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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브라운 Dec 17. 2016

'팔방미인' vs. '엣지녀'

팀장의 포지셔닝 (1) 팔방미인과 엣지녀 중 누가 더 승진에 유리할까?

[사진 출처: KBS 드라마 '직장의 신']





Question


임원 승진을 바라보고 있는 대기업 팀장입니다. 모든 업무를 두루두루 잘하는 '팔방미인'과 어느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엣지녀' 중에서 누가 더 임원 승진에 유리할까요?





Answer


정말 좋은 질문입니다. 임원 승진을 바라보고 있는 팀장이라면 꼭 생각해봐야 할 고민거리죠. 


'팔방미인'과 '엣지녀'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설명에 앞서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먼저 팔방미인과 엣지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팔방미인': 어느 것 하나 못하는 것이 없는 직원. 모든 분야에서 최고까지는 아니더라도 평균 이상의 역량을 보유한 직원. '미인'이라고 해서 여직원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님.

'엣지녀' 또는 '엣지남': 모든 분야를 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자신만의 '확실한 컬러'가 있는 직원


'직장의 신'의 주인공 김혜수 누님은 팔방미인이자 엣지녀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둘 다 되기는 월화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얘기죠. [사진 출처: KBS 드라마 '직장의 신']


그럼 이제부터 이 질문에 대한 제 짧은 '51%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왜 51% 정답이냐? 이 세상에 100%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100% 정답이더라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또 오늘의 정답이 10년 후에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또한 51%만 정답이기 때문에 여러분께서도 제 주장을 100%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직급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입사 초기에는 팔방미인이 확실히 더 인기가 많습니다. 사원의 경우 다양한 부서에서 다양한 상사와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에 '적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특출나게 잘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남들보다는 잘해야겠죠.


사원은 다양한 부서에서 다양한 상사와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에 '적응력'이 중요


한편 입사 초기에 엣지녀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컬러가 너무 강하면 상사가 부담을 느낄 수도 있고, 선배들이 "쟤 좀 튄다. 그치?" 하면서 안 좋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 있죠? 사원일 때에는 항상 이 말을 명심하고 다녀야 합니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에서는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엣지있는 직원이 되어야 기회가 더 많아집니다. 피라미드 위로 올라갈수록 자리는 줄고 업무의 전문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남들과의 '차별적 경쟁력'이 더욱 중요하죠. 특히 질문하신 분처럼 임원 승진을 바라보고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승진할수록 자리는 줄고 업무의 전문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차별적 경쟁력'이 중요




가상의 시나리오


가상으로 다음과 같은 상황을 한번 설정해보겠습니다. 모 대기업에 팀장 승진을 앞둔 대리 3~4년 차 직원들이 한 50명쯤 된다고 가정해 보죠. 뭐, 이 중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겠죠. 어떤 타입의 사람들이 있을까요?



'돌쇠' -  무식하지만 시키면 다 한다. 야근? "오케이". 주말 근무? "오케이".  입도 무겁고. 체력도 참 좋다.

'꾀돌이' - 약간 뺀질뺀질 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머리는 비상해 아이디어는 참 많다. 아이디어 뱅크.

'매력녀' - 호감이 가는 외모.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 뛰어난 발표력. 하지만 아이디어는 좀 떨어진다.

'쪼다' - 진짜 꼼꼼하다. 돈 계산 실수 없다. 오타도 잘 잡아낸다. 창의력은 별로.

'팔방미인' - 어느 것 하나 못하는 것이 없는 직원. 모든 분야에서 평균 이상의 역량을 보유함.



자, 비서실에 팀장 자리가 하나 났다. 사장님 '가방모찌'가 주업무. 사장님 스케줄 관리는 기본. 접대 술자리에서는 항시 대기해야 한다. 누구를 임명할 것인가?

1지망 돌쇠. 2지망 팔방미인 (누가 '매력녀'래?)


이번에는 마케팅 팀장 자리가 났다. 분석도 잘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창의적인 마케팅 플랜을 세워야 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필수. 누구를 임명할 것인가?

1지망 꾀돌이. 2지망 팔방미인 (누가 또 '매력녀'래?) 


이번에는 영업팀장 자리가 났다. 상품설명 발표도 해야 하고 때로는 수주를 위한 경쟁 PT도 해야 한다. 영업팀원들을 '으쌰으쌰'하는 것도 주업무. 누구 임명?

1지망 매력녀. 2지망 팔방미인 (이번에는 '매력녀'가 맞네.)


마지막으로 관리팀장 자리가 났다. 누구?

1지망 쪼다. 2지망 팔방미인




이처럼 자기만의 색깔이 없는 사람은 항상 '차선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팀장 자리는 단 하나뿐이기 때문에 '넘버 투'에게는 기회가 없겠죠.


팔방미인은 항상 '차선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한 사람은 그러한 색깔이 요구되는 자리가 생겼을 때 발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팀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이 이럴진대 임원 자리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더 심하겠죠.


회사생활하다 보면 이런 의문이 들 때가 많죠? "저런 꼴통이 어떻게 우리 회사 임원이 됐지?" 그 이유는 다름 아닌 '그 사람이 꼴통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임원 자리에 꼴통이 필요할 때가 있고 그때 그런 꼴통이 발탁되는 것입니다. 물론 '단순 꼴통'이면 안 되겠죠. 그래도 뭐 하나는 잘 하는 꼴통이어야죠.



경험담


몇 년 전, 정말 '아치'스러운 임원을 뵌 적이 있었는데 이 분은 정말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 보였습니다. '어떻게 임원이 됐지?'가 아니라 '어떻게 취업을 했지?' 싶을 정도의 풍모와 말투와 실력을 모두 겸비한 분이었죠. 그런데 이 분에게는 정말 출중한 능력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갑질'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회사에서는 나름 쓸모가 있는 거죠. '해결사'처럼요. 


이처럼 자신만의 확실한 컬러가 있는 '엣지녀'는 모든 분야를 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어느 한 방면으로는 뾰족하기 때문에 그러한 '엣지'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갑질' 할 상황이 참 많았나 보죠? 그러니까 이런 분까지도 임원이 되죠.

 

영화 'LA 컨피덴셜'의 꼴통 경찰 버드 와이트. 그는 꼴통이기 때문에 발탁됐습니다. [사진 출처: 영화 'LA Confidential']


자, 그럼 이제 여러분께 질문 하나 드려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차별적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무엇입니까?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요? 그러면 지금부터 여러분 만의 '엣지'를 개발하십시오.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Key Takeaways


1. 입사 초기에는 적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엣지녀'보다는 '팔방미인'이 돼야 한다.

2. 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업무의 전문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엣지녀'가 돼야 한다.

3.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하지 않다면, 하루빨리 개발해라.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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