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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브라운 Mar 09. 2017

팀원이 퇴사를 원하면 팀원 입장에서 솔직하게 조언해라

팀장의 팀원 관리 노하우 (8)


Question


올해 1년차 팀장입니다. 만약 팀원이 퇴사를 희망한다고 하면 어떻게 얘기를 해줘야 할까요? 팀장으로서는 잡는 게 당연하지만 당사자인 팀원 입장에서는 또 다를 수 있잖아요?





Answer


많이 당황하셨겠네요. 팀장 맡자마자 이런 일을 당하셔서요. 팀장 하다 보면 이런 일을 많이 겪죠. 많은 경우 아무리 설득을 해도 마음을 잘 안 바꾸려고 하고요.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이에 대한 제 51%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왜 51% 정답이냐? 이 세상에 100%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100% 정답이더라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또 오늘의 정답이 10년 후에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또한 51%만 정답이기 때문에 여러분께서도 제 주장을 100%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안


저의 제안은 간단합니다. 회사 입장에서 설득하려고 하지 말고, 팀원 입장에서 솔직하게 조언하는 겁니다.


팀원이 이직을 원한다면,
회사 입장에서 설득하지 말고,
팀원 입장에서 솔직하게 조언해라


만약 팀원이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면, 다음 셋 중의 하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 이직하기로 마음을 굳힌 뒤 통보하는 경우

2. 믿는 선배로부터 솔직한 조언을 구하는 경우

3. 이직은 수단에 불과하고 다른 목적이 있는 경우


만약 1번이라면, 그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어차피 마음을 굳힌 이상 그에게 회사의 장점에 대해서 아무리 얘기를 해도 '소 귀에 경 읽기'가 되겠죠. 이때에는 솔직한 조언을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최소한 좋은 선후배 관계는 계속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2번의 경우라면, 정말 상대방 입장에서 솔직하게 조언해야죠. 선배로서의 조언을 기대하고 왔는데 회사 입장에서만 얘기를 하면 신뢰 관계가 깨질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상대방은 심한 배신감마저 느낄 수 있고요. 만약 팀장이 회사 입장에서 얘기하면, 아무리 감언이설로 잘 포장해도 팀원은 이를 눈치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더 이상 팀장을 신뢰하지 않겠죠.


3번의 경우는 조금 복잡합니다. 말로는 "그만두고 싶다"라고 얘기하지만 실제로 원하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른 부서로 이동시켜 주세요', '평가를 좋게 받고 싶어요', '모 팀원과는 같이 일하기 싫어요', '다음번에는 꼭 승진시켜 주세요', '연봉을 올려 주세요' 등 다양한 속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회사의 일원인 팀장으로서 약간의 밀당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3번만 제외하면, 1번이든 2번이든 관계없이 팀원 입장에서 솔직하게 조언하는 것이 상수입니다.

사실 3번의 경우에도 팀원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팀원 입장에서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팀원도 상대방을 믿고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테니까요. 결국 1번, 2번, 3번의 경우 모두 팀원 입장에서의 조언은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험담


저도 첫 직장에서 퇴사할 때 여러 선배들로부터 다양한 말씀 들었습니다.


K선배: (저녁에 같이 밥 먹자며 저를 불러내신 뒤 제 얘기를 다 듣고 나서)
"내가 너라도 그만두겠다. 넌 어디서 무엇을 하든 잘할 수 있을 거야. 계속 연락하자."

K선배와는 지금도 종종 연락하며 서로 안부를 묻습니다.


H선배: (함께 지하철 타고 집에 가는 길에)

"지금 그만두는 게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아. 다시 한번 생각해 봐. 그리고 언제 한 번 같이 밥 먹자."

H선배와는 이후 한 번도 연락한 적은 없지만, 지금도 그때의 조언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B선배: (퇴사를 계속 말리다가 제가 마음을 바꾸지 않자 결국 짜증을 내면서)

"얼마나 잘 되는지 내가 두고 보겠어."

B선배와는 연락 안 합니다. 길에서 옆모습을 본 적은 있었으나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어떤 분은 제 입장에서 대안을 말씀해주셨고, 어떤 분은 순전히 회사 입장에서 제 퇴사를 말렸습니다. 제 입장에서 말씀해주신 분들은, 그것이 퇴사든 잔류든 관계없이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몇 분과는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반면 회사 입장에서 말씀하신 분들은 퇴사 이후 서로를 연결해주는 끈이 끊어져 남남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예전에 누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 중 한 사람이 이 회사를 떠나더라도 월급 주는 회사의 이름 외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하지만 모든 사람과 그런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회사 입장에서 퇴사를 꼭 막아야 하는 경우


하지만 때로는 회사 입장에서 퇴사를 꼭 말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팀원 입장에서는 퇴사를 하든 안 하든 크게 상관이 없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그 친구가 퇴사하면 업무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경우죠. 팀원이 퇴사하면 팀장 고과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때에는 정말 어쩔 수 없습니다. 당장 '내 코가 석자'인데.


하지만 이처럼 회사 입장에서 팀원의 이해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는 최소화해야 합니다. 정말 급할 때 딱 한 번만 써먹어야 합니다. 맨날 회사 입장에서만 얘기하면 팀원들에게는 '그런 사람'으로 평판이 굳어집니다. 그러면 나중에 정말 팀원 입장에서 조언을 해도 먹히지 않죠. '우리 팀장은 항상 회사 입장에서만 얘기하는 그런 사람이니까.' 평소에는 팀원 입장에서 솔직하게 조언을 해서 '후배를 아끼는 선배'로 인식되어야 나중에 회사 입장에서 얘기해도 통합니다.


따라서 먼저 '믿을 만한 선배'로 포지셔닝 한 뒤, 정말 급할 때, 즉 회사 입장에서 무조건 퇴사를 막아야 할 때가 있다면, 그때 딱 한 번만 회사 입장에서 말씀하십시오.


그리고 이때 정말 중요한 것 하나. 그 팀원만은 끝까지 챙겨주십시오. 그 팀원이 잘못되면 퇴사를 말린 팀장 책임입니다. '내 책임'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반드시 챙겨주셔야 합니다.


평소에는 '믿을 만한 선배'로 포지셔닝 한 뒤,
정말 급할 때 한 번만 회사 입장에서 얘기해라.
단, 퇴사를 막은 그 팀원만은 끝까지 챙겨줘라.


믿는 선배로서 조언을 요청받으면 팀원 입장에서 조언을 해라. 그래야지 내 평판이 유지되고 나중에 회사 입장에서 얘기해도 통할 수 있다. [사진 출처: tvN 드라마 '미생']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Key Takeaways


1. 팀원이 이직을 원한다면 회사 입장에서 설득하지 말고 팀원 입장에서 솔직하게 조언해라. 그러면 최소한 좋은 선후배 관계는 계속 유지할 수 있다.

2. 하지만 때로는 팀원의 퇴사로 회사 업무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경우처럼 회사 입장에서 퇴사를 꼭 말려야 할 때도 있다.

3. 이 경우에 대비해 평소에는 팀원 입장에서 솔직하게 조언을 해서 '믿을 만한 선배'로 포지셔닝 한 뒤, 정말 급할 때 딱 한 번만 회사 입장에서 얘기해라. 단, 그 팀원은 끝까지 챙겨줘라. 당신 책임이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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