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Love Fish, 미안

by 시크한 달빛


아마도 긴 터널 한가운데였을 거다.

끝은 보이지 않고,

한 줄기 빛도 허락되지 않은 곳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없지만

어딘가로 가고 있는.


처음엔 나직한 읊조림이 조용히 내게 다가왔다.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해서 듣다 보면,

무슨 사연이길래 이렇게 미안할까 궁금해졌다.


'미안. 너를 사랑해서 미안. 너를 울게 해서 미안.

미안해, 미안. 미안해, 미안. 내 사랑.'


짧은 출근길 신호등에서 급하게 가사를 찾아보다

숨을 죽이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나의 작은 마음속에 너의 아름다운 꿈을

가두는 건지, 그건 아닌지.

너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이

널 시들어가게 할지도'


나는 '너'였다.

말할 수도 없어 마음에만 품고 있던 말들,

나를 가두지 마.

나는 너의 온기로 자유롭게 날고 싶어.


'너의 잘못이라 생각 지마. 너의 잘못이 아니야.'


처음엔 '너'의 잘못이었다가, '나'의 잘못이었다가

다시 '나'의 잘못이 아니었다가, '너'의 잘못이 아니었다가

세상에 없는 답을 찾는 것처럼

'너'와 '나'는 끝없는 미로 속에서 뒤엉켜

감당할 수 없는 실타래가 되어갔다.


'점점 웃음이 줄어가는 너를 볼 수가 없어.

이젠 너를 놓아줘야 해. 아, 가엾은 우리 이제.

헤어지니, 헤어지니.'


아, 가엾은 우리.

우리가 그렇게 지키려고 한 것은 무얼까.


노래를 듣는 동안,

모든 것은 '너'였다가 다시 '나'였다.

삶의 성찰도, 기대도 없이

터널 한가운데서 갈 곳 몰라하는 나를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 이 글은 Star Love Fish의 <미안>을 들으며 썼습니다.


https://youtu.be/FAqXiOcC2fU?si=VDxHE2aIWg40Vv3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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