 힘들죠. Pet Shop Boys는 영국 출신 듀오 중 가장 성공적인 듀오로 기네스북에 올랐을 만큼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누적 앨범 판매량은 1억 장이 넘고요.


이들의 곡 중 상당수는 사회 비판적인 내용과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당시 영국 사회에 만연해 있던 물질만능주의를 풍자한 'Opportunities (Let's Make Lots of Money)'(1986년)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들의 히트곡 중 가장 '신스팝'적인 노래는 1987년에 발표한 'It's a Sin'이 아닐까 합니다. Pet Shop Boys 노래 중 제 와이프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죠. 사랑하는 와이프 덕분에 '내 맘대로 음악 랭킹' 8위에 올랐습니다.


M/V Link: 'It's a Sin' by Pet Shop Boys (1987년)



7. 'Take On Me' by A-ha (1985년)


[사진 출처:  A-ha 앨범 커버]


A-ha는 1982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결성된 3인조 밴드로 신스팝 역사에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기념비적인 그룹이죠. 이들의 85년 히트곡 'Take On Me'는 전 세계에 그야말로 '아하' 열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연필로 스케치한 듯한 독특한 화면의 뮤직 비디오는 1986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무려 6개상을 수상하는 등 'Take On Me'는 음악뿐만 아니라 뮤직 비디오로도 수많은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습니다.


[사진 출처: 'Take On Me' by A-ha]


하지만 A-ha는 안타깝게도 이후 여타 할 히트곡이 없어서 '원히트 원더'(One-Hit Wonders - 히트곡 달랑 하나 내고 자취를 감춘 아티스트)를 얘기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비운의 밴드로 꼽힙니다.


M/V Link: 'Take On Me' by A-ha (1985년)


참고로 원히트 원더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단연 Los Del Rio의 'Macarena'입니다. 스페인 출신 전설적인 듀오 Los Del Rio는 1993년 'Macarena'라는 글로벌 메가 히트곡으로 혜성같이 등장했다가 몇 년도 채 되지 않아 흔적도 없이 사라졌죠. 1962년 결성된 이래 지금까지 꼴랑 하나의 히트곡만 기록한 진정한 원히트 원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Los Del Rio 앨범 커버]



6. 'Sweet Dreams' by Eurythmics (1983년)


[사진 출처:  Eurythmics 앨범 커버]


Eurythmics는 영국의 혼성 듀오입니다. 이 노래의 뮤직 비디오에서 리드 보컬인 Annie Lennox는 남자 양복에 빠박이 머리를 한 채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려치는 매우 강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 발표한 'Here Comes The Rain Again'에서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없이 여성스러운 면모를 보여주지만요.


이들은 이후에도 여러 히트곡들을 발표하고 Annie Lennox는 솔로 가수로도 꽤 성공적인 활동을 하지만 Eurythmics의 시그니처 음악은 아무래도 'Sweet Dreams'가 아닐까 합니다. 이 노래는 이후 수많은 영화에 삽입되면서 신스팝의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M/V Link: 'Sweet Dreams' by Eurythmics (1983년)



5. 'A Little Respect' by  Erasure (1988년)


[사진 출처: Erasure 앨범 커버]


신스팝을 얘기하면서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아티스트가 한 명 있으니 다름 아닌 Vince Clarke입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신스팝 그룹으로 Depeche Mode를 꼽을 수 있는데 Vince가 바로 이 그룹의 창립 멤버입니다.


Depeche Mode 시절 당시의 Vince Clarke (맨 오른쪽, 1981년)


Vince는 이후 음악적 견해의 차이로 Depeche Mode와 결별하고 Alison Moyet과 함께 혼성 듀오 Yazoo를 결성합니다. Yazoo라는 이름은 낯설어도 이들의 히트곡 'Don't Go'(1982년)의 신서사이저 멜로디는 너무나도 익숙한 선율이죠. G.O.D의 댄스 히트곡 '관찰'(1999년)에 샘플링되기도 했는데요.


M/V Link: 'Don't Go' by Yazoo (1982년)


Vince Clarke가 1985년에 Andy Bell과 함께 만든 신스팝 듀오가 바로 Erasure입니다. Vince는 세계적인 신스팝 그룹을 무려 3개나 결성하고 수많은 히트곡을 작곡한 신스팝 역사에 길이 빛날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Vince Clarke(좌) & Andy Bell(우) [사진 출처: Erasure 앨범 커버]


Erasure가 88년에 발표한 ‘A Little Respect’는 Vince 특유의 톡톡 튀는 신서사이저 멜로디와 Andy Bell의 감미롭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잘 조화된 이들의 최고 히트곡입니다. 뮤직 비디오에서는 약간의 언어유희적 개그를 선보이기도 하는데요. ‘Soul, I hear you calling’이라는 가사에는 '소울'과 비슷한 음의 서울 올림픽 로고가 등장하여 허탈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하죠.


