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찰리브라운 Jan 25. 2017

'이미 사표 냈다' 생각해라

스트레스로 직장생활이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들다면?

[사진 출처: tvN 드라마 '미생']





Question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보니 자꾸 소심해져서 사소한 결정도 쉽게 못 내리고. 판단력도 흐려지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업무 역량도 떨어지고. 결국 스트레스는 더 받고. 악순환에 빠진 것 같습니다.


제가 원래 이렇지 않았는데 요즘 완전 바보가 된 것 같아요. 이런 못난 모습을 동료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싫고. 회사를 그만두고 한 3개월간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만 싶어요. 정말 견디기 힘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nswer


그 심정 이해 갑니다. 저도 그런 마음을 먹었던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아세요? 조금만 버티고 견디면 대부분 지나갑니다. 고3 시절이랑 똑같아요. 사실 그때 얼마나 힘들었어요. 하지만 버티고 견디니까 지나가잖아요.


물론 고3은 재수하는 경우를 빼면 딱 1년뿐이고 재수해도 2년이지만 회사 스트레스는 언제 끝날 지 모르죠. 하지만 회사 스트레스는 보통 1년보다는 짧다고 보시면 됩니다. 1년마다 인사이동의 기회가 있으니까 그때까지만 참다가 부서를 옮기는 것도 한 방법이죠.


문제는 3개월이 됐든 6개월이 됐든 간에 그 순간을 버티기가 정말 힘들다는 거죠.


이런 스트레스는 '에이스'일수록 더 심합니다. 스스로 자기 퍼모맨스에 만족을 못하고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는 거죠. 그리고 스트레스를 오랫동안 심하게 받다 보면 업무 능력도 저하되는데 그러면 일을 못하는 자기 자신이 더 싫어지고, 심한 경우 비관적 생각까지 품게 되죠.


'에이스'일수록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다


저는 '에이스'는 아니었지만 질문하신 분과 같은 상황을 겪은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이런 경우 도움이 될 만한 저만의 방법을 말씀드리죠. 이에 앞서 잠깐 삼천포로 빠져 보겠습니다.




저희가 보고드릴 때 팀장님께서 호통치면서 자주 하시는 말씀 있죠? 정말 많이 들은 말씀이요.


자네 회사라면 그딴 식으로 일하겠나?


이 말에는 분명 어폐가 있습니다. 이게 만약 내 회사라면 나한테 결정권도 있어야 하는데 나는 아무런 권한도 없이 일만 하고 있기 때문이죠. 아니, 내 의견은 일언반구 물어보지도 않고 팀장님께서 다 결정했으면서 나한테는 더 열심히 일하라고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 되죠. (물론 이 경우는 주로 사원 대리, 맥시멈 과장인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만약 회사의 주요 간부나 임원이라면 정말 자기 회사처럼 일해야겠죠.)


내 회사라면 나한테 결정권도 있어야 하는데 나는 아무런 권한 없이 일만 한다


"자네 회사라면 그딴 식으로 일하겠나?"라는 말을 잘 할 것 같은 '미생'의 마부장 [사진 출처: tvN 드라마 '미생']




다시 돌아와서, 제가 지금부터 드리는 제안은 위의 경우를 180도 뒤집어서 반대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 회사가 나랑 전혀 관계없는 회사라면 어떨까요? 아니, 지금은 조금 관계있는 회사지만 앞으로 전혀 관계없는 회사가 된다면?


제가 스트레스로 너무 힘들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이미 사표를 냈다'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는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의 스트레스는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이 됩니다.


'이미 사표를 냈다'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면
지금의 스트레스는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이 된다


혹시 퇴사를 앞두고 회사를 다니는 분들을 본 적이 있나요? 그분들 스트레스 참 안 받지 않나요? 여러분도 그렇게 마음먹는 겁니다. 실제로 사직서를 내지는 않았지만 낸 것처럼 생각하는 거죠. 아니, 뭐, "에라 모르겠~다!"하고 진짜 낼 수도 있죠. 그만큼 '레알'하게 마음먹는 겁니다. 그러면 정말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상사가 욕을 해도. '뭐, 받아 주지. 어차피 그만 둘 회사인데.'

업무가 안 돌아가도. '뭐, 어떻게든 되겠지. 어차피 내 회사 아닌데.'

실적이 부진해도. '뭐, 언젠가는 오르겠지. 어차피 경기는 업 앤 다운이 있잖아.'


이렇게 생각을 고쳐 먹는 순간, 나는 단지 이 회사를 취미 삼아 돕는 사람 중 한 명에 불과하게 됩니다. 바둑이나 장기도 옆에서 훈수 두는 게 직접 두는 것보다 쉽잖아요? 스트레스도 적고. 회사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나는 사표 낼 사람이니까 사표 낼 때까지 그냥 좋은 경험 한다'라고 생각하고 맘 편히 회사 다니면 됩니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죠.

일체유심조 - 화엄경의 핵심사상을 이루는 말로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뜻.


마음 편히 드세요!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이 방법은 '퇴사를 하기 위한' 게 아니라 '퇴사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퇴사를 종용하는 내용의 글이 절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주의할 점은 이 방법은 '극약 처방'이라는 것입니다. 너무 나가면 실제 사표를 내는 경우로까지 연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남용하지 말고 '이대로 스트레스를 계속 받다가는 건강도 상하고 회사에서 잘리겠다'라고 생각될 만큼 절박할 때에만 사용하십시오.



Key Takeaways


1. 스트레스를 오래 받다 보면 업무역량이 저하되고, 그러면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고, 헤어 나오기 힘든 악순환에 빠지게 돼 비관적인 생각까지 하게 된다.

2. 이때 '이미 사표 냈다'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면 지금의 스트레스는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이 돼서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3. 이 방법은 함부로 사용하지 말고 '이대로 스트레스를 계속 받다가는 건강도 상하고 회사에서 잘리겠다'라고 생각될 만큼 절박할 때에만 사용해라.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제안

"우리 내일 죽자" - 스트레스로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면? 

'이미 사표 냈다' 생각해라 - 스트레스로 직장생활이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들다면?

불면증의 고통과 탈출법 - 회사 스트레스로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실패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면 - 내 인생은 실패작이라는 생각에 삶에 대한 의욕을 잃었다면?

직장 스트레스로 '직장 패닉'에 빠지면 - 회사에서 갑자기 불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모르는 상태가 되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