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오늘도 쓴다

일기

by 벨리따


일기를 쓰면서 좋다고 할 수 있는 점은, 나를 성찰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있었던 일, 나의 말과 행동, 타인의 말과 행동을 떠올려 봅니다.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건 무엇이었나 적어봅니다. 그때 내가 했던 말이 적절했는지, 올바른 행동이었는지 종이에 써 놓고 생각해 보게 되죠. 또는 옆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적고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의견을 적어갑니다. 오늘 하루 중에서도 부족한 점 분명 있습니다. 똑같은 실수, 과정 되풀이 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그냥 보내서는 안 됩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끄집어내어서 들여다봐야겠지요. 일기를 쓰면서 '그럼 다음에는?' '나라면?' '내가 과거에 그렇게 행동한 적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합니다. 특히 마지막 질문을 하면요, 저는 그러지 않았다는 자신이 없어요. 고개가 숙여집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입니다. 나를 더 질책하지는 않아요. 앞으로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이어서 적어봅니다.

나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부족한 점은 채우려고 하는 모습만으로도 매일 조금씩 더 좋아지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방법으로 일기를 쓰고 있는 것이고요.



사람들은 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잘하고 있는 점은 더 잘하거나 못 하는 점은 보완해야 합니다.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성찰입니다. 그냥 열심히만 산다고 해서 지금보다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성찰하면 세 가지 좋은 점이 있습니다.

첫째, 나를 이해하게 됩니다. 성향, 감정, 행동을 파악하면서 나를 알아갑니다. 이를 토대로 내 상황에 맞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속하는 힘이 약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 사람은 뿌듯한 경험이 없어 자신감이 떨어져 있어요. 왜 계속 안 되는지, 나에게는 끈기가 없는지에 대해서 적어봅니다. 반면에 끝까지 해낸 경험이 적어도 하나는 있을 거예요. 두 가지 차이점을 비교해 봅니다. 목표가 명확했다거나, 단체에 속해 끌고 가는 상황에서는 끝까지 해냈다거나, 어려운 일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거나. 경험을 글로 적고, 문제점이 뭔지 종이에 씁니다. 하나만 적지 말고, 적은 한 문장을 보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진짜 이유를 찾아갑니다. 이 과정에서 나를 알 수 있어요. 여기에 대한 해결책을 내고 적용하면 삶에 도움이 되겠지요.

둘째, 나의 행동을 통해 개선할 점을 찾게 됩니다. 잘하고 있는 행동은 더 강화하고요, 부족한 점은 채워갑니다. 아이 키우면서 반성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육아하는 제 모습에도 장, 단점이 있습니다. 장점은 아이와 대화하기, 의견을 존중해 주려는 점입니다. 단점은 아이들의 잠자는 시간에 예민하게 대응한다는 점, 같은 행동이라도 기분에 따라서 저의 반응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머리가 굵어지니까 지난번에는 하라고 했으면서 왜 오늘은 안 되냐고 묻는 일이 생깁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말한 그때를 떠올려보면 저의 기분, 다급한 상황에 따라서 말이나 행동이 달라질 때였습니다. 제 마음이 좋고 여유로운 상황이면 말없이 넘어가고, 대체로 허락했습니다. 반대로 마음에 언짢은 일이 있다거나 급한 상황에서는 지적하고, 안 된다 말했지요. 아이들이 봤을 때 이해되지 않는 점입니다. 이 내용을 일기에 적었습니다. 아이의 말 덕분에 저를 돌아볼 수 있었어요. 내 감정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지 않도록 신경 씁니다. 매번 잘할 수만은 없는데요, 말을 내뱉고 나서 잘못이라는 점을 인지한 후에는 아이들에게 바로 사과를 합니다. 마음과 행동을 다듬어가면서 과거보다는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셋째, 문제 해결하는 사람이 됩니다.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든 시기 겪습니다. 회피하고 걱정하기만 하는 사람도 있고요 이를 어떻게든 이겨내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성찰을 하려면 문제를 제대로 보는 일부터 시작입니다. 그러면 방법은 자동으로 나옵니다. 이렇게 매일 성찰하면 내 삶의 태도도 달라집니다. 피하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결하는 사람으로요.

30대 중반까지도 저는 일기를 쓰지 않았습니다. 하루를 보내고 나면 오늘 어땠는지 돌아보지 않았다는 뜻이죠. 이때 이런 생각했습니다. '열심히는 하고 있는데, 달라지는 건 없다.' '나이는 어른인데, 말이나 행동은 지혜가 있는 사람이 아니야.' '아이를 키우면 진짜 어른이 되는 걸까?' '허전한 뭔가가 있는데 정확히 뭔지 모르겠네.' 책을 읽는다고 달라지지도 않았습니다. 읽은 그때뿐이었어요. 그래도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책, 공부라 생각해 계속 책을 읽었어요.



일기를 쓰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글쓰기 수업을 들을 때였어요. 매일 일기를 쓴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써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글 좀 더 잘 쓰고 싶어서 마음을 바꿨습니다. 과거의 일은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으니 어제 있었던 일을 적어보자 싶었지요. 생각과 감정도 남겼습니다. 반성도 포함했고요. 매일 적으니까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는 거예요. 글쓰기 수업에서는 나와 비슷한 아픔을, 고난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려면 성찰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더라고요. 생각이 변하니까 행동과 말도 이전과 다르게 하게 됩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무표정하던 제가 좋은 생각을 하고, 혼자 있어도 웃고 있는 날이 많아졌지요. 마음의 여유까지 생깁니다. 돈이 생겨서도 아니고요 일기 쓰기로 인해 삶이 더 풍요로워졌어요. 이제는 주위 사람들에게 일기 쓰는 나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고, 같이 쓰자고 말합니다.



성찰하는 일기를 쓰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 궁금해하더라고요. 저는 세 가지에 대해서 말합니다.

첫째,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적습니다. 하나만 적지 않고 떠오르는 생각을 다 적어도 됩니다. 적은 글을 보면서 '왜?' 질문을 합니다. 그래야만 진짜 원인이 나오더라고요. 저는 최소 세 번 질문을 하라고 말합니다. 그래야만 문제 해결도 가능하고 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 펜 놓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바로 떠오르는 생각은 다짐, 뉘우침의 반성 형태에 가깝습니다. 성찰은 나를 돌아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립니다. 있었던 일 적은 후에 펜 내려놓고 질문하고 답해야 합니다.

셋째, 주기적으로 읽습니다. 한 번 적은 걸로 내 삶이 바뀌지 않습니다. 오늘 일기 적으면서 어제 쓴 글 한 번 읽어보고, 한 달 전에 쓴 글도 눈으로 봅니다.



사람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꿈꿉니다. 그러려면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필요합니다. 문제가 생겨나면 피하려 하는 마음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알아차리는 건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본다면 내 삶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성을 넘어 성찰을 추천합니다. 화내서 미안해하고, 아이가 아프고 다친 게 내 잘못이라는 자책 한다고 하더라도 다음 날 되면 전날과 같은 말과 행동을 합니다. 아이와 관계는 어떻게 형성할지,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지, 감정과 상황을 분리할 줄 알아야겠지요. 이를 토대로 내 삶의 가치관도 만들어 가고요. 반성과 성찰, 자신을 돌아보는 일인 것은 맞지만 성찰은 이를 넘어서 삶의 방향을 찾아가고 성장하도록 돕는 데 그 차이가 있습니다. 성찰하지 않으면 내 삶은 지금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오늘도 어제보다 좀 더 나은 하루가 되기 위해 일기를 씁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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