이 곡에서 보컬 Andy Bell은 노래를 잘 못하는 저도 큰 부담 없이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정직한 창법을 구사합니다. 노래방 리스트에 이 노래가 있었으면 아마 제 18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만...


농담입니다. 죄송합니다.


M/V Link: 'A Little Respect' by  Erasure (1988년)



4. 'Send Me An Angel' by Real Life (1983년)


[사진 출처: Real Life 앨범 커버]


Real Life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구가한 몇 안 되는 호주 출신의 신스팝 밴드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생소한 그룹이죠. '찰리브라운의 내 맘대로 음악 랭킹'에 있는 첫 번째 '숨은 보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Send Me An Angel'은 이들의 첫 글로벌 히트곡으로 아름다운 신서사이저 멜로디는 리드 보컬인 David Sterry의 찐득찐득한 창법과 잘 어우러져 35년 전 노래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당시 미국 학교 초등학생이던 저는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Andrea라는 아이에게 Real Life 노래 좋다는 얘기를 했다가 쿠사리를 먹었습니다. "They are so lame(걔네 시원치 않아)"라는 게 그녀의 답변이었죠. Def Leppard 류의 헤비메탈에 심취해 있던 그녀에게 신스팝 밴드는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Andrea의 쿠사리 사건 이후 Real Life는 제게 마치 '홍길동의 아버지'처럼 좋아도 좋다고 말할 수 없는 밴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이 노래를 '내 맘대로 음악 랭킹'의 4위로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Andrea는 지금도 예쁩니다.


'Send Me An Angel' by Real Life (1983년)



3. 'Big in Japan' by Alphaville (1984년)


[사진 출처: Alphaville 앨범 커버]


Alphaville 또한 출신 지역 측면에서 특별한 밴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린 신스팝 그룹 중에서는 정말 극소수에 불과한 독일 출신이죠.


'Forever Young'도 유명하지만 Alphaville의 대표곡은 뭐니 뭐니 해도 'Big In Japan'입니다. Alphaville은 이 한 곡으로 일약 글로벌 밴드로 도약하죠.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었는데요. 제목에 '일본(Japan)'이 들어갔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해봅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내용은 사실 일본과는 하등 관계가 없습니다. 헤로인을 끊기 위해서 고생하는 커플의 이야기라고 하는데요. 가사를 신경 쓰지 않고 멜로디만 들으면 정말 잘 만든 곡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 노래 역시 '숨은 보배'라고 할 수 있죠.  


M/V Link: 'Big in Japan' by Alphaville (1984년)



2. 'Relax' by Frankie Goes To Hollywood (1984년)



[사진 출처: Frankie Goes to Hollywood 앨범 커버]


'Frank Sinatra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로 이사를 가다'라는 의미의 다소 희한한 이름을 가진 이 밴드 역시 신스팝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출신입니다.

 

Frankie Goes To Hollywood는 'Two Tribes'와 같은 사회성 짙은 반전 노래에서부터 'Power of Love'와 같은 정통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노래를 선사했지만 이들을 전 세계적 스타덤에 올려놓은 노래는 바로 지금 소개해 드리는 'Relax'입니다.  


'Relax'는 80년대 가장 '논란의 소지가 많았던'(Controversial) 신스팝 곡이죠. 영국 BBC 방송에 의해 금지곡으로 선정될 만큼 문제가 많은 곡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발매가 안됐죠. 뮤직비디오의 선정성도 이슈였지만 더 큰 문제는 가사에 있었습니다.


'Relax don't do it / When you want to go to it / Relax don't do it / When you want to come'


당시 영어 슬랭에 약했고 사춘기 전이었던 저는 그 뜻을 당연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영어 슬랭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고, 사랑하는 와이프와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는 지금은 'Relax'의 심오한 뜻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죠.


80년대 당시에도 어른들은 이 노래에 눈살을 찌푸렸고 청소년들은 열광했습니다. 'Frankie Say Relax'(프랭키가 릴랙스 하래)라고 쓰여있는 셔츠도 유행했죠.


[사진 출처: 미드 'Friends']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초등학교 당시 아무 뜻도 모르고 이 노래를 흥얼거렸던 제가 좀 부끄럽지만... 이제는 뭐 아무 거리낌 없이 이 노래를 '내 맘대로 음악 랭킹 2위'에 올릴 수 있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여러 가지 버전이 있는데 가장 덜 선정적인 버전을 소개해 드립니다.


'Relax' by Frankie Goes To Hollywood (1984년)



1. 'People Are People' by Depeche Mode (1984년)


[사진 출처: Depeche Mode 앨범 커버]


신스팝에 대해서 아주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왜 안 나오나" 하고 기다리셨을 겁니다. 가장 전형적인 신스팝 그룹이자 80년부터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 장수 밴드인 Depeche Mode를 빼놓고는 신스팝을 절대 논할 수 없죠.  


Depeche Mode는 1980년 영국에서 Dave Gahan(리드 보컬), Martin Gore(키보드, 기타), Andy Fletcher(키보드), 그리고 Vince Clarke(키보드, 작곡) 등 4명의 멤버로 결성되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멤버 4명 중 리드 보컬을 제외한 멤버 전원이 키보드 플레이어였다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Depeche Mode는 '신스팝의 정수'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M/V Link: 'Just Can't Get Enough' by Depeche Mode (1981년)


1981년 Vince Clarke의 탈퇴 후 이듬해 Alan Wilder가 조인하게 됩니다. 1집 Speak & Spell에서 VInce 특유의 톡톡 튀는 멜로디를 선보였던 Depeche Mode는 Martin Gore가 메인 송라이터의 자리를 맡게 되면서 음악적 색채가 약간 변하게 됩니다. 밝고 경쾌한 분위기 대신 약간은 어둡고 음울하면서 깊이 있는 음악을 선보이죠. 그리고 많은 팬들의 우려와는 달리 최고의 전성기를 맞게 됩니다.


Depeche Mode 2기 멤버 Andy Fletcher, Dave Gahan, Martin Gore, 그리고 Alan Wilder


Depeche Mode는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죠. 그중에서 제가 으뜸으로 치는 노래는 'People Are People'입니다.


미국 초등학교 시절에 반 아이들이 돌아가며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희 반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Tami라는 여자애가 소개한 노래가 바로 'People Are People'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때에는 앞서 말씀드린 한 때 헤비메탈의 광팬이었던 Andrea마저 Depeche Mode 팬으로 돌아선 다음이었죠. 이 노래가 나오자 Tami, Andrea, Kristy 등 저희 반 귀염둥이들이 우르르 나가서 아장아장 춤을 추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저는 그냥 뒤에서 손뼉 치면서 좋아만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Tami, Andrea & Kristy. 우리반 귀염둥이 삼총사. [사진 출처: 초등학교 앨범]


'People Are People'은 사실 댄스곡이라기보다는 반전과 평화를 주창하는 사회성 짙은 곡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래에 맞춰 젊은이들이 어깨를 흔들며 춤을 췄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작곡자인 Martin Gore가 의도했던 바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 곡은 수많은 평론가로부터 극찬을 받았지만 막상 작곡을 한 Gore는 이 노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Depeche Mode의 많은 곡들이 은유적이거나 중의적인 표현을 통해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만의 해석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데 비해 이 곡은 너무 대놓고 자기주장을 펼쳤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고 하네요.


초등학교 시절 추억을 선사한 'People Are People'에게 대망의 1위 자리를 선사합니다.


M/V Link: 'People Are People' by Depeche Mode (1984년) 




이상으로 찰리브라운이 내 맘대로 선정한 '80년대 주옥같은 Synth-Pop 송 탑 10 리스트'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The Cure나 Tears For Fears, New Order 등이 왜 여기에 끼지 못했는지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뭐 어쩌겠어요. 탑 10 리스트에서는 노래가 10개 밖에 없는데요. The Cure의 'Close To Me'(1985년)는 간만의 차이로 아쉽게 탈락했다는 것만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음이 아프지만... 다시, 뭐 어쩌겠어요.


M/V Link: 'Close To Me' by The Cure (1985년) 




[보너스] 국내 인디 음악 소개 코너


국내 유망한 인디 밴드를 소개하는 보너스 시간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노래는 국내 신예 일렉트로니카 듀오 VIEW의 'Love Me Now'입니다.


사실 '신예'라고 하기에는 살짝 민망한 밴드인데요. VIEW에서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Jade Key는 언니네 이발관 1집 베이시스트 출신의 베테랑이죠. 지난 17년간 게임회사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부사장까지 역임한 뒤 최근 재계 임원 자리를 뒤로 하고 젊었을 적 꿈인 뮤지션으로 컴백하여 VIEW를 결성했습니다.


VIEW의 Wildberry와 Jade Key


Wildberry의 고혹적인 비음이 매력적인 'Love Me Now'. 아시아를 넘어서 글로벌 일렉트로니카 밴드로 우뚝 서기를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Love Me Now' by VIEW (2018년)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공감하시면 다른 분들도 공감하실 수 있도록 공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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